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갑질'이란 말이 유행입니다.
'을'에게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득을 요구하는 '갑'의 횡포는 유통업계나 원청, 하청의 관계에서만 존재하는 건 아니고 직장 내에서도 상관과 부하 사이에 늘 존재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저는 한 번도 갑의 위치에 서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갑질을 해본 적이 없지만 또 을의 위치에 선 적도 별로 없었던 덕에 을의 설움도 크게 당해본 적은 없습니다. 젊어서야 괜찮다고 하지만 나이 먹어서 을이 된다면 그거 견기는 일이 쉽지 않을 거 같습니다.
요즘 최고의 갑질을 하는 곳과 사람은 국회와 국회의원인 거 같습니다.
국정감사 때만 되면 더 많은 증인을 감사장에 세우지 못해서 야단법석을 떠는 국회의원들을 보면서 그들의 태생은 국민들에게 갑질을 하기 위해서 의원이 된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며칠 전에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을 불러서 한바탕 코메디를 하고는 국민의 시선이 두려운지 자기들끼리 서로 웃기는 사과들을 하고는 다시 시작입니다.
연합사 부사령관이 육군대장을 불러서 열한 시간을 기다리게 해 놓고는 고가 2초의 답변만 듣고 증인을 내보냈다고 합니다.
오늘 중앙일보 뉴스 보도에 의하면
<국토교통위원회 국감에 참고인으로 나왔던 최충렬 여주시 이포2리 이장은 “예”만 세 번 하고 돌아갔다. 그를 부른 새누리당 이노근 의원이 아무 질의도 하지 않자 같은 당 이장우·새정치연합 박수현 의원이 나섰는데 신분을 확인한 수준이었다.
국방위 증인으로 출석한 박선우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은 11시간 가까이 대기했지만 답변 시간은 2초에 불과했다. 새정치연합 안규백 의원이 방위비 분담과 관련해 “주한미군에 강력히 항의하라”고 요구하자 “확인하겠습니다”라고 한 게 전부다.
정작 박 부사령관을 부른 새누리당 한기호 의원은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 이런 ‘일방국감’은 올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위 등 일부 상임위에서 ‘10초 답변’ ‘7초 사과’로 논란이 벌어졌다. >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세종시에 있는 기재부 공무원 100명이 국회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기 위해서 단체로 올라왔다고 하는데 그 중에 몇 사람이나 말을 하고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중요한 게 아니면 증인으로 부를 필요가 없을 거 같은데 국정감사에 큰소리 한 번 치기 위해서 증인신청을 남발하는 국회야말로 우리나라 최고의 갑질인 거 같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