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울산시-울산 민주당, 지역현안 해결 `협의체`구성 놓고 갈등

[광역매일]

민주 “밑에서 협의체 구성해 위에 가서 해결하자”
市 측 “직접 해결권자 찾아가 대화하는 게 효율적”

 

▲ 24일 오전 더불어 민주당 울산시당 정책위원회(위원장 윤장우)가 울산시의회 프레스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의 ‘예산정책 협의회’ 구성 거부를 비판했다. 또한 같은날 울산시 예산담당관도 더불어 민주당 기자회견 후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 민주당 측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잠재돼 있던 갈등이 표면화 됐다. /김생종 기자     © 편집부

 ‘지역현안 해결 협의체’ 구성을 두고 울산시와 더불어 민주당 울산시당이 갈등을 빚고 있다.

울산시는 해결권을 쥐고 있는 당사자 접촉 원칙을, 울산 민주당은 사전 협의를 통한 상향식 해결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24일 하루에 잇따라 기자회견을 여는 등 서로의 주장을 강변하기에 바빴다. 이들의 상충을 두고 내년 지방선거 성과 명분 쌓기란 지적도 나온다.

이날 오후 1시 30분 더불어 민주당 울산시당 정책위원회(위원장 윤장우)가 울산시의회 프레스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의 ‘예산정책 협의회’ 구성 거부를 비판하자 시 예산담당관이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 민주당 측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잠재돼 있던 갈등이 표면화 됐다. 양측은 지난 3일 협의체 구성을 두고 공문을 발송, 회신하는 등 간접적 상충을 빚어왔었다.  

울산민주당 윤장우 정책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 지난 8월 초 울산시 현안사업 예산확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더불어 민주당 백재현 국회 예결위원장, 임동호 울산시당 위원장, 민주당 예산관련 지도부와 김기현 울산시장과 예산정책 담당 부서장 등이 참석하는 ‘예산정책협의회’개최를 제안했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울산시는 그간 지역 정당과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한 사례가 없다는 관례를 들어 중앙당 주관으로 국회 내 개최를 요구하는 오만함을 보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윤 위원장은 울산시당 측이 지난 4일 울산시에 발송한 공문을 공개했다. 공개된 공문에는 협의회를 9~10원 중 개최할 것과 협의 장소로 울산광역시청 및 핵심사업장으로 할 것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한편 울산 민주당 정책위가 기자회견을 시작할 무렵 기자실을 찾은 울산시 서석광 예산담당관은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서 담당관은 울산 민주당 측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지난 4일 시가 울산 민주당에 회신한 내용을 브리핑 형식을 통해 설명했다.

서 담당관이 제시한 회신의 주요 골자는 "국회 내에서 더불어 민주당 중앙당이 주관하는 형태로 예결위원장 및 간사, 예결위원 등이 참석하는 가운데 울산시의 주요현안 및 국가예산확보에 관련한 설명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는 것이었다.

서 담당관은 이날 기자의 보충질의에서 "국회 내 더불어 민주당 중앙당이 주관하고 울산시와 울산 민주당이 함께 참석해 현안을 논의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측의 주장을 두고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헤게모니’ 장악 다툼이란 지적이 나온다. 울산 민주당은 정부에 포진해 있는 같은 당 소속 각료들의 영향력을 빌려 지역현안을 해결함으로써 내년 선거에 대비한 ‘성과 축적’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협의체를 구성·운용하는 동안 자연스럽게 ‘힘의 균형 추’가 현 집권여당 쪽으로 기울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울산시는 울산 민주당과 협의체를 구성할 경우 상대방의 요구 주장에 끌려 다닐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 서 담당관이 “중앙당 차원에서 처리해도 될 문제를 굳이 민주당 울산시당이 나서 해결하겠다고 하는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언급한데서도 그런 분위기를 읽을 수 있다.

특히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향후에라도 협의체를 구성할 용의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정부·국회 담당자와 직접 대화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해 울산시당과의 협의체 구성에서 나타날 ‘마이너스’ 요인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울산 민주당 윤장우 정책위원장이 “(협의체 구성 제안에 대해)공당의 입장에서 고민했다. 절대 정략적 의도는 없다”고 완강하게 부인했지만 양 측의 다툼을 바라보는 시각에 2018년 지방선거가 어른거린다는 사실을 부인키 어려워 보인다.

기사입력: 2017/08/24 [18:35]  최종편집: ⓒ 광역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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