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위 시는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백석 시인이 쓴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라는 시이다. 뭔가 뜻깊기는 한데.. 막상 읽어보면 배경을 이해를 못하겠어서 해석을 찾아보았다. 백석 시인은 음식점에서 진향이라는 어여쁜 여인을 만나게 되는데 집안의 반대로 서로는 필연을 맺을수 없게 된다. 진향은 실망해 백석 몰래 다른 지역으로 떠나지만 또 백석은 진향에게 찾아가 1년동안 동거생활을 한다. 하지만 또 부모님 때문에 다시 찢어지게 되고, 백석을 원망하며 진향은 서로의 관계를 정리하려고 한다. 백석이 함께 도망가자고 했지만 진향은 단호하게 거절하고 이후 둘은 영원히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
운명은 어찌보면 필연적이고 우연적이다. 우리 주변 삶 속에서 만나왔던 아무렇지 않았던 것들을 뒤돌아보면 어쩌면 모두다 운명적으로 만난 것일수도 있다. 그 사람을 만난것도, 이런 부모님 아래서 자라는 것도, 나의 배우자도, 모든 것은 정해져 있겠지. 가끔 무너져 내리는 듯한 상황이 찾아올때도, 나만 일이 안 풀리는 것 같은 떄도 모든것에는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모든 것에는 순서와 차례가 있듯이 성급하지 않고 때를 기다리는 우리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