#1
오년 전 쯤.고객으로 만나 친구가 된 인상좋고 만나면 늘 편안한 친구가 있다.
맘도넉넉하길 끝이 없지만 돈까지 그렇게 넉넉 ~~한 줄 몰랐다.
남편 사업장에 아들까지 근무, 본인이 재무를 맡고있는데 년간 매출액에 입이 떡 벌어졌다.
이 친구 유일한 취미가 골프와 퇴근 후 맥주 한잔.
술은 내가 못 하기도하고 너무 자주어울리면 말썽 나는경우를 많이 봤기에
적당히 거리 유지하고 잘 지내며 골프는 함께한다.
돈이 많으니 인근 유명골프장 회원권도가지고있다.
그것도 동반자까지50%할인되는 걸로.
이 친구가 이 지역 온지 얼마되지않다보니 멤버구성은 내가했다.
친구한명과 동생 한명 이렇게 넷이 멤버가되어 자주 또는 가끔 라운딩을 한다.
내가 살아 본 도시 중 제일 작은 이 도시로 온지 20여년. 일하고 자리 잡느라 바빴기도했고,
성인이 되어 친구 사귀기 쉽지 않은데, 이친구들과는
파파 할머니될 때까지 함께 하고싶다.
#2.
그런데 난 도무지 골프가 적성에 맞지않다.
다이나믹 하지도 않고 닭장 같은 곳에서 연습도 많이해야하고..
지금도 내게 산에 갈래? 골프라운딩갈래? 라고 물으면 무조건 등산이다.
지난 초여름 한 달, 한참 다니다 보니 여섯번을 필드에 나가게되었다.
지들이야 나보다 잘 살지만 내 형편에 살림 거덜날 판이었다.
그 후 몇번 등산. 월팝 참여등으로 요리조리 빠졌더니 눈치 챈 친구들이 "너 자꾸 그러면 왕따 시켜버린다."
라고 다정히? 으름장을 놓는다. 친구들 멤버 구성을 내가 했는데, 나를? 이 나이에 귀한 친구들 잃으면 안되지.
가시내들이 웬 골프를 그리들 좋아하는지 지들 남편이나 엄마께서 뙤약볕 아래서 밭을 메라고 했으면
잡아 먹으려 들었을 것이다.ㅎ
이번 라운딩 컨셉은 미니스커트로 ...왜 그리되었는지 모르지만,
가을 골프복 사러 함께 갔다가 내가 고르는 치마가 아닌 바지를 보고 정해진것 같다.
골프복이 좀 비싸나..그래서 난 웬만하면 걷기나 등산때에도 입을 수있는
스타일로 고르다보니 필드위에서나 입을 수 있는 미니스커트는 십여년 전 것 밖에 없다.
그런 날 위해서? (위한것 같진않고) 친구들이 골라준 치마.
헙. 길이도 놀랍지만 가격에 더 놀라겠다. 만원짜리를 이 가격만큼 이어 붙여도
치마길이 보다는 길겠다.
세일 하는 곳에서 하나 고르고...
사실 나도 입어보고는 싶었다. ㅎㅎ
20대 어느 해 겨울. 친구들과 3:3 미팅에 초 미니스커트 입고 간 나를 '동네 쫌 노는
가스~나' 로생각해
선택하지 않았다고 후일담을 전해 온, 패션도 모르고 멋도 없던 갱상도
머스~마에 대한 안좋은 기억을 지워버릴 심산으로.
#3
50대 후반 여인 네명, 미니스커트를 필드 아니면 어디서 입어보겠는가?
멋지게 차려입고 스타팅 준비를 하는데
미니스커트로 날 고문하던 친구들이 이번엔 , 내가 골프에 애착심이 없다고 경각심 고취 차원에서
내기를 하자고 덤빈다. 실력차이 나는데 핸디도 주지 않는다. 독한 ㄴ ㅕ ㄴ들.
게임명!! 좌탕우탕.
네명으로 하는 골프경기. 각 홀마다 티샷을 해서 떨어진 공을 좌측 둘, 우측 둘로 나눠 팀을 정하는게임이다.
당연히 나와 한팀이 되면 벌금폭탄을 안고 가는것이고...
역시나.. 나와 팀 된 사람은 어김없이 벌금을 물고,
나 빼고 셋이 실력이 비슷하지만 그날 컨디션 따라 유독 잘 되는 사람이 있다.
이번엔 동생 은정이가 잘된다.
경기 중반 내가 웃으며 "은정이 쪽으로 공 보내 볼게" 했더니
두 친구가 "니가 그 쪽으로 보낼 실력만 되면 우리 손에 장 지질게." 한다. 고래???
회심의 일격. 보냈다.
오른 쪽 은정이 공 바로 옆으로 정확히.....
"이리 와 니들 장 지져"
친구들도 웃고 캐디도 웃고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다.
이날 한 홀에 5천원씩 거금 8만원 잃었다. 총18홀이니 16홀을 진 셈이다.
열이 오른 내가 다음엔 30키로 걷기 게임하자고 뗏장을 부려도 봤다.ㅎㅎ
한달에 한 두번 어울리고, 평소엔 일 열심히 하는 (우리 넷, 아직은 자기 용돈 이상은 벌고있다.)
친하면서도 적당히 거리를 두고,
만나면 늘 반가운 친구들...
모두 건강하고 오래오래 볼 수있기를....
그나저나
오늘 뙤약 볕에 쪄 죽는 줄 알았다.
비도오고..
운동도 못가고..
심심도 하고..ㅎ
지난 여름 적어뒀던 글 올려봅니다.
님들 모두 즐거운 주말되세요.
첫댓글 딱 그나이에
(50대 후반)
미니 스커트 입고
발악(?)을 하던 나의 사진을 찾았어요.
ㅎㅎ.
잠깐
무대에서 노래부를때나 가능한 복장이지요.
이젠 그것도
무리라는거.
저 옷들은
다 그림의 떡이라는...ㅋ
저 가죽 치마
어쩔어쩔~~
ㅎ
골프.
강남에서
모피 이사 할때
억지로 배웠으나
내 스타일 아니라서
접은지 오래.
요즘은 파골이 대세인데
그거슨 조금 더 나이 먹은 뒤에 하려고요.
우와~~~~~~~~~~~~**
다리가~~~~~~~~~**
미스코리아들에서 보던 각선미네요.
멋지세요.
@커쇼 단점이 많은 다리랍니다.
발목이 가느니
자꾸만
휘딱 휘딱
툭 하면
잘 넘어져요.
ㅋㅋㅋ
@페이지 조심하세요.
다리가 길어 슬픈 짐승이여.~~ㅎ
나이들어 넘어지면 큰일.
죙일 집 치우고 이제 씻고 나왔어요.
골프에 대해 아무 것도 몰라도 이 글이 이해가 되고 잼나니,
커쇼님의 필력이 그 만큼 훌륭하심이 입증됩니다. ^^
덕분에 미니스커트 4인방 따라서 저도 라운딩 잘 했습니다. ㅎㅎ
저는 요즘 허리와 무릎이 사이좋게 말썽을 부리는데다가
심한 감기 몸살은 떨궜으나 후유증으로 만성 비염이 힘을 얻어 득세 중이라서 거의 열흘 째 약 기운에 휘둘려 헤매고 있습니다.
이제 정신 좀 나면 계획적으로 적절한 운동을 해야겠어요.
건강하고 멋진 여인 커쇼님! 늘 활기찬 나날 되시기 바래요. ^^
지난번 글에서 몸도 마음도 아프시단 얘기 듣고 맘이 짠 해왔었는데 그 몹쓸 감기녀석이 아직도 비염으로 떠나지 않고 있군요.
하루빨리 떠나도록 주문을 걸어드리겠습니다.ㅎ
기분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늦게 만난 친구들이라 조심스럽기도하고, 그러면서도 비슷하게 늙어가며 즐겁게 지냅니다.
동창도, 어릴적 친구도 아닌 친구들과 즐겁게 지낼 수있는 하나의 매개체가 되어주는 골프는 살림 축 나지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즐기고 우정쌓고 있어요.
다음주 부터 더 추워진다니 ..
비염아 물러가라~~~얍
요즈음이야 패션에 나이가 없다지만
미니는 쫌 글츄? 그린위에서만 인정되는 미니입고
즐겼음 된거쥬
저는 일찍이 골프입문했다가
그이만 계속
저는 중도탈락~
미련없네요
진짜 추븐날 연습장에서 공 뚜두리다가
내가 지금 모한다꼬싶어 그날로 뽀이~!!!
낭만에 대하여~~~로 통함을 느꼈던 정아님.
저도 그래요. 90분연습장에서 30분정도 지나면 내가 지금 뭐하나.~~집에가고 시포란~ 생각들어요.
친구들과 어울리는 정도로만.ㅎ
여긴 비가 죙일. 내일부터 추워질것같은..
감기조심하세요.
@커쇼 오늘 운전하며
라디오듣는데
최백호님 낙엽은지는데~~🎵🎶 지금계절에 들으니
가심팍에 훅 들어오데요
@정 아 마른~~잎 굴러~~
첫 마디에 기절 할 만큼 목소리 호소력있네요. 가수 아무나 하는거 아닌가 봐요.
첨 듣는 노래인데 눈물나려하네요
@정 아 https://m.youtube.com/watch?v=h33SnmN7rH0
@커쇼
이 노래
저도 배워봐야겠어요
묘한 매력이 뿜뿜~
@뭇별 꼭 배우셔요
정아ㅡ낭만에 대하여
믓별ㅡ낙엽은 지는데
대결한판~~!!! ㅎ
@정 아
오우케이~ㅎㅎ
글만 읽어도 생동감이 팍 옵니다 난 골프에 대해서 문외한이니 장단은 맞추지 못하겠고 미니 스커트는 땡깁이다 ㅋㅋ
ㅎㅎ 미니스커트.
우리나이에는 여러모로 힘들죠.
그래도 레깅스위에다 잘 받쳐입으신 나이든 여성분들도 계시던데 이쁘더라구요.
즐겁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떡칠래 떡먹을래 하면
떡칠래! 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살면
떡 사오는 사람 많아요ㆍ
지금도
충분히 미니 스커트가
어울릴 것같은 커쇼님
더 나이들기 전에
물들어 봐요
굳이 말하자면
저도 골프보다는 산이라서
비시시 웃음서 잘 읽었습니다
하루를 연습 안하면 내가 알고
이틀을 안하면 캐디가 알고
삼일을 안하면 동반자가 알고 ~~
골프 좀 잘 쳐보겠다고
새벽에 실내연습장에서 1시간 치고 출근하고
저녁에 술약속 없으면 닭장연습장으로 ~
시간 날때마다
골프교습용
책, 비디오, 월간지 참 많이도 보았는데요
결론은
몸이 다 망가져 가요 ~~
커쇼님네 팀처럼
명랑골프
낭랑골프 최고 멋져요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