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04/05 분데스리가 개막을 알리는 1라운드 경기에서, 지난 시즌 마이스터에 빛나는 베르더 브레멘과 올 시즌 마이스터 탈환을 노리는 바이에른 뮌헨 등 강호들이 나란히 승리를 거두며 힘차게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올 시즌을 기다려왔던 카이저스라우턴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홈 개막전에서 패배하며 불안감을 남겼다.
04/05 분데스리가 개막전이자, 1라운드 최고의 빅매치였던 브레멘과 샬케 04의 경기는 '조커' 넬슨 발데스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브레멘이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시즌 '더블'의 위업을 달성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브레멘과, 올 시즌 야심찬 전력 보강을 단행하며 단번에 우승 후보로 떠오른 샬케 04간의 경기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브레멘에서 샬케로 팀을 옮긴 아일톤과 크르슈타이치의 '브레멘 원정'으로 관심을 모은 경기이기도 했다.
경기는 전반적으로 브레멘의 페이스로 진행됐으나, 결정적이라고 할만한 찬스는 없이 경기가 진행됐다. 결승골이자, 04/05 시즌 첫 골을 터트린 주인공은 파라과이 대표팀 출신이자, 브레멘 공격진의 '조커'로서 순도 높은 골을 터트려왔었던 넬슨 발데스. 후반 37분, 앞으로 짧게 이어진 코너킥이 뒤로 흐르자 이스마엘이 머리를 이용해 안으로 밀어 넣어 주었고 샬케 수비수와 로스트 골키퍼가 머뭇거리는 사이 발데스가 짤라 먹으며 결승골을 터트린 것이다. 역대 분데스리가 개막 축포 중 가장 늦은 축포이기도 했다.
올 시즌 2,500만 유로 이상의 이적 자금을 쏟아 부으며 타이틀 탈환을 노리고 있는 바이에른 뮌헨과 함부르크 SV와의 경기 역시 남독과 북독을 대표하는 팀들간의 정면 충돌로 관심을 모은 경기였다. 함부르크 SV 역시 이번 여름 이적 시장에서 에밀 음펜자, 다니엘 반 바이텐, 베니 라우트 등을 영입하며 전력 보강에 힘쓴 팀. 그러나, 바이에른 뮌헨의 벽은 높았다.
원정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효율적으로 공격을 이끌어나간 바이에른 뮌헨은, 미카엘 발락, 토어스텐 프링스, 제 호베르투, 제바스티안 다이슬러로 이어지는 '황금 미드필드'를 앞세워 함부르크의 골문을 위협했다. 로이 마카이의 슛팅이 피켄하겐 골키퍼에 의해 간신히 저지되는 등 지속적으로 찬스를 얻어낸 바이에른은 전반 22분, 간판 미드필더 발락의 호쾌한 중거리 슛팅으로 기선을 제압한다. 수비 진영에서 볼을 가로챈 제 호베르투는 뒷걸음질 치는 함부르크 수비수들의 도움(?)을 안고 30미터를 전진했고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발락에게 살짝 뒷꿈치 패스를 넣어준 것. 이것을 받은 발락은 지체없이 골문 구석으로 낮게 깔리는 중거리 슛팅을 장전, 함부르크 팬들을 침묵시킨다.
함부르크는 동점골을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이 날 최고의 활약을 보여준 루시우를 비롯한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진을 돌파하지는 못했다. 이날 만들어낸 가장 결정적인 찬스였던 로메오의 슛팅 마저 올리버 칸의 선방에 걸리는 등 고전하는 기색이 역력했던 함부르크는 다이슬러의 프리킥 한 방에 패배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다이슬러는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을 골문 구석 쪽으로 날려 보냈고, 피켄하겐 골키퍼의 몸에 맞고 들어가며 바이에른 뮌헨에 2:0 승리를 만들어냈다.
지난 시즌 로이 마카이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던 바이에른 뮌헨은, 미드필드 4인방의 원활한 볼 배급과 위치 교환을 기본으로 삼아 수비수들까지 활발하게 공격진에 가담하며 위력적인 공격력을 만들어냈다. 아직까지 풀 타임을 소화할 만한 몸 상태가 아닌 것으로 알려진 마카이가 살아날 경우, 좀 더 짜임새 있는 공격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 독일 대표팀 감독인 루디 푈러와, 푈러의 후임으로 임명된 위르겐 클린스만이 지켜보는 가운데 레버쿠젠은 하노버 96을 홈으로 불러들여 가까스로 2:1 역전승을 만들어내며 한 숨을 돌렸다. 하노버 96은 전반 15분, 올 시즌 영입한 '프리킥의 스페셜 리스트' 미카엘 타르나트가 세트 플레이 상황에서 강력한 중거리 슛을 성공시키며 리드를 잡았으나 후반 들어 베른트 슈나이더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데 이어 경기 종료 직전 프랑사에게 역전골을 허용하며 다 잡은 경기를 놓치는 아쉬움을 맛봤다. 슈투트가르트 역시 카카우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처음으로 1부 무대를 밟은 마인츠 05를 4:2로 눌렀다.
그러나 도르트문트와 카이저스라우턴은 홈 경기에서 패배하며 불안감을 남겼다. 도르트문트는 팬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든 에웨르톤의 장쾌한 중거리 슛팅으로 리드를 잡았으나, 독일 대표팀의 스트라이커 토마스 브르다리치에 연달아 2골을 허용, 나란히 부상으로 결장한 크리스티안 뵈른스와 크리스토프 메첼더의 공백을 실감하게 했다. 도르트문트는 역전골 허용 이후 토마스 로시츠키와 얀 콜러 등이 몇차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으나, 다소 '어이 없게' 찬스를 날려 버리며 홈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카이저스라우턴 역시 새롭게 1부 리그로 승격한 뉘른베르크에 1:3으로 패배, 지난 시즌 구긴 자존심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헤르타 베를린은 먼저 2골을 터트렸으나 보쿰의 막판 뒷심에 밀려 연달아 2골을 허용, 아쉬운 2:2 무승부를 기록하였다. 보루시아 묀헨그라트바흐는 중앙 수비수 플레취가 퇴장당하는 수적 열세 속에서 빌레펠트와 0:0 무승부를 기록하였으며 프라이부르크와 한자 로스톡도 득점 없이 무승부를 기록했다.
다시 돌아온 분데스리가를 만끽하려는 듯, 04/05 분데스리가 1라운드에는 평균 40,700 여명의 관중들이 몰려들어 자국 대표팀의 유로 2004 실패와는 전혀 무관한 상황이 연출됐다. 2년 전 처음으로 '천만 관중' 시대를 연 분데스리가는 지난 시즌 유럽 최고의 관중 동원력을 자랑하였으며, 올 시즌에는 이미 시즌 티켓 판매가 지난 시즌보다 5천장 이상 늘어나는 등 시장 규모를 넓혀가고 있다.
- 사커라인(www.soccerline.co.kr)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