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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골드스타인, 불타는 창문, 1977년/2015년 재제작, 나무와 아크릴판·조명 등, 가변크기.
불타는 창문
어둡게 칠한 벽면 정중앙에 격자 창틀이 있다. 창틀에는 빨간색 아크릴판이 끼워져 있고, 조명이 깜빡여서, 마치 창 너머에 거센 불길이 일어난 듯하다. 물론 전시실에 불이 났을 리 없고, 열기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와 유사한 장면을 숱하게 보아왔다. 붉게 물든 창은 지옥 같은 재난의 전조다.
캐나다 출신 미술가 잭 골드스타인(Jack Goldstein·1945~2003)은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흔히 ‘픽처스 제너레이션’이라는 작가군과 함께 언급되곤 했다. 이들은 텔레비전, 광고, 영화 등 대중매체의 이미지가 우리의 시각 환경을 어떻게 장악하고, 세계에 대한 인식을 규정하는지 비판적으로 탐구했다. 특히 골드스타인은 단순히 대중적 이미지를 차용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이미지와 현실의 괴리, 이미지를 대하는 관객들의 윤리적 태도를 끝없이 질문했다.
‘불타는 창문’의 상황은 혼란스럽다. 우리는 창문 안에서 바깥을 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창밖에서 안을 들여다보는 것일까? 한 가지 분명한 건, 작가의 말처럼 창문이 ‘안전하지만 깨지기 쉬운 장벽’이라는 점이다. 작품은 관객과 재난 사이에 거리를 두는 것 같지만, 저 너머에서 일어나는 일이 곧 이곳에 들이닥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을 남긴다. 붉은 창 앞에서 느껴지는 차고도 고요한 공기는 오히려 불안을 증폭하는 영화적 장치다.
지금 한반도를 포함한 세계 곳곳은 역대 최악급 폭염에 휩싸여 있다. 기온이 체온보다 높고, 산불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한때 영화 속 재난의 은유였던 붉은 창은 이제 더 이상 비현실적 장치로만 남아 있을 수 없다.
이 여름, 우리는 언제까지 창 너머에 머물 수 있을까?♧
♬- 들꽃, 유익종
1.일자 : 2025.07.09(수)
2.장소 및 코스 : 설악산 오색-대청봉-공룡능선-소공원
3.인원 : 야초님, 파아란님과 지인 등 총 23명
4.날씨 : 낮최고 29도 예상, 새벽에 구름끼고 이후 대체로 맑음. 실제론 강한 바람이 불고 해가 나왔다 들어갔다해서 등산하기엔 좋았음.
5.시간 : 화 22:55 대전 IC 출발 - 수 01:55~02:20 인제터미널 부근 주차장 식사 - 03:00 한계령 - 03:30 오색 출발 - 06:14 대청봉 - 07:29~08:00 희운각 조식 - 09:40 1275봉 - 11:15~25 마등령삼거리 - 13:20~30 금강굴 - 13:42 비선대 - 15:00 소공원 하산완료후 셔틀버스 탑승 - 18:55 C-1지구 주차장 출발 - 20:53~21:00 원주휴게소 - 22:44 대전 IC 도착 *총 산행시간 11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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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테니스를 치다 무릎을 다쳤다.
취소를 고민하다 약속도 있고 당일 취소는 아닌것 같아 결국 무릎보호대를 준비하고 마눌님 차로 10분전 원두막 도착.
그런데 기사분이 깜박하고 한국병원 앞(5명 승차 예정)을 패스해서 그 사람들이 택시타고 올때까지 기다린다.
출발부터 뭔가 어수선하다 ㅠ
버스는 청주에서 3명을 태운뒤 인제 버스터미널 근처 주차장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남교리 부근에서 잠시 멈춘 뒤 새벽 3시 한계령에서 4명의 젊은 친구들을 내려준뒤 새벽 3시 25분경 오색에 도착
<1> 새벽 3시 30분
화장실에 다녀온뒤 남설악탐방지원센터(오색) 출발
<2> 칠흙같은 어둠과 후덥지근한 공기를 뚫고 악명높은 오색코스의 끝없는 급경사 돌계단길을 오른다.
얼굴에서는 굵은 땀방울이 뚝!~뚜욱~~뚝.
<3> 1차 급경사구간이 끝나는곳 쉼터에서 파아란님은 점점 약해지는 야초님과 나의 랜턴을 보고 본인의 예비 랜턴을 건네준뒤 일행과 먼저 간다.
잠시뒤 도착한 야초누님과 우리도 고우~
<4> 어둠의 세상에서 새하얗게 빛나는 꿩의 다리가 눈에 들어온다.
<5> 물소리가 들리며 다리가 나오는것을 보니 대략오색~대청봉 코스의 중간쯤에 위치한 설악폭포가 근처인듯하다.
다리 아래로 내려가 굵은 땀방울들을 씻어 내고 오르다보니
<6> 새벽 5시 16분!
일기예보상 일출시간이 5시17분였는데
어느새 오른쪽 동녁하늘에는 여명이 밝아오고
<7> 안내지도를 보니 얼마 안남았다.^^
결정적으로 이제부터는 급경사라고 써있지만 룰루랄라 산길~ㅋ
<8> 나에겐 오색코스의 상징과도 같은 나무.
볼때마다 자연의 생명력이 얼마나 강한지 경외심이 들정도이다.
<9> 나의 아이들 또 그 아이들의 아이들도 이 모습을 볼 수있도록 오랫동안 이 자리를 지켜주길 바랄뿐~
<10> 정상이 가까워지며 일부러 천천히 진행해준 파아란님을 만났다. 야초님아 제일 좋아한다.^^
자기 페이스를 늦추며 일행을 기다려준다는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기에ㅋ
주변에는 안개비의 물방울들을 머금은 야생화와 풀잎들이 가득해 싱그럽기 그지 없다.
<11> 오전 6시 15분경 대부분 그랬듯 오늘도 대청봉 정상엔 거센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마치 아무나 올라올수 있는곳이 아님을 알려주듯이~~
(실제로 어떤 남자 산객이 야초님 앞으로 넘어짐)
그러거나 말거나 칠순의 야초님 내집 안방마냥 정상석을 붙잡고 미소를 보여준다.^^
참 생각할수록 대단한 띠동갑 누님이시다.ㅋ
<12> 야초님 젊은 시절(? ^^)을 떠올리게 하는 준족의 파아란님~
닉네임처럼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어야하는데 죄송
<13> 저만 파아란 하늘 배경이라 죄송ㅠ
그런데 사실 이 사진찍을때 하늘이 잠깐 열린줄 모르고 두분 다 내려간뒤 그 거센 바람속에서 5분 더 기다리다 한컷 찍었다.
<14> 중청대피소 가는길은 여전히 안개 가득~
<15> 잠시 구름사이로 하늘이 열리며 속초 앞바다에 햇빛이 반사되어 붉게 보인다.
<16>중청을 내려서는 사람들~
구름만 없었다면 내설악의 장관이 눈 앞에 시원스럽게 펼쳐졌을텐데,
아쉽지만 이 만큼이라도 보여주는것에 감사와 만족을^^
<17>중청을 지나 소청을 내려서면서 저 아래 희운각 대피소가 보이고
<18> 우리가 오늘 가야할 공룡능선도 보인다. 희미하게나마
아 신선대에 올라서면 공룡의 등뼈들이 선명히 보이길 바라며 희운각으로 향한다.
<19>오전 7시 59분~ 희운각 대피소 도착
산행객들의 아픈 부위를 케어해준다는 프로그램 안내 현수막을 봤는데 다행히 아직까지 무릎보호대가 제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20> 금강팀에서 준 찰밥 대신 야초님아 가져오신 샌드위치와 빵 등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결국 밥과 반찬 기타 주점부리들은 마등령 삼거리에서 먹으려 했으나 기회가 안되 그대로 집으로 가져와 밤 11시 넘어 라면 2개에 찰밥을 말아먹었다.
<21> 드디어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 공룡능선이 한 눈에 조망되는 신선봉에 올라섰다.
<22> 가야 할 공룡의 등줄기들~
오히려 구름으로 인해 더 신비롭고 거대해 보인다.
어쨌든 비록 최고의 조망은 아니지만 이것도 감사.
<23> 오늘 내 산행기의 공식모델 야초님
<24> 지금까지 걸어온 반대편 대청봉은 여전히 구름세상이다
<25> 공룡의 약한 맛>^<
우 그런데 오른쪽 등산화 밑창이 뒤쪽부터 떨어진다ㅠ 아직 갈길이 먼데~
가지고 있던 싸리나무 지팡에 매달라 리본끈으로 응급조치
오른쪽 무릎에, 오른쪽 등산화라 오른쪽이 문제ㅠ
<26> 그래도 간간이 이국적인 야생화 산솜다리(에델바이스 아님)도 만나며
<27> 공룡 등뼈의 본 모습을 제대로 보며 그 한가운데로 점점 깊숙히 들어간다.
다행히 시원한 바람이 계속 불어준다.
산객도 거의 없고
복 받은 날이다.
<28> 저멀리 1275봉이 보인다.
<28-1> 야초님이 한컷 찍어주신다.
<29>희운각과 마등령의 거의 중간지점 이정표다.
이 이정표 아래에 작은 계곡물이 있어 가끔 식수를 보충했었는데 오늘은 가물어 물이 거의 없다.
<30> 거대한 바위와 바위 사이로 난 거친 길을 걷는다. 오늘 하루 공룡을 전세 낸듯~
<31> 드디어 1275봉 도착
공룡의 절반이상을 지나왔다.
좀전에 파아란님 일행의 뒷모습을 잠깐 봤었는데 그게 마지막~^^
<32> 좀처럼 끝나지 않는 바위길을 지날때쯤 우리와는 반대로 소공원에서 출발해 금강굴로 올라 공룡을 타는 팀들의 선두그룹을 만났다
<33> 거대한 바위틈에 자라는 자주 꿩의다리. 주어진 자리에서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 포기하지마!
<34> 여기는 공룡능선의 정체구간이다. 단풍철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예외없이 멈춰서서 양보를 외치거나 심할 경우엔 욕설과 고함이 울리는 곳!
오늘은 아무도 없으니 야초님이 편하게 넘어온다.
<35> 마등령삼거리 1.2km
이제 나한봉만 넘으면 되는데 마지막 고비다.
<36> 그런데 펜**님을 만났다.
오후 5시까지 하산하려면 부지런히 걸어야할텐데 걱정이다.
결국 펜**님은 오후 6시 다되서 도착
<37> 세존봉이 보이는 일명 바람의 고개를 지나 펜**님보다도 늦게 움직이는 두분의 금강팀을 만났다.
이런 이런 큰일이다. 저 속도면
결국 이분들은 양폭대피소 지나며 119를 부르게 되고 우리는 하염없이 기다리다 오후 7시쯤 대전으로 출발하게 된다.
<38> 나무사이의 자연이 만든 틈(화분?^^)에서 피는 기린초를 봤는데 자세히 보니
<39> 그 뒤편엔 어린 단풍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문득 이순옥 작가의 "틈만나면" 이란 시화집이 떠오른다.
조금이라도 틈만있으면 강한 생명력으로 어떻게든 살아가는 생명을 주제로 한 책이다.
<40> 나한봉을 향한 마지막 고비를 넘어간 뒤
<41>그림같은 곳을 마지막으로 오르락 내리락의 바위구간이 끝난다. 시원섭섭?^^
<42> 오전 11시 15분경 드디어 마등령 삼거리 도착!
야초님 파아란님과 통화해보니 기다리다 출발했단다.
야초님과 둘이 밥을 먹을까하다 가볍게 남은 샌드위치와 간식으로 점심 해결^^
<43> 비선대로 향하며 바라본 공룡능선~
아직도 구름이 오락 가락.
그런데 마등령을 지나며 공룡에서 맞이했던 만큼의 시원한 바람은 불지 않는다
<44> 하산길 눈앞에 펼쳐진 암릉미가 장난 아니다.
<45> 왼쪽 동북쪽으로 울산바위가 보인다.
그리고 그아래 3년전 설악태극종주때 지나간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46> 비선대 1.8km~ 다왔다.
<47> 끝난듯 끝나지 않은 바위길
사진만 그렇지 험하지 않다.
<48> 내리막길에 바라본 풍경
<49>비선대를 향한 마지막 내림길 돌계단들
이때쯤이면 누구나 발뒤꿈치가 뜨끔뜨끔하다
나도 마찬가지~^^
다행히 거짓말같이 다친 무릎은 보호대 잘 커버해주고 있다.
<50> 현재 시간 오후 1시가 조금 넘었기에 시간여유가 충분해 금강굴로 향한다.
금강굴 상단 전망대에서 본 천불동 계곡의 모습.
아쉽게도 계곡에는 물이 바짝 말랐다ㅠ
그래도 여기서 바라보는 경치는 봉정암 사리탑 전망바위와 오세암 망경대와 더불어 설악 3대 비경에 속한다.
<51> 말이 필요없다.
<52> 이 더운날 바위를 타다니?
알수없는 바위의 매력이 그들을 당기고 있나보다.
<53> 보기만 해도 우뚝하다.
<54> 저 푸르른 물속으로 풍덩 뛰어들고 싶지만 자연보호와 벌금이 무서워
<55> 파아란님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아래쪽에서 소박하게 탁족을 한다.
<56> 신흥사 청동불을 지나 일주문 식당에서 야초님이 사준 콜라로 더위를 날려버리고
<57>오후 3시 소공원입구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C지구 주차장에 도착
화장실에서 간단히 씻고 있는데 청소하시는분들이 샤워금지라며 이러쿵 저러쿵
결국 가져간 수건으로 바닥물기까지 청소
이래서 사람은 타이밍이 중요한듯~
<58> 옷갈아 입고 오늘은 막걸리와 김치찌개 뒤풀이 대신 버스안에서 캔맥주와 파프리카로 대체한다.
오후 5시에는 출발하기로 했는데 오후 7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출발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기에 더운 날 큰 사고없이 복귀한것에 대해 만족해야하나?
늦은 출발 덕분에 길은 막히지 않아 차는 신나게 달리고 달려 휴게소 들리고도 2시간 40분만에 대전 도착하며 사연많은 설악산 공룡능선산행을 마무리 한다.
첫댓글
이 폭염에 설악을 다녀 오셨어요
야밤 산행인가 봅니다
대단하십니다
와...
네 부디 오늘도 행복 하셨으면 합니다.
@행운
더위와 하루도 잘 마무릴 하면서
이 시간 다시 들어 와 봅니다
무척 덥네요
아휴
겨울이 좋아라.......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