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밍쑨v태지 님이 1편을 올리셧는데 좀 늦게 올리시는거 같아서 걍-_-;; 올리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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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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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고의 흥행마술사 마이클 맥도웰. 그는 다국적 음반사 위너스의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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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이사이자 국제적 이벤트 전문가. 올해 리키 마드린을 '월드컵 송'으로
:
: 세계 무대에 진출시켜 일약 수퍼스타로 만듦은 물론, 위너스에는 8,000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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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경이로운 음반 판매기록 신화를 가져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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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 아침, 마이클의 책상에 한국의 음반사로부터 긴급한 팩스가 도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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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한국 최대의 음반사 삼성뮤직이 침체된 경제로 인한 경영악화로 생존이
:
: 절박한 상태에 이르렀으며, 위너스의협조를 요청한다는 내용이었다. 아시
:
: 아 음반판매율 2위의 거대시장인 한국에 자사의 세력을 확장함과 동시에 차
:
: 기 월드컵에 또다른 수퍼 히어로 탄생의 기대감으로 팩스를 검토한 마이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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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삼성뮤직이 최악의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서태지라는 아티스트에게 무려
:
: 20억원이라는 거대한 액수를 투자한 사실을 발견하고 흥미를 갖게 된다.
:
: 마이클은 세계적인 음악잡지 <빌보드>의 저널리스트 로이 윌더에게 서태지
:
: 에 대한 취재를 의뢰, 마침내 그와의 인터뷰를 성사시킨다. 취재 첫날, 사
:
: 무실로 들어서는 서태지를 보자 마이클은 실망에 빠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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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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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 윌더가 문을 열고 들어온 것은 서태지가 도착한 지 삼십분 남짓, 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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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 마이클 맥도웰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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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내 직관과 판단력에서 신뢰를 지워버릴 때가 온 것 같군. 마이클의
:
: 눈 앞에 앉은 서태지는 발굴해서 띄울 수 있기는커녕 지금 당장 본국으로
:
: 되돌려 보낸다 해도 제 밥벌이조차 하기 힘들어 보였다. 어떻게 이런 평범
:
: 이 절정의 인기를 끌어낼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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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가 한 말도 다시 떠올랐다.
:
: 뭐, 메타모포시스? 상대방의 모든 재능을 한 번에 빨아들이는 괴물 같은
:
: 존재라구?정말이지 기가 차 말이 안 나오는군. 그래도 다행이야. 나 혼자
:
: 좋아서 떠들었다면 얼마나 창피했을까. 다행이 로이가 장단을 맞춰줘서
:
: 아주 쑥쓰럽지는 않겠어.
:
: 로이는 들어오자마자 서태지와 친근하게 인사를나눴다. 서태지도 얼굴이
:
: 살아나고 있었다. 마이클이 삼십분 동안 거의 말을 건네지 않고 관찰만 내
:
: 리 한 까닭이다. 로이도 다 됐군. 척 보면 알텐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다
:
: 니 혹시 자기 말에 책임을 지고 자멸의 길로 들어서려는 위험한 발상? 마이
:
: 클은 로즈 우드에게 보류시켰던 저녁 약속을 다시 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
: 잠시 후 로즈는 저녁 약속은 유효하며 지금 당장 사무실을 나서야 약속 시
:
: 간을 맞출 수 있다고 했다. 썩 유쾌한 결정은 아니었지만 마이클의 지금 심
:
: 정은 빨리 이 부담스런 자리를 뜨고만 싶었다.
:
:
:
: ## 로이, 그럼 인터뷰를 잘 부탁하네 ##
:
: 마이클은 내처 서태지에게도 눈 인사를 건네고 빠르게 사무실을 나섰다. 어
:
: 쨌거나 후련했다. 내일 아침 로이와 전화 통화를 해서 서로의 판단이 좀 성
:
: 급했음만 확인하면 그만인 것이다. 살다 보면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
:
: 는 거지. 사무실을 빠져나가는 마이클의 뒷모습을보면서 로즈 우드는 빙그
:
: 레 웃었다. 마이클의 행동만 보고도 상황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
:
: 이다. 잠시 후 로이와 서태지도 사무실을 나왔다. 저녁이라도 먹으면서 인
:
: 터뷰를 하겠다는 말이었다. 하기야 로이 입장에서야, 그는 비지니스맨이 아
:
: 니라 기자니까 별로 상관이 없으리라. 동양계 뮤지션의 인터뷰를 해 보는
:
: 것도 좋은 경험일 수 있을 거고 무엇보다 그는 마이클처럼 뭔가 결정을 내
:
: 려야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하긴 로이는 유난히 제3세계 뮤지션들에게 관
:
: 대한 편이었다. 로이는 잊혀져가는 필리핀의 국민 가수 프레디 아귈라를 인
:
: 터뷰해 다시 스팟 라이트를 받게 해주었고 밥 말리의 공연 현장을 취재했는
:
: 가 하면 심지어 칠레의 반체제 음악인이었던 빅토르 하라의 추모기사까지
:
: 쓴 적이 있었다. 참 취향이 가지가지인 사람이야. 로즈는 고개를 한 번 갸
:
: 웃하고는 퇴근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
: 여보, 로이의 전화예요.
:
: 마이클은 내일 아침이나 통화를 할 줄 알았던 로이가 전화를 하자 조금 당
:
: 황했다. 시계를 보니 밤 11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벌써 전화를 할 리가 없
:
: 는데. 로이는 기사를 쓰기 전에 한두 시간 정도 고민을 하는습관이 있었고
:
: 기사를 다 쓰고도 또 한시간 정도는 숙고한 후에 기사를 손 봐 완성하곤 했
:
: 기 때문이다. 좋은 일일까 나쁜 일일까.
:
: 마이클 잠을 청하려는데 깨웠다면 미안한데?
:
: 아니 괜찮아. 그나 저나 궁금한데, 로이, 당신이 이렇게 빨리 전화를 할
:
: 지는 몰랐거든.
:
: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그러나 알려주고 싶었어. 일단 당신의 놀라운 판
:
: 단력에 찬사를!
:
: 무슨 말인지 알 수 가 없군. 천천히 설명해주지 않겠어?
:
: 결론부터 말하지. 대단히 흥미있는 친구야.
:
: 서태지?
:
: 그래, 서태지. 예상했던대로 말을 재미있게 하는 친구는 아니었어. 그런
:
: 데......
:
: 그런데?
:
: 그는 자기가 하는 말들이 얼마나 부피가 있는 말들인지를 모르고 있어.
:
: 선험적으로 직관을 타고난 인간형이지. 그리고 라이프 스토리가 상당히
:
: 재미있더군. 쉽게 말하자면 드라마가 있는 친구야.
:
: 드라마? 그는 작가가 아니라 가수야.
:
: 아니, 이제는 가수도 드라마가 있어야 해. 그게 없으면 신비가 없거든.
:
: 일단 여기까지만 알려주고 내일 아침 일찍 팩스를 보내지. 읽어보고 전화
:
: 를 부탁해. 굿 나잇.
:
: 마이클은 일생에서 아침이 기다려지는 밤을 몇 번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
: 그러나 이번처럼 흥분이 아닌 찜찜함 속에서 밤을 지새우는 것은 처음이었
:
: 다.
:
: 새벽같이 회사로 출근한 마이클은 로이가 보낸 팩스를 보고 무릎을 쳤다.
:
: 역시 로이는 대단한 글솜씨의 소유자였다. 다섯 장 정도로 정리된 팩스에는
:
: 음악이 그다지 대접을 받지 못하는 사회에서 팝 스타가 된 한 젊은이의 성장
:
: 과정이 한편의 소설처럼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하여간 로이나 서태지나
:
: 둘 중의 하나가 천재인 것만은 틀림없군.
:
: 서태지는 늦은 잠에서 깨어났다. 시계를 보니 오후 2시가 다 되어있었다.
:
: 오랜만에 신경을 곤두세워 인터뷰를 하고 나니 피곤했다. 잠을 쉬 이루지
:
: 못하고 새벽이 깊어서야 잠이 들었다. 차가운 과일 주스를 한잔 마신 서태
:
: 지는 소파에 기대어 앉아 어젯밤 일을 생각했다. 로이 월더. 처음 만나본
:
: 빌보드지 기자. 또렷한 눈빛과 날카로운 질문 그리고 직접 플레이를 해본
:
: 적이 있는 사람에게서 느낄 수 있는 전문성. 나는 대답을 잘했던가. 그러나
:
: 곰곰히 생각해보니 어제 깊은 질문은 없었다. 대부분이 서태지 자신의 성장
:
: 과정을 묻는 것이엇고 그는 흥미있게 눈빛을 반짝이며 메모를 해나갔다.
:
: 중간중간에 서태지 자신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핵심과 주제들을 잡아
:
: 내 가면서 그는 인터뷰를 이끌어갔다. 문득 머리 속으로 지나온 일들이 스
:
: 쳐 지나갔다. 그것은 정말로 힘들었고 그리고 놀랍게 운이 좋은 날들이었
:
: 다. 로이는 서태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치 소설 같다고 말했다.
:
: 내 인생이 소설 같다구? 도대체 뭐가, 그리고 왜.
:
: 그 시간에 마이클은 로이가 보내 온 원고를 두 번째 읽고 있었다. 장난처럼
:
: 붙여논 가제도 재미있었다.
:
: '나는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권리가 있다'.
:
: 로이는 대단히 선동적인 제목을붙여 놓았군. 그러나 내용과 너무
:
: 잘 맞는 타이틀이야. 마이클은 이 이야기가 샐린저의 걸작 소설, <호밀밭
:
: 의 파수꾼>만큼이나 흥미롭다고 생각했다. 마이클은 원고를 덮고 로즈 우드
:
: 를 불렀다. 로즈는 처음엔 뭐 이런 게 다 있어 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이야기
:
: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요지의 글이 씌여 있었다.
:
:
:
: ...학교는 싫었다.
:
: 선생님은 걸핏하면 나를 때렸다. 공부를 못했기 때문이나, 공부를 못해
:
: 서 매를 맞아야 하다니.
:
: 공부는 잘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다. 그래서 학교가 필요한 것아닌
:
: 가. 그러나 어떤 선생도 학생이 노래를 못하거나 그림을 잘 못 그린다고
:
: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는다. 이건 엄연한 모순이다. 지금도 국가니 조국
:
: 이니 하는 말들을 들으면 소름이 끼치는 건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다.
:
: 학교는 권력의 상징이었고 선생은 폭력의 상징이다. 사람들은 내 노래,
:
: '발해를 꿈꾸며'를 예를 들으면서 내가 감상적인 애국주의자 같다는 말
:
: 을 자주 한다. 그러나 그들은 한참 잘못 짚고 있다. 그 노래는 다만 상
:
: 징적인 공동체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것뿐이다. 마치 유럽의 철학자들
:
: 이 마음 속에서, 역사상 가장 완벽한 사회였다는 그리스를 그리워하는
:
: 것처럼. 그런 의미에서 나의 음악적 혈맥에 담겨 있는 핵심은 어쩌면
:
: 마나키즘인지도 모른다...
:
: ...음악이 하고 싶어서였는지 머리를 기르고 싶어서였는지 아니면 무작정
:
: 반항을 해보고 싶어서였는지 그것은 지금도 모르겠다. 인생의 유일한 목
:
: 표가 대학으로 모아지는 괴상하고 기형적인 사회에서 긴 머리를 휘날리
:
: 며 광폭한 사운드를 뿜어내는 것은 그 자체로도 비장한 아름다움이 있는
:
: 것은 아닐까. 베이스 기타를 잡은 건 기타를늦게 배웠기 때문이다. 기
:
: 타를 하자니 먼저 시작한 다른 애들보다 못할 것 같아서 내딴에는 머리
:
: 를 굴린 거다. 그러나 그것은 완전한 판단 착오였다. 베이스 기타는 기
:
: 타보다 줄이 두 개 없는 게 아니라 전혀 별개의 악기였다. 그러나 얻은
:
: 것도 있다. 리듬과 박자라는 두 마리 토끼를 나도 모르게 잡아버린 것이
:
: 다. 남들 치는 만큼 베이스를 연주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남들
:
: 보다 특이하게 베이스 기타를 연주하는 것은 기타로 주목받기보다 열 배
:
: 는 어려운 일이다.
:
: ...운이 좋았다. 한국 최고의 헤비메탈 그룹이었던 시나위의 베이스를 맡
:
: 게 된 것이다. 리더는 신대철. 한국 기타의 대부 신중현의 장남이다. 재능
:
: 은 있지만 성격이 못되먹었다. 남들에게 상처 주는 말을 잘하고 게다가
:
: 지독한 에고이스트다. 그는 늘 내게 불평을 했다. 내 연주를 들어보면
:
: 박자는 칼같이 정확한데 필링은 형편없다는 거였다. 칼박똥필. 그게 시
:
: 나위때 내 별명이었다.
:
: ...시나위 멤버 중에 김종서라고 있었다.
:
: 고음에서는 레드 제플린의 보컬 로버트 플렌트 안 부러운 사람이었다.
:
: 시나위에 가입하기 전에 '작은하늘'같은 밴드에 있었는데 정말 목소리
:
: 가 기가 막혔다. 남자인 내가 듣기에도 짜릿했다. 신대철은 나에게 그랬
:
: 듯이 김종서에게도 불만이 많았다. 고음은 들어줄 만한데 저음 처리가
:
: 엉망이라는 이유였다. 김종서와 나는 비슷한 시기에 시나위에서 탈퇴했
:
: 다. 그는 손안에 들어 있던 보석을 몰라본 것이다. 그것도 두 개씩이나
:
: 말이다. 지금 셋 중에서 제일 안 유명한 사람은 신대철이다.
:
: ...시나위를 탈퇴하고 집안에 틀어 박혀 미디 음악 공부를 했다. 노래도
:
: 많이 만들었다. 대부분이 댄스 음악이었다. 사실 내가 좋아했던 건 마이
:
: 클 잭슨이었다. 그의 춤과 노래는 나를 매료시켰다. 그는 정말 대단한
:
: 보컬리스트다. 백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그의 보컬이 단지 대중적인
:
: 인기 가수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제대로 대접을 못 받는 건 납득이 안 가
:
: 는 일이다. 말이 좀 엇나갔지만 내가 음악을 하게 된 중요한 원인 중의
:
: 하나는 마이클 잭슨에 대한 동경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만큼 춤도 출
:
: 수 없었고 노래도 따라갈 수 없었다. 뭔가 새로운 게 필요했다. 그건 한
:
: 국적인 정서와 록과 랩을 한자리에 모으는 일이었다. 한 번은 김종서가
:
: 우리 집에 놀러 왔다가 내가 만든 노래들을 듣더니 흥미있어 했다. 그러
:
: 나 그는 헤비 메탈에 대한 신앙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했다. 그게
:
: 한수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헤비 메탈 뮤지션이 장르를
:
: 바꾸면 변절이라고 부르고 눈을 깔고 보는 희안한 풍토가 있다. 물론 백
:
: 두산이란 그룹의 리더는 좀 다르지만.
:
: ...나는 사람복이 있는 편이다.
:
: 음악 스타일은 정했고 이제 어떻게 내 음악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을
:
: 까 고민할 때 만난게 당대의 춤꾼이었던 이주노와 양현석이었다. 나는
:
: 이 둘을 데리고 팀을 꾸렸다. 이름은 서태지와 아이들. 아참 나는 본명
:
: 이 정현철이다. 이름을 서태지라고 한 건 일본 그룹인 엑스 재팬의 타이
:
: 지를 좋아하기도 했고 스테이지라는 영어를 한국식으로 옮기다 보니 그
:
: 런 발음이 나왔기 때문이다. 별 생각 없이 한 일이니 관심을 지나치게
:
: 가지지 않아주면 좋겠다.
:
: ...팀을 만들고 얼마 안 있어 TV에서 하는 콘테스트에 나갔다. 신인 가수들
:
: 이 출연해 춤과 노래를 선 보이면 기성 가수가 평가를 해주는 프로그램
:
: 이었는데 그때는별로점수를 얻지 못했다. 당시 우리를 심사한 사람은
:
: 전영록이라는 포크와 일반 음악을 했던 가수였다. 그건 마치 클래식 음
:
: 악가들의 콩쿨을 트로트 가수가 실시한 것이나 다름없다. 짜증이 났지만
:
: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대중들은 우리를 기억했고 얼마 안 돼 바로 성
:
: 공이 찾아왔다. 1집인 '난 알아요'의 성공 이후 4집까지 탄탄대로로 달
:
: 렸다. 당시 한국에서는 우리 같은 그룹이 꽤 많았지만 아무도 우리처럼
:
: 되지 못했다. 물론 당연한 이야기지만.
:
: ...사실 내 음악은 단순하다.
:
: 먼저 드럼이 기본적인 노래의 골격을 말해준다. 이어서 베이스 음이 따
:
: 라 나오고 나면 곧이어 디스토션이 짙게 깔린 일렉트릭 기타가 전체적인
:
: 이미지를 만든다. 거기에 랩과 샘플링이 더해지고 가끔 고음의 샤우트
:
: 창법이 추가되기도 한다. 물론 이런 기본틀에 많은 바리에이션을 주기
:
: 때문에 어떤 노래도 서로 비슷하지 않다. 내 음악은 록과 댄스 그리고
:
: 기본틀들의 아슬아슬한 결합과 줄타기다.
:
: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나는 데뷔와 동시에 신세대라는 집단의 대변자
:
: 내지는 우상이 되었다. 신세대는 미국의 엑스 세대나 일본의 신인류 같
:
: 은 말이다. 당시 한국에서 내 음악은 거대한 패션이었다. 그러나 나는
:
: 패션 디자이너나 패션 플래너가 아니다. 굳이 나를 정의하자면 연출가
:
: 개념의 종합 예술가이다. 앞으로 내가 어떤 것을 하게 될지는 아직 모르
:
: 겠다. 다만 확실한 것은 뭔가 새로운 것 그리고 그것을 통해 얻게 되는
:
: 최고의 자리다. 이제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러리라고 믿어지는.
:
:
:
: 마이클은 로이에게 전화를 했다.
:
: 로이, 이 친구는 당신이 표현한대로 메타모포시스가 틀림없군.
:
: 물론이지. 당사자는 그걸모르고 있겠지만.
:
: 솔직히 말해 나는 어제까지만 해도 서태지라는 친구를 포기했었어.
:
: 하하... 나도 사실은 그랬지. 그러나 당신이 먼저 추천한 인물이길래 크
:
: 게 손해볼 일은 아니다 싶었지.
:
: 얄미운 소리만 골라서 하는군. 그래 다음은 어떻게 할 생각이지? 계속
:
: 해서 인터뷰를 할 계획인가?
:
: 아니, 이미 약속을 했어. 내일은 댄스 메탈을 하는 프로디지라는 그룹과
:
: 자리를 함께 할 생각이야.
:
: 벌써?
:
: 벌써가 아니지. 그리고 마이클 당신이 해줄 일이 있어.
:
: 뭔데?
:
: 일단 이친구와 계약을 하라구. 그래야 내가 취재를 해나가면서 이것저
:
: 것 주문할 권리가 생기지.
:
: 완전히 입장이 뒤바뀐 셈이네.
:
: 내가 당신을 믿는 만큼 당신이 나를 믿어준다면.
:
: 마이클은 전화를 끊고 로즈 우드를 불로 계약서 초안을 작성하도록 했다.
:
: 그리고 서태지에게도 구두로나마 계약 요청을 했다. 서태지는 내용을 들어
:
: 보더니 별 말 없이 받아들였다. 사실 계약서 상의 조건은 서태지에게 유리
:
: 할 것이 별로 없었다. 권리는 대부분 유보되고 의무만이 주렁주렁 달린 계
:
: 약 조건이었으니까. 그러나 아무리 자신감이 넘친다 하더라도 위너스의 전
:
: 속 계약을 거절할 만한 인물은 별로 없었다. 이제까지 단 한사람 마돈나 만
:
: 이 계약 요청에 거절 의사를 보내왔을뿐. 계약 날짜는 다음주 수요일이었다.
:
: 마이클은 자기가 하고 있는 일들이 다른 때와는 달리 비정상적으로 빨리 진
:
: 행되고 있으며 전례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계약 따위는 얼마든지
:
: 해놓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마이클 자신이 그 계약을 신뢰하고 하나의
:
: 프로젝트로 꾸려가는 일이다. 아직 마이클은 거기까지는 마음을 정하지 못
:
: 하고있었다. 뭔가에 홀린기분이군.
:
:
:
: 프로디지는 98년에 상당한 인기를 누렸던 밴드였다.
:
: 그러나 그들의 음악은 장기적이지 못했다. 그들이 발표한 데뷔 앨범은 그것
:
: 하나만으로 충분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프로디지는 다음 앨범이 전혀 기대
:
: 되지 않는 단발성 스타들이었고 실제로도 그랬다. 2집도 어느정도의 판매
:
: 는 달성했지만 마이클이 보기에 그들 앞에 놓인 유일한 일정은 밴드의 해산
:
: 말고는 없었다. 그런데 왜 로이는 그런 프로디지와 서태지를 한자리에 모아
:
: 놓으려는 것일까. 대답은 한가지뿐이었다. 서태지가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
: 프로디지를'흡수'해서자기 것으로만든뒤 새롭게 해석된 전혀 색다른 프
:
: 로디지를 내놓을 수 있는가였다. 사실 어떻게 보면 로이의 이런 행동은 마
:
: 이클에 대한 월권이었지만 취재를 겸한 것이었고 프로디지를 놓고 어떤 프
:
: 로젝트도 감행할 생각이 없는 까닭에 그는 대부분을 수긍했다.
:
: 로이가 서태지를 데리고 스튜디오에 나타났을 때 프로디지 멤버들은 다음
:
: 앨범 -마이클의 생각대로라면 그들의 은퇴 앨범-의 마지막 작업을 하고 있
:
: 었다. 원래 그런 장르가 없었기에 따로 프로듀서도 없었다. 밴드의 리더가
:
: 작곡과 편곡과 프로듀싱을 겸하고 있었던것이다.매너없고 안하무인인 프
:
: 로디지의 멤버들은 서태지를 보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로이는 그
:
: 렇다 치더라도 서태지라는 미지의 인물에게 작업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싫
:
: 었기 때문이었다. 서태지의 스튜디오 출입이 마이클의 묵인하에 이루어진
:
: 것을 알자 그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드러머는 어디에선가 술병을 가져다
:
: 가 마셔대기 시작했고 기타이스트는 줄을 몽땅 끊어버리고는 새 기타줄을
:
: 사러 가야 한다며 스튜디오를 나가버렸다.
:
: 그러나 역시 로이는 프로였다.
:
: 정면으로 부딛히거나 사정을 하면 사정은 더욱 나빠진다.로이는어떤 의사
:
: 도 표시하지 않은 채 서태지와 구석에 앉아 잡담만 했다. 물론 서태지와 프
:
: 로디지의 멤버들을 인사시키는 일도 없었다. 그렇게 하루가 가고 다음날도
:
: 로이는 서태지와 스튜디오를 찾았다. 물론 프로디지의 멤버들에겐 일언반구
:
: 없었다. 사흘이 지나자 프로디지의 멤버들은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그들은
:
: 인내심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단세포적인 종자들이었기 때뮨이다.
:
: 서태지는 로이가 자기를 이곳에 데려온 이유를 잘 알 수 없었다. 다만 자신
:
: 이 시험에 들었다는 사실 외에는. 나흘째 되던 날은 밤새도록 녹음 작업이
:
: 진행됐다. 서태지는 눈을 반짝이며 그들의 작업 과정을 지켜보았다. 닷새째
:
: 가 되자 로이는 서태지를 비로소 프로디지의 멤버들에게 인사시켰다. 맥이
:
: 빠진 때문일까 프로디지의 멤버들이 서태지에게 가진 적대감은 눈에 띌 정
:
: 도로 누그러져 있었다. 저녁을 함께 먹고 어느 정도 분위기가 온화해지자
:
: 로이는 심심한데 잼이나 한 번 해보자고 제의했다. 잼이란 특정한 노래를
:
: 선곡하기보다는 기본적인 코드만 정한 다음에 참가자 개개인이 자유롭게 즉
:
: 흥 연주를 즐기는 것으로 록 밴드들에겐 흔한 일이었다. 프로디지의멤버
:
: 들은 이의 없이 찬성을 했다. 로이는 기타를 잡았고 서태지는 베이스를 목
:
: 에 걸었다. 멤버들은 다소 의아한 눈초리였다. 미국에서 베이시스트는 손의
:
: 크기가 얼굴만 하거나 미스터 빅의 빌리 쉬헌처럼 힘이 넘쳐나는 사람들이
:
: 주로 다루는 악기였기 때문이다.
:
: 잼이 시작되고 로이와 서태지는 천천히 프로디지의 연주에 끼어들었다. 프
:
: 로디지 멤버들의 순서가 지나자 로이가 어설프게나마 기타를 긁어대기 시작
:
: 했다. 멤버들은 환호를 올렸다. 비전문가의 잼이 주는 즐거움이다. 이어서
:
: 서태지의 베이스가가세했다. 평범한 연주였다. 그러나 연주가 길어지자 서
:
: 태지는 음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아니라 리듬의 변화를 통해 잼을 이끌어
:
: 가기 시작했다. 빨라졌다가 느려졌다가 하는 독특한 연주는 신선한 것이었
:
: 다. 어느새 프로디지의 멤버들은 서태지의 리듬에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
: 잼은 서서히 프로디지가 준비하고 있는 새 노래로 이어졌다. 펑키와 록이
:
: 섞인 노래였는데 단조롭고 시끄럽기만 하던 노래의 베이스를 서태지가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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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주하자 노래에 서서히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사람의 감정선과 일치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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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듣는 사람으로하여금음에서 헤어나지못하게 하는 독특한 휠이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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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껴지기 시작했다. 연주를 마칠 무렵 프로디지의 노래는 훨씬 완성도가 높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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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곡으로 바뀌어 있었고 마지막 소절의 연주가 끝나자 프로디지의 멤버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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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탄과 경외의 눈으로 서태지를 바라보았다. 누군가가 박수를 쳤다. 박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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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사람의 가슴 속에서 울렸다. 음악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은 음악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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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 정직하다. 프로디지의 멤버들은 그 오만하고 불손한 태도를 벗어 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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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조그마한 동양의 음악가에게 경의를 표했다. 즉석에서 조금 전 연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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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의 프로듀싱을 제의한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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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게 되자 서태지는 노래에 단조의 멜로디를 입히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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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했다. 록의 강렬함과 펑키가 만들어내는 소란이 몇 소절의 멜로디에 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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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 느낌이 있는 노래로 변했다. 곡 자체의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편곡은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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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의 것이 나온 것이다. 로이는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였다. 서태지는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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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 생각한 대로 불과 며칠 사이에 프로디지의 음악을 익히고 섭취해서는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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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만의 새로운 스타일로 만들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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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디지의 멤버들은 소란스럽게 표를 내며 놀랐지만 로이는 마음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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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탄하고 있었다.괴물이야.그말말고는 이 친구를 설명할방법이 없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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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는 천재라고 부르고 싶겠지만 이 친구의 재능에는 뭔지 모를 사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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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기운이 넘쳐. 그래서 얼굴이 더욱 해사하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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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자 로이는 갑자기 모골이 송연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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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인터뷰를 했을 때 서태지로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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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에 있을 때 악마 논쟁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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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노래의 어떤 부분을 거꾸로 틀면 '피가 부족해... 피가 부족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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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이 나온다나?그러나 그건 기성세대가아이들의 영웅을 죽이기 위해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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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낸협잡이었을 뿐이다. 그런 소리가 나지도 않을 뿐 만 아니라 일단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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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다. 악마라니. 나는 신의 존재도 믿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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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마의 존재도 믿지 않는다. 어차피 둘은 동시에 존재하거나 아니면 둘 다
:
: 존재하지 않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물론 세상을 둘러싸고 있는 미친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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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존재한다는 것은 인정하고 싶다. 전쟁이나 고문, 살인 등은 모두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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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친 바람 때문에 일어나는 것일테니까. 초자연적인 악의 기운이라고나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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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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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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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밤 로이는 무서운 꿈을 꾸었다. 그 꿈은 놀랍게도 서태지를처음 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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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된 날 마이클이 꾸었던 것과 같은 것이었다. 부활하는 예수의 머리에 찍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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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66표시, 아프로디테의 치부에 달린 거대한 남근, 숫양의 검은 뿔 등이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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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없이 쏟아져 나왔다. 이성이 잠들면 광기가 깨어난다고 했던가. 로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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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이 마치 거대하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늪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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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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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깨어났을 때 로이는 십년은 늙어버린 것 같았다. 혈관에서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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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가 새는 느낌. 땀구멍마다 송글송글 맺힌 섬뜩함이 스스로를 놀라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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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었다. 감기 기운이있는지 코도 막혀서 숨을 쉬기에도 불편했다. 문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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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을 보니 수요일이었다. 서태지가 위너스와 전속 계약을 하기로 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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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몸이 불편해 회사를 쉬겠다는 전화를 마친 로이는 마이클에게 전화를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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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었다. 간단하게 그간의 일을 설명해준 로이는 마이클이 서태지라는 소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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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지고 뭔가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를 굳혔다는 느낌을 받았다. 무선 전화기
:
: 를 턱에 건 채 전화를 하면서 로이는 주방으로 가 가스 불 위에 주전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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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려놓았다. 따뜻한 코코아라도 마시면 기분이나 몸 상태가 조금 나아질까
:
: 생각이 들었기때문이다. 전화 말미에로이는 마이클에게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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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혹시 이런얘기들어본 적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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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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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 인간을 만들고 음악을 만들었다더군. 그러나 인간은 둔하고 어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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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서 신이 만들어준 음악을 즐길 줄 몰랐대.
:
: 그래서?
:
: 그래서 신은 인간과 음악을 이어주는 가교를 선물했지. 그러니까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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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듣지 못하는 신의 귀를 가진 인간을 통해 음악을 들려주는거지.
:
: 모차르트를 말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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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지. 어떤 사람들은 모차르트의 음악이 너무나 완벽했기에 그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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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스스로 창작해 낸 것이 아니라 단지 신의 음악을 그대로 인간에게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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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한 일종의전송 장치라고 불렀어.
:
: 그런데 그게 무슨 상관이지?
:
: 만약에 세상에 악마가 정말고 있다면 그는 인간에게 지옥의 소리를 들려
:
: 주고 싶어하지 않을까.
:
: 이 사람 아침부터 무슨 소리야?
:
: 아니 내 말은 신이 인간에게 모차르트를 선물했다면 악마도 인간에게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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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가를 선물하지 않았을까 하는 얘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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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무지 알 수 없는 얘기군. 저녁때 사무실로 나오게. 이따가 자세히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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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하자구. 도저히 지금은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군. 조금 있으면 서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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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계약을 하니까 그거 마치고 다시 전화를하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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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쎄 지금 뭔가 좀 얘기를 했으면 좋겠는데... 머리가 아프군. 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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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까 내 말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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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이가 뭔가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려는 순간 로이의 아내가 주방으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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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섰다. 아직 잠에서 덜 깬 얼굴이었다. 기상과 동시에 담배를 피우는 애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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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였던 그녀는 늘 하던 대로 입에 담배를 물고 불을 붙이려다가 코를 킁킁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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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렸다. 이게 무슨 냄새지? 로이는 고개를 돌려 가스대를 바라보았다.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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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튼은 눌러져 있었지만 불꽃은 보이지 않았다. 가스 누출이다! 로이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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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고개를 돌려 아내를 바라보는순간로이의 아내는 막 담배에 불을 붙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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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로이의 입에서 안돼라는 소리가 나오기도 전에 집안은 펑! 하는 소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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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였다. 송화기를 통해서도 생생하게 느껴지는 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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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물 소리에 마이클이 놀라는 사이 로즈 우드가 문을 열고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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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이클, 서태지가 계약을 하러 왔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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