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14일 2시간 부분 파업을 벌였다. 여름휴가에서 복귀한 직후인 지난 10일 오전ㆍ오후 2시간 씩 파업한데 이어 두 번째다. 노조는
12일 주말 특근도 거부했다. 회사 측은 이런 파업과 작업거부로 약 1천300억원의 생산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경쟁사인 일본 도요타는 지난해 국내외에 자동차 1천만대를 판매했다. 2014년부터 3년 연속이다. 반면 현대차는 486만대를
팔았다. 도요타의 절반 수준에 못 미친다. 게다가 2015년보다 내수와 수출에서 10만대 가량 줄었다. 특히 중국 수출이 크게 감소했다. 사드
배치로 인한 정치적 상황 때문이란 분석도 있지만 그동안 가격 경쟁력에서 뒤지던 중국차가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란 지적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하지만 도요타와 현대차 노조의 상황 인식은 완전히 반대다. 도요타는 지난해 기본급 1천 300엔 (우리 돈 약 1만 3천600원)
인상에 합의해 62년 노사 무분규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차는 지난 2012년을 시작으로 6년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또 현대차 노조는 올해
기본급 15만원 인상을 요구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근로자 임금은 현대차가 더 많다. 현대차 근로자 연평균 임금이 약 9천400만원 인데 비해
도요타는 8천 900만원이다. 이는 현대차 근로자가 한국 1인당 국민소득의 3.3배, 도요타는 일본 1인당 국민소득의 1.7배에 해당하는 임금을
받는 셈이다. 현대차 노조가 `귀족 노조`라는 비아냥거림을 들을만한 이유다.
현대차 노조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가격경쟁력으로 버텨왔지만 기술력이 뒤 따르지 않으면 그 또한 사상누각(沙上樓閣)에
불과하다. 지난해 중국 수출이 47%나 급감한 것이 좋은 예다. `사드`로 인한 한ㆍ중 간 정치적 갈등 탓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보다는
증국차의 기술력 향상이 더 중요한 요인이다. 그 동안 현대차는 `가격에 비해 품질이 우수`한 가성비로 중국 시장을 점유했다. 하지만 기술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인도, 중국, 멕시코 등 후발 주자들에게 언제든지 추월당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차 노조는 이런 상황과 상관없이 `마이 웨이`를
이어가는 중이다. 아직도 `값 싼 현대차`의 미몽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기사입력: 2017/08/16 [16:24]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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