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 처갓집으로 떠나신 이태현 회장님의 소천 소식을 접하고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전화나 SNS를 통하여 서로 교류를 하다가 서로 얼굴 한 번 보지 못하지만 나중에 언젠가 곧 만날 것 같다가 결국 상대방이 고인이 되어서야 문상을 가서 처음으로 마주하는 경우가 있다.
젊은 날 군산에서 결혼한 후 신혼 때였다. 당시 군산 오식도에 사시던 동서 형님이 한 분 계셨는데 처갓집에서 동서 형님이 남의 집 귀한 딸 데려다가 고생만 시키고 술 먹으면 주사가 심하다고 굉장히 미워했었다. 그래서 내가 결혼해서도 처가에서 그 형님을 만나지 못하도록 했다.
그래도 그 형님은 오식도 섬에서 군산 시내로 나오실 일이 있으면 내가 근무하는 은행으로 전화를 해서 한 번 보자고 하셨다. 그런데 전화를 하실 때는 항상 취해계셨던 것 같다. 그리고 전화를 주실 때는 공교롭게 내가 바빠서 시간을 낼 수가 없었다.
나는 아무리 처갓집에서 만나지 말라고 해도 나도 술을 좋아하고 남자들 술 마시면 다들 주사 좀 부리지 않나 싶어 못 만날 일은 아니라 생각하고 한 번 뵈려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교통사고로 돌아가셔서 결국 고인이 되신 형님을 문상을 가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뵌 일이 있어 그때 많은 후회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오늘도 서로 Cyber상에서 교류를 하다가 언젠가 한 번 뵈려했었는데 결국 뵙지도 못하다 임실문인협회 이태현 회장님께서 돌아가셨다는 부음을 듣고 임실로 문상을 가는 길이다. 나는 우연한 기회에 임실문협 김여화 선생님과의 인연으로 3년째 임실문협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데 1년에 두 번 봄.가을에 임실문협 문예지가 나오면 출판기념회를 하는데 나는 매번 회장님과 회원 분들 한 번 뵈러 간다 간다 하면서 못가고 있다가 회장님께서 운명을 하셨다는 부고를 오늘 아침 출근길에 받고는 회사에 들려 휴가를 신청하고 내려가는 길이다.
고인께서는 전북일보 기자를 시작으로 수필가와 시인으로 등단하신 이후 평생을 우리 고향 임실지역 문화를 지키고 예술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분이시다.
우리는 미련해서 그런지 항상 미적미적 거리다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는 만나야 할 분들은 미루지 말고 서둘러서 만나야겠다. 그래서 그랬는지 서양의 유명한 작가 버나드 쇼는 그의 묘비명에 이렇게 적었단다. "미적미적 망설이다 내 그럴 줄 알았어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라고 말이다.
끝으로 고인이 되신 회장님의 명복을 빌며 고인께서 생전에 쓰신 시 중 "내 처가는 하늘나라"라는 시 한 펀을 올려본다.
★내 처가는 하늘나라/이태현★
♥인근 춘향골이 처가였다
장인장모 수십년전 하늘나라로
이사 가셨다
마누라도 몇년전
친정부모 보고 싶다며 따라갔다
내 처가는 하늘나라다.♥
회장님!
하늘나라에 가셔서 그리운 사모님도 만나 뵙고 천국에 계신 장모님께 씨암탉도 한 마리 잡아달라고 하시고 그곳에서는 아프지 마시고 편안하게 지내시길 기원합니다.
관촌 촌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