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오닐의 ‘상복이 어울리는 엘라트라’
작가 ; 유진 오닐(1888-1953)
초연 ; 1931
노벨 문학상 ; 1936
<유진 오닐>
유진 글래드스턴 오닐(Eugene Gladstone O'Neill, 1888년 10월 16일 ~ 1953년 11월 27일)은 노벨 문학상을 받은 미국의 희곡 작가이다. 오닐의 희곡은 미국 연극에서 처음으로 사실주의 기법을 도입한 것으로, 그 점에서 러시아 희곡 작가인 안톤 체호프, 노르웨이 희곡 작가인 헨리크 입센, 스웨덴 희곡 작가인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와 연관된다. 그의 작품에는 최초로 영어를 미국 방언으로 발음한 대화가 포함되어 있다.
오닐의 극에 등장하는 인물은 사회의 주변부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불량한 행동을 하며, 자신의 꿈과 희망을 이루려고 고군분투하지만 결국에는 환멸과 절망에 빠지고 만다. 오닐은 희극은 오직 한 편만 썼다.(Ah, Wilderness!) 그 한 편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작품은 어느 정도의 비극과 개인적인 비관론을 담고 있다. 스토니 브룩 대학 캠퍼스 안에 있는 그의 집은 그의 이름을 따라 집 이름이 지어졌다.
유진 오닐은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대중의 우상이 되었던 배우 제임스 오닐의 아들로 뉴욕 브로드웨이에 있는 한 호텔방에서 태어났다. 프린스턴 대학을 1년 다니다 중퇴하여 선원이 되었고, 그 후 신문기자 생활을 했다. 그러나 폐결핵으로 반년 동안 요양을 하게 되자 독서에 열중하는 한편 극작을 시작했는데(1913) 그리스 비극과 스트린드베리의 영향을 받았다. 요양원에서 나와 하버드 대학의 유명한 베이커 교수에게 극작을 배우고(1914-1915) 다음해인 1916년에 프로빈스타운에 있는 전위적인 극단 '프로빈스타운 플레이어스'에 가담, 일막물(一幕物)을 발표하기 시작했다(1916-18). 이 작품들이 한데 묶여 출판된 것이 바로 유명한 《S. S. Glencairn》(또는 <긴 귀향 항로>)로서 바다와 선원의 비정한 운명을 취급한 것들이다.
1916년 최초의 작품 <카디프를 향하여 동쪽으로>를 발표하였으며, 1920년 그의 출세작 <지평선 저 멀리>를 상연하였다. 그 후 사실극으로부터 표현주의적 상징적 희곡으로 옮겨지고 잠재 의식의 연극화를 기도하였다. 제3회 퓰리처상을 수상하였으며, 1936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밤으로의 긴 여로><이상한 막간극><느릅나무 그늘의 욕망> <황제 존스> <안나 크리스티> 등이 있다.
찰리 채플린이 네 번째로 재혼한 유나 오닐(Oona O'Neill)은 그의 딸이었다.
오닐의 첫 희곡, "카디프를 향하여 동쪽으로"(Bound East for Cardiff)가 매사추세츠 주의 프로빈스타운의 부두에 있는 이 극장에서 처음으로 공연되었다.
그의 최초의 장막희곡이며 극작가로서의 진정한 재능을 인정 받게 된 것은 <지평선 너머>(1920)로, 그 해 퓰리처 희곡상을 받았다. 오닐은 그 후에도 3회의 퓰리처상을 받았으며 1936년에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지평선 너머> 이후 오닐은 1934년까지 계속해서 작품을 발표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은 다음과 같다.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는 미국의 대표적인 극작가 유진 오닐이 오레스테이아 3부작을 미국을 배경으로 옮겨온 3부작 드라마이다. 아가멤논은 에즈라 마논 장군이 되고 엘렉트라는 라비니아가 된 것. 살인과 간음, 사랑과 복수를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적인 관점에서 섬세하게 다룬 원작을 러시아의 연출가 알렉세이 보로딘은 러시아의 스케일과 감각으로 연출해냈다. 욕망으로 인해 서로를 살해하고 복수하는 핏빛으로 얼룩진 마농가(家). 반복되는 세대의 저주를 끊고 운명의 한계를 돌파하고자 필사적으로 가문의 비밀을 은폐하지만 범행은 지독하게 반복되고 양심은 잔인하게 침묵할 뿐이다
오닐은 고대 그리스 미케네 왕국의 이야기를 1865년 남북전쟁 직후 미국 동부 뉴잉글랜드 마을의 이야기로 바꿨습니다. 그리스 왕족인 아트레우스 가문은 메논 가문이 되고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은 마을 시장이자 판사이고북군 장군인 에즈라 메논(일리아 이세브)이 됩니다. 아가멤논의 부인이자 그 암살자인클리타임네스트라는 관능적인 크리스틴(야니나 사칼로브스카야), 아비에 대한 애착으로어미와 맞서는 엘렉트라는 라비니아(마리아 리셴코바), 남동생인 오레스테스는 오린(예브게니 레드코) 으로 변신합니다. 아가멤논의 사촌이자 ‘아트레우스 가문의 ‘저주받은 자식’으로 클리타임네스트라의 정부가 되는아이기스토스는 에즈라 메논의 조카이자 하녀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메논가에서 버려진 아담 브란트(알렉세이 비스킬)로등장합니다.
오닐의 희곡은 형식적으론 아이스킬로스의 오레스테이아 3부작을 따라갑니다. 1막 귀향(Homecoming), 2막냥 쫓기는 자들(The Hunted), 3막 신들린 자들(The Haunted)의 구성 또한 이를 살짝 비튼 것입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보면 소포클레스의 ‘엘렉트라’에 더 가깝습니다. 제목에서 들어나듯 전작이 남성적 영웅에 초점을 맞췄다면 후작은 그 남성적 영웅 뒤에 숨은 여성 영웅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연극의 제목에 오레스테스가 아니라 엘렉트라가 들어간 이유입니다.
1865년 4월에 남북전쟁이 끝나자 남군의 여단장이었던 에즈라 마논이 가족이 있는 뉴잉글랜도로 돌아간다. 집을 비운 사이에 아내 크리스틴은 선원인 아담과 바람을 피웠다. (단순한 바람이 아니고 복수를 위한 바람이었다는 설정이 있다.) 크리스틴의 정부인 아담은 클리스틴의 요구로 마린을 살해한다. (그리스 신화의 아가멤몬 이야기와 같다.)
마린의 아들이고, 라비니아(엘렉트라)의 동생인 오린이 부상을 당하여 돌아온다. 아버지의 죽음을 알고 누나 라비니아와 복수극을 벌여서 어머니와 정부를 죽인다.
여기서 라비니아와 크리스틴의 숨겨진 3차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오레스테스 3부작의 마지막 편에서 ‘신들린 사람’은 그 주인공은 복수의 여신에게 쫓기다 미쳐버린 오레스테스 하나이다. 하지만 ‘상복이 어울리는 엘렉트라’의 3막에서 ‘신들린 사람’은오린과 크리스틴 둘이다. 오린이어머니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죄책감과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었다는 상실감 그리고 이를 누나에게서 되찾으려는 편집증으로 파멸하는 과정은 뚜렷한 선묘로 그려집니다. 반면 라비니아 역시 신들린 존재라는 점은 모호한 점묘로 그려집니다.(오디푸스 콤플렉스를 나타낸다고 한다.)
진짜 신들린 존재는 어쩌면 라비니아라고 할 수 있다. 라비니아는 어머니에 대한 복수를 수행하고 나서 비로소 자신의 내면 속의 어머니를 발견한다. 욕망과 질투의 대상이 사라진 다음 거칠게 없어진 라비니아는 어머니처럼 화려함과 욕망을 추구하는 존재로 탈바꿈한다. 신들린 사람처럼 제2의 크리스틴이 되었다.
라비니아는 처음엔 이를 행복하게 받아들입니다. 상복같던 검은 옷을 벗어던지고 어머니가 즐겨입던 초록색 드레스를 입고 충성스러운 약혼자 피터(디니스 셰도브)와 결혼을 꿈꿉니다. 하지만 어머니와 싸움에서 자랑스러운 전리품이었던 오린이 걸림돌이 됐다는 것을 발견한다. 새로운 전리품인 피터를 쟁취하기 위해선 옛 전리품인 오린을 제거해야했다. 라비니아는 고통과 두려움 속에 이를 실행한다. 하지만 이야말로 완벽히 어머니의 부활이다. 아담 브랜트라는 새 전리품을 얻기 위해 에즈라 메논이란 옛 전리품을 제거한 것의 재판이기 때문이다. 이를 뒤늦게 깨달은 라비니아는 다시 상복을 입고 유령의 집이 돼버린 메논가 안에 자신을 영원히 봉인해버린다.
이 극의 등장인물들의 행동들은 프로이트이론에 깊은 관련이 있다. 물론 이 작품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와 엘렉트라 콤플렉스(Electra Complex)에는 프로이트가 탐색한 반대감정병존(ambivalence)과 무의식 문제의 가장 중요한 요소들이 결여되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작가의 감정경험에 의해 경화된 것일 뿐이며, 특히 이 작품의 주제를 이루는 성적 욕구의 억압과 죽음의 본능 등을 포함하여 외관상 모든 면에서 이 작품은 프로이드적이다. 이 극에서는 두 주인공 오린과 라비니아를 통해 오이디프스 콤플렉스와 엘렉트라 콤플렉스를 보여주고 있으며, 이 프로이드적 심리에 의한 주제와 더불어 가족간의 사랑과 증오, 질투와 복수의 극심한 감정, 죽음이 감도는 마농가의 유전과 환경으로부터 자유롭게 되려는 희망, 억압된 죄의식 등이 복잡하게 얽혀서 비극적 결말을 가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