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상금 3억원의 주인공은 이세돌 9단과 중국의 창하오(常昊) 9단으로 압축됐다.
4월 3일 한국기원 1층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 바둑 챔피언십 4강에서 이세돌 9단이 김기용 4단에게 237수 만에 흑 4집반승을 거두며 결승에 선착했다.
6개월간의 휴직을 마치고 지난 1월 복직한 이세돌 9단은 첫 출전기전인 비씨카드배에서 결승까지 치고 올랐다. 이9단이 세계대회 결승에 오른 것은 지난해 6월 제21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 결승 진출 이후 10개월 만이다. 당시에는 콩지에 9단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었다.
이세돌 9단은 4강 대국 전까지 김기용 4단에게 4전 전승을 거둬 손쉬운 결승 진출이 점쳐졌지만 중반까지 김4단의 작전에 말리며 패배가 유력했었다. 그러나 상대의 끝내기 실착을 놓치지 않고 물고 늘어져 결국 4집반의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이9단은 이번 대회에서만 벌써 네 번째 역전승을 거뒀다.
특히 16강(콩지에 9단)과 8강(박영훈 9단)에서는 거의 패색이 짙었던 형세를 흔들기로 역전시켰다. 4강전에서 승리한 이9단은 복귀 후 14연승을 질주 중에 있다. 이9단은 3단 시절인 2000년에 32연승을 기록했으며, 2007년에는 24연승을 세운 바 있다.
김기용 4단은 시종 호기롭게 이세돌 9단을 몰아쳐 입단 후 첫 세계대회 결승 진출을 눈앞에 뒀지만, 결국 마지막 끝내기에서 연거푸 세 번이나 큰 실수를 하며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한편 4월 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또 한판의 준결승에서는 중국의 창하오 9단이 한국의 박정환 7단에게 290수 만에 백 불계승하며 대회 첫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승리는 상승세의 박정환 7단이 아닌 관록의 창하오 9단에게 돌아갔다.
국내기전 2관왕인 박정환 7단은 이 대국 직전까지 19승 2패, 승률 90%를 상회하는 전적으로 ‘17세 세계챔피언 등극’을 기대케 했었다. 최근 창하오 9단이 농심신라면배 최종국 역전패와 춘란배 8강에서 허영호 7단에게 패점을 기록하는 등 기복이 심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승리는 상승세의 박정환 7단이 아닌 관록의 창하오 9단에게 돌아갔다. 쌍방 초읽기까지 몰리는 접전을 벌였지만 세계대회에서 3번이나 우승했던 창9단의 노련한 반면 운영에 박7단이 백기를 들었다. 계가까지 갔어도 덤을 극복할 수 없는 형국이었다는 게 바둑TV 해설을 맡았던 유창혁 9단의 설명이었다.
결승에 오른 이세돌 9단과 창하오 9단은 그동안 13번 만나 이9단이 7승 6패로 한발 앞서 있다. 그러나 가장 최근 대국(2009년 제8회 후지쯔배 8강)에서는 창9단이 불계승한 바 있다. 이9단은 지난해 이 대회 4강전에서 조한승 9단에게 패하며 결승진출에 실패했었고, 창9단은 16강 진출에 그쳤었다.
국내외 모든 프로와 아마추어 기사에게 문호를 개방한 비씨카드배 월드 바둑 챔피언십은 세계 최초로 64강 컷오프 상금제를 도입한 것은 물론 예선, 본선 모두를 자비로 출전케 하는 등 기존 대회와는 다른 패러다임으로 신선한 충격을 던져준 기념비적인 대회다. 전기 대회에서는 중국의 구리 9단이 한국의 조한승 9단에게 종합전적 3-1로 승리하며 초대 챔피언에 오른 바 있다.
우승상금 3억원(준우승 1억원)인 제2회 비씨카드배 월드 바둑 챔피언십의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1분 초읽기 3회가 주어지며, 대망의 결승 5번기는 4월 24일부터 29일까지 펼쳐진다. 결승전에 앞서 23일 오후 5시부터는 밀레니엄 서울힐튼호텔 국화룸에서 결승 진출자 기자회견이 열릴 예정이며, 결승 5번기는 바둑전문 케이블방송인 바둑TV에서 정오부터 생중계한다.
[한국기원 홍보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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