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도의 핵심은 긍휼입니다. ♥
생명의 삶 QT 2021. 11. 15
욥기 25:1~6
오늘의 본문에서는 수아 사람 빌닷이 욥의 주장함을 듣고 하나님에 대한 이해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가 말하는 내용은 하나님의 위엄과 주권에 대한 것으로 욥 25:5 “비록 달이라도 하나님에게는 밝은 것이 아니며, 별들마저 하나님이 보시기에는 청명하지 못하거늘,”이라고 하였습니다.
위엄(awe)이 높고 거룩함으로 어떤 피조물도 비교할 수 없는 광휘(光輝)를 지니신 하나님에 비하면 사람의 모습은 욥 25:6 “하물며 구더기 같은 사람, 벌레 같은 인생이랴”고 말합니다. 맞습니다. 하나님에 비하면 인간의 존재는 공중에 떠다니는 미세한 한 조각의 먼지와 같고 잠깐 머물다 사라지는 안개와 같습니다.
그러므로 인간은 하나님 앞에 설 때 내 의(義)를 주장할 수 없고, 권리 또한 내세울 것이 없는 초라하기 그지없는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나올 때 나의 고백과 간구에 ‘긍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야 할 것입니다. 긍휼은 영어로 compassion입니다. 나를 동정하여 하나님께서 내 편이 되어주시고 나를 불쌍히 여기셔서 나의 연약함을 옹호(擁護)하여 주실 것을 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저는 이번 겨울에도 교회의 서재에서 지내기 위해 간이침대에 1인용 실내텐트를 쳐 놓았습니다. 이렇게 교회에서 밤을 보낸 것이 어언 5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연유는 이러합니다.
제가 섬기는 교회의 한 성도가 주식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빚을 지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주식으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하면서 자기에게 돈을 투자하면 매월 2%의 수익을 올려주겠다고 하여 돈을 빌리기 시작했습니다. 때로는 주식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저 사람에게 돈을 빌려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의 돌려막기를 하다 7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빚을 지게 된 것입니다.
결국, 돈을 빌려준 사람이 자기의 돈을 받지 못하자 사기죄로 고소하여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갇히었습니다. 내게 속한 교인이 차디찬 감방에서 지낸다는 사실에 제 마음은 몹시 슬펐고, 집에서 편한 잠을 잘 수 없도록 하였습니다.
그래서 교회의 서재에서 나도 갇힌 사람 되어 함께 고통을 나누자는 의미로 간이침대를 구해 지내며 하나님께 긍휼을 구한 것입니다. 형제의 죄를 나무라고 정죄하기에 앞서 나의 연약성을 하나님께 내놓고 긍휼을 구했습니다. 그렇게 그 형제가 실형을 마치고 돌아올 때까지 긍휼의 자리에 저를 내놓았습니다.
그렇지만 그 형제는 끝내 주식중독에서 벗어나지 않고 사채를 쓰기까지 하면서 저에게도 돈을 빌려달라고 하였고, 저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빌려주었습니다. 그렇지만 받을 생각은 아예 없었습니다. 그리고도 또다시 궁지에 몰리자 제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자기를 위하여 기도하는 목사이기 때문에 한없이 자기의 어려움에 동참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가 주식으로 대박을 터트리면 이 모든 것에 넘치도록 갚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런 그에게 저는 단호하게 지금의 현상은 주식중독이니 거기서 벗어나라고 충고하였습니다. 그리고 목회자는 더는 돈에 얽힐 수 없다고 거절하였습니다. 이 말을 듣고 형제는 슬픈 낯빛을 띠고 교회를 떠나고 말았습니다.
작은 교회에서 한 가정이 떠나는 아픔을 겪었지만, 저의 기도는 변함없이 하나님께 긍휼을 구했습니다. 엎드려 오직 하나님의 긍휼만이 나의 어리석고 연약함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믿고 구하였습니다.
그 결과 한 가정이 떠났지만, 그 자리에 다른 성도들로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주에도 두 분의 귀한 성도가 교회에 출석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저의 기도의 핵심은 긍휼입니다. 하나님께 긍휼함을 받은 사람은 이웃을 불쌍히 여길 수 있고, 원망하지 않고 감싸 안을 수 있는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음을 저는 체험하였습니다.
오늘도 한 자매의 아픔을 가슴에 안고 금식하며 주님께 긍휼을 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