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입추 지나고 처서가 목전이지만
물러날 기색 없는 무더위, 배부른
고양이마냥 쥐는 잡지 않고 낮이고
밤이고 더위 핑계삼아 잠만자는 세월
이 반복될까 싶어,
넓고 넓으며 다시 넓고 넓으니 아득히
세속에서 벗어난 바다, 해수면 자리 깐
백운은 하늘을 벗삼아 천상을 유람하고,
뙤약볕 속 바다를 바라보며 한 가락
시구를,
석등과 조화된 '우도화' 연하디 연한
꽃이 8월의 땡볕에도 굽히지 않고
생명력을 이어가는 자태가 참으로
경이롭고 신비스럽다
눈먼 말이 우낭소리 듣고 한양 가듯
찾아간 레스토랑, 펼쳐진 바다를
볼 수 있는 가장자리 식탁, 옳지
저 자리가 명당이다 싶어,
눈이 먼저 호강하는 돈 까스, 온갖 욕심
다 버리고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삼아
이 음식을 먹겠습니다 두 손 모은다
정해진 프로세스에 따라 만들어 내는
카페 커피 대신 레스토랑에서 제공한
개성 있는 커피, 강력한 잔의 색깔이
먼저 어필하니 두 눈에 광선 에너지
가 켜진다
방파제 연결로 섬 아닌 섬이 된 '쇠 섬'
저 길을 걸으니 뙤약볕 품고온 탁기를
말끔히 털어내 준다, 저녁놀 질때면
나만의 인생 샷을 남길 수 있을 듯,
우주로 오르다가 잠시 멈춘 듯 한 석등,
인기척도 방해될까 싶어 마음 한 자락
얹어 놓고 조용히 카메라 셔터만 누른다
레스토랑 외벽에 꽃을 피운 능소화,
두 달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젊구나
너를 사랑한들 가는 세월을 어이
하랴만!
지천으로 꽃이 마중하는 해안도로,
한 시절 함께 근무했던 동기생 부음
소식이 폰 문자로 전달된다 왜 좀 더
살쟎고,,, 인근 해상의 갈매기 울음소리
만이 애 접은 심사에 슬픔만 더 한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유한한 인생,
그대는 아직 살아 있으니 하늘이 부르는
그날까지 산수유람 즐기며 장쾌한
일탈을 즐기시게나, 부음소식으로
침울해 있는 나에게 그늘을 제공한
거목이 바람결 위로를 전 한다
지금껏 귀 기울여 듣거나 눈여겨
본 자료를 바탕으로 나만의 것으로
소화해 여기 발효 시킨다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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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 속 산수 유람
탁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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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8 08:11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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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맛있는 돈까스가 탁대감을 젊게 만들어주는가 봅니다. 사진으로 보면 누가 시니어라고 부르겠는교. 탁대감은 120살까지는 이상없게 지낼것이요. 사진잘찍어작품잘만들어 세상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니 얼마나 좋은일이겠는교. 작품실력이 나날이 향상되고있으니 중앙무대와서 작품전시회라도 한번 하면 어떠실런지요. 탁대감화이팅.
구비 구비 남해 절경에, 옥구슬 같은 詩句를 읊는 그대 탁대감!
거목밑에 앉으시니 가히 詩仙 이외다, 늘 강건하소서,
좋은데 다녀오셨구려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