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분쟁이 발발한 지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난민들은 안전을 찾아 동부 차드로 피신해 열악한 난민 캠프에 도착하고 있다. 깨끗한 물, 위생, 의료시설에 대한 접근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수단 다르푸르(Darfur) 지역을 탈출해 동부 차드에서 생존하고 있는 실향민 4인의 이야기를 공유한다.
아지즈 아담(Aziz Adam), 서다르푸르(West Darfur) 출신 실향민
서다르푸르 출신 아지즈 아담. 2024년 8월. ©Hareth Mohammed/MSF
우리 가족은 뿔뿔이 흩어져 있어요. 우리는 어머니, 아버지, 일곱 남매까지 합쳐서 모두 아홉 식구인데, 전쟁이 우리를 갈라놨어요. 일부 가족들은 서다르푸르를 빠져나왔지만, 나머지는 아직 우리와 합류하지 못했어요.
우리는 전쟁이 두려워 공포에 떨며 도망쳐 나왔어요. 아무것도 가지고 나올 시간이 없었죠. 심지어 이곳에 맨발로 도착한 가족들도 있어요.
우리는 여기까지 20km를 걸어왔어요. 그 과정에서 신속지원군을 만나 위협을 받기도 했어요. 우리와 함께 이동하던 젊은 남성들 중 일부는 마살리트(Masalit) 족이라는 의심을 받고 체포되어 살해당했어요. 그때 우리도 곧 죽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살아남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피란할 때의 기억이 여전히 남아있어요. 우리가 고향에 남기고 떠난 고통, 그 비극을 떠올리면 절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그렇지만 난민 캠프에서 지옥 같은 순간들을 견디느니 차라리 수단 전쟁터로 돌아가는 것이 낫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제가 이곳에 작년 7월에 도착했으니까 거의 1년이 지났고 저는 이제 24살이 되었어요. 우리가 처한 상황은 비극적입니다. 어려운 상황을 떠나왔지만, 결국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된 거죠.
식수와 식량처럼 기본적인 생필품도 부족합니다. 이리디미(Iridimi) 캠프에서 마지막으로 식량 지원을 받은 게 4-5개월 전이에요.
현재 저와 우리 가족은 절망에 빠졌습니다. 교육, 의료서비스, 그리고 더 나은 미래가 필요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은 암울하죠. 저는 미래가 불확실한 수단과 제가 소속되지 않은 차드 사이에 갇힌 느낌이 들어요.
유세프 모하메드(Youssef Mohamed), 북다르푸르(North Darfur) 출신 실향민
북다르푸르 출신 유세프 모하메드. 2024년 8월. ©Hareth Mohammed/MSF
생각이 끊이질 않아 잠을 잘 못자요. 가족은 멀리 떨어져 있고, 전쟁은 계속되고 있고, 매일 더 많은 사망자 소식이 들려오고 있어요. 저한테는 아내와 딸과 아들 한 명씩 해서 총 두 아이가 있는데, 모두들 엘 파시르(El Fasher)에서 서쪽으로 약 156km 떨어진 카브카비야(Kabkabiya)에 있어요.
저는 이곳에 온 지 8개월 정도 되었어요. 북다르푸르 출신이고, 현재 57살이에요. 저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서 아드레(Adre)에서 차드 동부 이리바(Iriba)로 왔지만, 안타깝게도 일자리를 찾지 못했어요. 일을 찾기 위해서 가족까지 남겨두고 왔기 때문에 마음이 힘들어요. 아내와 형제자매들 모두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요. 제 아이들은 거의 1년 동안 학교에 다니지 못했어요. 지난 6월 이후로 학업이 중단됐죠. 전쟁이 모든 것을 망가뜨렸어요.
저는 12년 동안 당뇨병을 안고 살아왔어요. 전쟁 전에는 치료받기 위해서 항상 카르툼(Khartoum)으로 갔는데, 제가 카르툼에 있을 때 전쟁이 발발했어요. 저는 그곳에서 한 달을 보냈고, 이후에 5개월 동안 게지라(Gezira)주로 이동해서 지내다가 엘 파시르로 갔어요. 이러한 여정 동안 저는 무장단체로부터 괴롭힘, 구타, 위협, 굴욕을 당했어요.
저는 당뇨병 환자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아야 해요. 3개월에 한 번씩 눈, 간, 신장 검사를 받아야 하죠. 하지만 이곳에 온 이후로 이런 진료 서비스를 하나도 찾지 못했어요. 차드에서 당뇨병 치료는 너무 비싸거나 아예 제공되지 않아요. 또한 식단 조절이 필요한데, 여기서는 야채나 과일과 같은 재료를 구하기가 어렵죠.
전쟁 전에 저는 시장에 사무실을 두고 있었고 학교에서 교장직도 맡았어요. 콩, 참깨, 옥수수 농사를 했었는데, 전쟁 때문에 이 모든 것을 할 수 없게 되었어요.
지금 저한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 교육이에요. 하지만 아이들은 아직 카브카비야에 있고, 그들의 운명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에요. 가끔 공습이 있는데, 카브카비야가 전쟁 지역이기 때문에 아이들이 공습을 당할까 봐 걱정돼요.
제 어머니와 형제자매들은 샤크라(Shaqra)에 살고 있지만, 그곳도 여느 수단 지역과 마찬가지로 포격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아요. 저는 아이들과 가족이 담긴 사진 몇 장과 교육 자료가 저장된 플래시드라이브 몇 개만 가지고 왔어요.
저는 수단으로 돌아가길 희망하고 있어요.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 우리 가족이 안정적인 삶을 찾고, 수단 상황이 전보다 나아지길 바랍니다.
살와 살레(Salwa Saleh), 남다르푸르(South Darfur) 출신 실향민
남다르푸르 출신 살와 살레. 2024년 8월. ©Hareth Mohammed/MSF
우리는 도시에서 살아오다가 전쟁으로 인해 도시를 떠나와야 했어요. 난민 캠프에서의 생활을 받아들이기가 어려워요.
심지어 가족들 중 몇 명은 아직 수단에 남아있어요. 그들은 늘 조국인 수단을 떠나지 않겠다고 말해요. 우리 모두 전쟁이 곧 끝나길 희망하고 있어요. 우리 모두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전쟁은 예고 없이 갑자기 일어났어요. 우리는 너무 급하게 떠나는 바람에 중요한 소지품이나 추억이 담긴 물건 그 무엇도 가지고 나올 시간이 없었어요. 니알라(Nyala)에 아름다운 것을 너무 많이 두고 떠났어요. 제 아이들은 아버지를 잃었죠. 이곳에 오기 위해서 우리는 티나(Tina)에서 니알라로 이동했는데, 보통 이틀이면 도착하는데 우리는 나흘이 걸렸어요. 신속지원군과 수단군 간 전투 지역을 통과해서 왔는데, 끔찍하고 힘든 여정이었어요.
저는 이 캠프에서 1년 2개월 동안 지내고 있어요. 이곳에서 사는 것은 마치 벽도 울타리도 없는 집에 사는 것과 같아요. 우리는 여전히 식량과 깨끗한 식수, 적절한 교육, 병원, 의료서비스가 부족한 상황에 시달리고 있어요.
전쟁 전에는 일을 하러 나갔다가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돌아오는 게 일상이었어요. 필요한 건 쉽게 충족할 수 있었죠. 하지만 전쟁이 시작되고 삶이 상당히 어려워졌어요. 일상으로 돌아가서 안전하고 안정적인 삶을 살고, 아이들은 학교로 돌아갈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길 바랍니다.
저는 제 아이들을 위한 더 나은 미래를 꿈꿉니다. 수단 전쟁이 끝나면 여행도 하고, 교육 과정도 마치고, 새로운 언어도 배우고, 일자리도 찾고 싶어요. 아이들을 부양하고 가족을 돌보고 싶어요.
아미나 술레이만(Amina Suleiman), 중앙 다르푸르(Central Darfur) 출신 실향민
중앙 다르푸르 출신 아미나 술레이만. 2024년 8월. ©Hareth Mohammed/MSF
전쟁은 제가 살던 잘링게이(Zalingei) 지역에서 2023년 4월 15일 시작되었어요. 같은 날 카르툼에서도 전쟁이 일어났죠. 우리는 전쟁이 끝나기를 계속 바랐지만 현실은 달랐어요. 잘링게이와 피란길에 목격한 것들은 절대로 잊지 못할 거예요. 그 기억들은 제 뇌리에 깊이 새겨져 있어요. 우리 아이들도 그 기억들 때문에 괴로워해요. 무기를 가지고 있는 척하면서 막대기를 가지고 놀아요.
아이들은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고 있죠.
수단에서 우리는 폭격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침대 밑에 숨곤 했어요. 이러한 기억이 고통스럽지만, 여기서 우리는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저는 이제 24살인데, 제게 미래가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곳에는 2-3살짜리를 포함해 아이들도 있는데, 이 아이들은 더 나은 삶을 누릴 자격이 있어요.
저는 이 캠프에서 2023년 8월 4일부터 1년 1개월 동안 생활하고 있어요. 이곳에서의 삶은 녹록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곳에 도착한 이후로 재정 지원을 다섯 번 밖에 받지 못했어요. 식량과 물이 부족합니다. 보통 이틀에 한 번씩 받지만, 나흘을 기다려야 할 때도 있죠.
이곳에서는 교육받은 사람들조차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요. 상황이 심각해요. 또한 우리는 보건 위기에 직면해 있어요. 캠프에는 보건센터가 없고, 심장 및 눈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전문의도 없어요. 산과 치료가 필요한 여성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어요. 이전에 머물던 캠프에서는 보건센터에 의약품도 없었어요.
우리는 심리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여기 있는 많은 사람들이 전쟁으로 가족을 잃었어요. 사람들은 실종되거나 수단 전역에 흩어져 있거나 아직 다르푸르에 남아있어요. 전쟁이 우리를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갈라놨죠. 캠프에 있는 사람들 모두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있어요.
선택할 수 있다면 저는 죽더라도 수단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이 캠프에서 죽는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요.
첫댓글 전쟁이 주는 두려움과 공포가 얼마나 클지....난민 생활이 얼마나 힘들지 우리가 다 알 수는 없지만 그들의 고통과 그들의 어려움을 위해 함께 기도합니다.
속히 전쟁과 폭력이 멈추고 그들 모두가 고향으로 돌아가 일상이 회복되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