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야심작 ‘이마트24’가 난항을 겪고 있다. 편의점 수를 한창 늘려가는 상황에서 자율규약이 올해부터 시행된 데다 미니스톱 인수전에서도 밀리는 모양새다. 이마트 자체브랜드(PB) 노브랜드 철수를 놓고 가맹점주와 갈등이 악화되면서 그야말로 삼중고(三重苦)에 빠졌다.
이마트24는 이마트 (186,500원▲ 6,500 3.61%)가 대형마트 성장 정체를 돌파하기 위해 2014년 시작한 편의점 사업이다. 점포 수 500개였던 위드미를 인수해 3707개(지난해 말 기준)까지 늘렸다. 담배·수입 맥주가 전체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왜곡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이마트24는 2016년부터 노브랜드 제품을 취급했다.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2017년 7월 사명도 ‘위드미’에서 ‘이마트24’로 바꿨다.
하지만 최근 이마트24의 공격 출점에 제동이 걸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초 편의점 개점 거리를 제한하는 자율규약 제정안을 승인했다. 주 내용은 담배소매인 지정 거리 등을 고려한 근접출점 지양으로 편의점 경쟁사 간에도 근접출점이 어렵다. 사업 시작 후 줄곧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사실상 활로(活路)를 찾기 힘든 셈이다.
이마트24가 자율규약 시행 직전인 지난달 31일 덕성여대 앞에 신규 직영점을 내자 25m 거리에 있던 CU 덕성여대 점주가 반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1월 1일 자율규약 제정안 시행을 앞두고 출점해 갈등이 커진 것이다. CU 덕성여대점 주인 임지혜(39)씨는 "자율규약을 하기로 해놓고 다른 편의점 바로 앞에 대기업인 이마트24가 직영점을 여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일매출 130만원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마트24는 노브랜드 상품 철수를 두고 점주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마트는 노브랜드 전문점이 2016년 8월 1호점 문을 연 뒤로 이마트24와 근접출점 논란을 빚자, 지난달 말 노브랜드 상품을 이마트24의 PB 상품으로 대체하겠다고 공지했다. 또 직영으로 운영하던 노브랜드 전문점을 가맹사업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점주들은 "이마트24가 다른 편의점과 차별화될 수 있었던 건 노브랜드뿐"이라며 "노브랜드로 실컷 홍보하고 이제 와서 뺀다니 말도 안 된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마트24가 대체 상품도 제대로 없는 상황에서 발주 중지를 선언하고 신상품 도입도 늦어 매대가 비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24 울산성남점주 김경식(57)씨는 운영 중인 편의점 근처에 노브랜드 매장 두 곳이 들어서며 타격을 입었다. 김씨는 "노브랜드 매장 근접출점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이마트 측이 노브랜드 상품을 철수하면서 매출이 추가로 20~30% 줄었다"며 "새로 넣은 PB상품 일부는 노브랜드보다 가격이 더 비싸고 포장지가 달라 고객들이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노브랜드 근접출점 문제로 이마트 본사와 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마트24 측은 "계절적 원인, 담배·주류 매출 감소 등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어 노브랜드 상품이 빠져서 매출이 줄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며 "노브랜드에 계속 의존하면 상황이 안 좋아질 수 있고 경영주 이익을 늘리기 위해 자체제작 상품을 판매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댓글 자율규약·미니스톱·노브랜드까지...이마트24 '삼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