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박경완은 어디로 갔나.
그는 어제 일본전 선발투수였던 김광현과 같은 팀 선수입니다. 죽어라 슬라이더만 노리던 일본 타자들도 김광현의 속구에는 제법 헛방망이를 돌렸죠. 그런데도 프로짬밥 20년이 다 되어가는 박경완은 패턴의 변화를 꾀하지 못하고 결국 난타를 허용했습니다. 평소 임기응변 보다는 상대의 데이터를 철저히 분석하고 공부해 약점을 파고드는 스타일이니 게임을 거듭할 수록 리드가 나아질 거라고 믿지만, 그래도 어제의 무기력한 패배는 실망스러웠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3루에서 자신을 막아서는 코치와 부딪혀 아웃되는 촌극도 연출했죠. 박경완이 냉정하고 노련한 노장의 모습으로 빨리 돌아오기 바랍니다. 박찬호-이승엽-진갑용-김민재 같은 선참들이 없는 이번 대표팀에서 박경완의 역할은 참 중요하니까요. 어제 마스자카가 좋지 않은 구위에도 제법 버텼던 것은 스스로의 노련함 덕분이기도 하지만 일본 최고 포수라는 죠지마의 안정된 리드 탓이기도 했습니다.
[2] 왜 '무조건' 김광현인가.
대회 시작 전부터 일본이 계속 김광현에 주목했는데 우리가 왜 꼭 정직하게 그 카드를 내줘야 했을까요. 물론 꼼수 쓰고 뒷통수를 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같은 왼손이래도 스타일이 전혀 다른 에이스 류현진이 있는데 너무 뻔한 카드만 내밀었죠. 물론 첫 경기 대만전도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주력 선수들이 제법 빠진 대만의 전력은 보다시피 중국에게도 밀릴 만큼 초라했습니다. 에이스를 내세워 확실하게 눌러버렸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전력 분석 실패일 수도 있죠. 대만전에 장원삼 내고 일본전에 류현진을 대기시킬 수도 있었습니다. 물론 벼랑 끝 승부가 아니었고, 그 경기에 져도 2회전 진출에는 별로 문제가 없지만 콜드라는 치욕은 당하지 말았어야죠. 일본이 워낙 올스타로 나왔으니 전력상 우리가 열세인 건 사실입니다. 그 점을 감안하면 대만과 중국을 잡는 데 주력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힘의 분배>차원에서 대만전 선발 류현진은 결과적으로 쓸데없이 힘을 많이 쓴 셈이 됐습니다. 혹자들은 그러더군요. 닭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썼다고.
[3] 추신수는 절대불변의 구세주인가.
현재 라인업에서 그가 가장 유능한 타자 중 한명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훈련부족으로 컨디션이 궤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지명으로만 써야됩니다. 그래서 결국 어떻게 됐나요. 이대호가 3루로 돌면서 일본전에 뼈아픈 실책을 저질렀습니다. 팀이 겉잡을 수 없이 무너져가는 상황에 내야수의 실책은 결국 GG의 원인이죠. 지금 상황이라면 3루에 이범호나 최정 쓰고 이대호와 추신수를 플래툰으로 쓰는 게 맞습니다. 김현수-김태균-이대호-추신수로 이어지는 라인업이 아깝지만 어차피 국제전은 투수력&수비력 싸움이지 뻥야구로 해결할 게임이 아닙니다. 물론 2회전에 올라가 실전 감각을 익히고 컨디션이 올라온다면 추신수를 중용해야 됩니다. 하지만 그의 컨디션을 올려주기 위해 이대호를 3루로 돌리는 건 팀 전체로 생각하면 하나의 모험입니다. 실전 출격이 가능한 몸을 만드는 건 선수의 몫이죠. 타격 3관왕 출신 이대호가 수비부담을 줄이면 지명 추신수보다 (+)일 수 있으며, 최정이나 이범호가 지금 상태의 이대호보다 타격에서 뒤진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오늘 이범호가 실전에서 그걸 증명했죠. 오늘 라인업에서 빠져야 할 선수는 이대호가 아니라 추신수였습니다.
[4] 손민한은 언제 쓸건가.
현 대표팀 우완중에 가장 강력한 카드는 '윤석민' 입니다. 그는 선발-중간-마무리 어디든 가능하며 베이징에서 스스로 그걸 증명했습니다. 그 다음 카드는 손민한인데 그는 중간보다 선발이 더 어울립니다. 스윙 궤적이 큰 서구 선수들이나 변화구에 약한 중국-대만쪽에 쓰면 좋습니다. 하지만 손민한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2라운드 쿠바나 멕시코전에 등판하기 위해 아껴두는 게 아니라면 그가 나와야 할 경기는 도대체 언제일까요. 개인적으로 손민한이 오늘 중국을 잡고 윤석민은 내일 불펜 대기하는 게 좋았을 거라고 봅니다. 봉중근-윤석민-정대현-이승호-오승환-임창용으로 이어지는 라인이면 복수혈전에 좋은 카드겠죠. 손민한이 불펜 대기할 확률은 어차피 적으니까요.
물론 순위 결정전에 굳이 힘을 뺄 필요는 없고, 김인식 감독이 원래 변칙보다는 강한 순서대로 카드를 내미는 경향은 있지만 그럼 손민한은 언제 씁니까. 만일 컨디션이 안 좋다면 지난 시즌 후반기에 좋은 모습을 보인 김선우로 교체하거나, 오늘 중국전 중간에라도 내보내 실전감각을 익혔어야죠. 너무 결과론으로 흐르는 감이 있지만 류현진에 이어 윤석민까지 괜히 아까운 경기에 내보내 힘빼게 한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제 아무리 방심은 금물이라지만 손민한이면 나쁜 카드도 아니고, 그 변화구와 제구력이면 오히려 중국을 잡기에 좋은 카드인걸요. 일본전 중간계투였던 장원삼도 오히려 대만이나 중국 상대였다면 긴 이닝을 효율적으로 막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5] 김현수는 이제 아무도 못 말린다.
정말 대단한 선수가 됐다는 느낌입니다. 지난 KS의 부진이 큰 트라우마로 남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미 극복하고 업그레이드 된듯 하네요. 매 경기 멀티히트에 거의 모든 타구가 방망이에 제대로 맞고 있습니다. 앞으로 당분간 국내 좌익수들은 국가대표 주전 될 생각 접어야겠습니다. 1번이든 3번이든 당분간 김현수 없는 국가대표는 상상할 수 없겠네요. 비슷한 스타일의 선배 국가대표였던 이병규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국제용이 될 것 같습니다. 정말 국보급 타자를 하나 얻었습니다.
[6] 김태균은 정말 '김재팬'이 될 것인가.
1차전 결승타, 2차전 마스자카에게 140미터 홈런, 그리고 3차전에도 1안타 1타점입니다. 현재 김현수와 더불어 대표팀 타자 중에서 컨디션이 제일 좋죠. 데뷔 시절부터 팬들이 그토록 보고 싶었던 대한민국 4번, 국가대표 중심자리를 드디어 꿰찼습니다. FA시즌, 해외진출을 원하고 있는 선수니 최선을 다해 이번 시즌과 대회를 준비했을겁니다. 그러다보니 성적은 아주 좋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다만 "정말로 일본 가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드네요. 포지션을 생각하면 해외 이적이 쉽지는 않겠지만 어메이징한 성적을 올린다면 또 모를 일이죠. WBC와 올 시즌에 아주 대단한 성적을 올리길, 하지만 올 시즌 후 계약은 꼭 한화이글스와 계약하길 바래봅니다.
첫댓글 저도 올 시즌 후 계약은 꼭!! 한화이글스와 하기를 바래용.... ㅋ 범호두요~~
제가 우스개소리로 이번 WBC는 한화가 다 해먹는다고 농을 하고 다닙니다. 에이스,4번타자,핫코너,감독님..ㅋㅋ
박경완이 제 컨디션이 아닌건 분명해 보입니다. 좀 흥분한거 같아요. 정신이 다른데 가있는거 같기도 하고.. 또한가지 동감하는 부분은 손민한입니다. 전 오늘 중국전에 썼으면 했거든요. 어차피 중간에 쓸것 같진 않기 때문에 컨디션이 안좋은거 같다는 추측밖에는... 일본전은 개인적으로 사실 하라감독이 평가전까지 선수들을 데려와서 관전시킨걸 감안할 때 김광현으로 분위기 몰고 가다가 봉중근이나 윤석민으로 가길 바랬습니다. 지나간 얘기해봐야 의미없지요. 우리가 코칭스탭도 아니고.
으..이대호선수 한화와의 개막전때 호수비 2~3개 보여주고 시즌중에도 종종 대쉬하는 호수비,다이빙캐치등등 좋은 모습많이봐가지고 수비는 그래도 옛날에 3루돌렸던 시절보다 일취월장한줄알았던데 아니었군요 아직 부족한점이 많네요(제가 여태까지 좋은 모습만 자주 봐서요) 기록상으로만 보면 2008년 시즌 이대호 실책 11개,김동주 실책 10개,최정 실책 14개,이범호 실책 7개 해가지고 수비력은 김동주선수와 비슷해진줄알았습니다 (2008년에는 이대호선수 1루를 많이 안봤으니까요) 너무 좋은모습만 봐서요
손민환 선수가 정말 컨디션이 안좋긴 안좋나 봅니다. 이미 황두성이 안좋아서 교체했고 이재우도 썩 좋아보이진 않네요 ㅋ 마땅한 대안이 없는게 더 아쉽습니다.
손민한인데...^^;;
대만이 주력선수가 빠지긴 햇지만 중국한테 질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던거 같은데요..너무 결과론적인 얘기인듯.. 대만전이 첫경기이니 굉장히 중요햇고(만약 졋으면 일본한테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감이 잇는 경기이니) 사실 장원삼이나 손민한은 필승 경기에 투입되는 카드는 아니라고 생각되고여..
근데 경기를 하다보니 예상외로 중국이 강했고,,만약 그냥 그저 그랬으면 손민한이 나왓을듯..윤석민은 1,2위 결정전에 쓰고..근데 중국이 만만치 않은 상대란게 밝혀지고 오늘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이니 3번째 에이스인 윤석민 투입..결과는 싱거웠지만 반드시 이겨야 2라운드에 나가니..
대만이 생각보다 약했고(주축이 바졌다고 해도 그렇게 약할줄이야)..추신수는 언론에서는 1차예선때 감을 키우고 2차예선때 써야 한다고 하든데....개인적인 생각으로는 3루-이범호 주전에 지명에 이대호 가 낫다고 생각합니다(최종은 3루-지명백업)..추신수,,,,그의 활약을 볼수 있었을까요?... 대만전은 어차피 류현진이나,윤석민이 나왔어야 합니다..(대만이 그렇게 약할줄 누가 알았나요?....올림픽때도 어렵게 이겼고 도하때는 우리가 진 대만입니다...대만..조금씩 퇴보하는 느낌이지만 여전히 무시할 팀은 아니지요... (결과론적이지만 장첸밍 등 주축 선수들이 빠진게 쉽게 가지 ㅇ낳았나 십네요
손민한선수는 컨디션문제인지 어떤문제인지 모르겠고..이재우,임태훈선수는 컨디션이 별로...장원삼선수는 좀더 봐야할듯하고.... 임창용,정대현,오승환은 보류
무조건 김광현이라고 생각한게 패배의 원인일수 잇다고 생각합니다(김광현이 올림픽때 잘해주긴 했지만....일본전에서 오히려 장원삼(?)이나 우완이지만 윤석민을 쓰는 것도 괜찮치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네요(위장오더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본입장에서는 제데로 뒷통수 맞은 거니...
만약에 만약에 태균선수가 해외로 진출한다며 일본은 비추고, 미국은 반추(?)입니다. 사실 한국남는게 강추구요^^
별명이는 센트럴리그 1루자리 분명 나긴 날껍니다.. 아 불안해지네요.. 제대로 물이 올랐습니다.. 우리의 4번타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