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 장려한 일몰을 보는 것도 여행의 좋은 테마가 된다. 일몰 장면은 일출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해가 완전히 넘어간 뒤,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붉은 노을을 감상하는 것이 바로 일몰 여행의 백미라 할 수 있다. 맑은 날 해가 진 뒤 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이는 진한 노을은 가히 장관이라 할 수 있다. 날씨 좋은 날 여행 코스를 잡을 때 일몰 여행지를 넣어 멋진 일몰을 즐기는 것도 여행을 한층 즐겁게 하는 방법이다.
인천 강화 장화리
강화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일몰 명소가 바로 장화리이다. 갯벌 너머에 작은 솔섬이 하나 있어 이 솔섬 뒤로 떨어지는 일몰이 아름답다. 장화리 낙조는 강화청소년수양관 앞에서 많이 보게 되는데 이곳에서는 솔섬이 보이지 않는다. 정확한 낙조 포인트는 장화리 해수욕장에서 강화청소년수양관으로 가다가 청소년수양관 못미처에 있는 시멘트길로 내려가야 한다. 이 길을 내려가면 바닷가 제방이 있는데 이 제방이 장화리 낙조의 포인트이다. 이곳이 솔섬 뒤로 떨어지는 멋진 낙조를 볼 수 있는 자리다. 장화리는 서울에서 가깝고 또 강화도에 볼거리가 많아, 일몰을 생각하고 하루 나들이를 떠나기에 좋은 곳이다.
경기 시흥 오이도
지하철을 타고 가서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지하철 4호선 종점이 오이도역인데, 물론 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는 아니다. 오이도까지는 오이도역에서 또 버스를 타야 하는데 버스가 빙빙 돌아가므로 사람이 여럿이면 택시를 타는 것이 차라리 낫다.
오이도 일몰 포인트는 붉은 등대 옆 선착장 부근이다. 이 부근에 작은 어선들도 많고, 시야도 잘 트여 있어 일몰을 감상하기 좋다. 좀 미리 간다면 오이도 북쪽에 있는 옥구공원에 들러 가볍게 산책을 즐기는 것도 좋다. 옥구도라는 섬(이제는 매립되어 섬이 아니다)을 한 바퀴 도는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그리고 오이도 앞에는 조개구이집들이 즐비하다. 일몰을 감상한 뒤에 조개구이를 먹고 와도 좋다.
충남 태안 안면도
충남 태안은 긴 서해안을 끼고 있어서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아주 많다. 그중 대표적인 곳은 학암포와 안면도의 꽃지해변이다. 이 둘 중에서도 다시 한 곳을 뽑으라면 역시 꽃지해변이라 할 수 있다. 꽃지해수욕장 앞에 예쁘게 서 있는 두 개의 솔섬 때문에 서해안을 대표하는 낙조 명소가 되었다. 평일에도 맑은 날이면 낙조 시간에 맞추어 사진작가들이 몰려든다. 꽃지해수욕장 앞의 이 두 솔섬은 좀 큰 것이 할아비바위이고 작은 것이 할미바위이다. 계절에 따라 해가 떨어지는 지점이 달라지지만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를 앞에 놓고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낙조의 모습은 황홀하기 그지없다. 물이 빠질 때면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까지 걸어 들어갈 수도 있다.
전북 부안 솔섬
흔히 변산반도로 알려진 전북 부안의 솔섬 역시 대표적인 일몰 명소이다. 앞바다에 살짝 떠 있는 작은 솔섬이 멋진 일몰 장면을 만든다. 섬은 작지만 섬에 있는 소나무들이 기기묘묘한 형태여서 붉게 떨어지는 석양과 어우러져 멋진 일몰 풍경을 만드는 것이다. 이곳의 낙조 포인트는 전북학생해양수련원이다. 이 수련원은 일반인들에게도 개방되어 있어 누구나 들어갈 수 있다. 이 수련원으로 들어가 곧장 바다를 향해 가면 작은 바닷가가 펼쳐지는데 이 자리가 일몰 포인트이다. 이 자리에서 보는 일몰이 솔섬 뒤로 떨어지는 멋진 일몰이다. 부안 역시 내소사와 채석강 등 볼거리가 많고 또 먹거리도 많아 1박 2일 일정으로 일몰 여행을 떠나기에 적당한 곳이다.
전남 순천 순천만
순천만은 우리나라 최고의 일몰 명소라 할 수 있다. 해가 바다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유명한 순천만의 ‘S’자 수로를 붉게 물들이는 일몰 장면은 한 번 본 사람이라면 도저히 잊을 수 없는 환상적인 풍경이다. 대표적인 일몰 포인트는 용산전망대이다. 순천만에서 갈대숲 사이로 길게 이어지는 나무데크길을 따라가면 용산이라는 작은 산이 나온다. 이 산에 올라 산길을 따라가면 비교적 넓은 공간이 나오는데 이곳이 일몰 포인트다. 순천만 일몰을 감상하려면 물때를 보고 가야 한다. 일몰 시간이 물이 빠지는 간조시간과 겹쳐야만 멋진 ‘S’자 수로를 볼 수 있다. 물이 차는 만조 때는 ‘S’자 수로가 드러나지 않는다.
경남 통영 달아공원
통영의 달아공원은 통영시내에서 남쪽으로 통영대교를 건너 들어가게 되는 미륵도에 있는 작은 공원이다. 이 미륵도는 해안선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도는 도로가 개설되어 있는데, 이 도로를 달리며 바라보는 해안 풍광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드라이브를 즐기는 도로이다.
그 미륵도 일주도로의 가운데 자리한 공원이 달아공원이다. 달아공원 자체는 이렇다 할 시설은 없다. 관해정(觀海亭)이란 정자가 하나 있을 뿐이다. 그러나 달아공원의 해안가로 올라서면 한려수도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평온한 바다 위에 둥둥 떠 있는 섬들이 그대로 한폭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이 섬들 뒤로 떨어지는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경상도 지역에서는 최고로 꼽히는 일몰 포인트로 알려진 곳이다.
사진 제공 : 통영시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