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활은 학교생활(학습/공부) 뿐만아니라 실생활인 의식주 생활을 해야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공문서나 사문서등의 문서들을 접할 기회가 많은데... 대부분의 중요한 문서들은 한국처럼 활자화된 문서들이기때문에 필기체를 접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물론 학과의 특성에따라 많이 좌우가 되는데, 일반적으로 컴퓨터 관련학과나 이공계열의 학과의 교수님들은 학생들의 과제물에 코멘트를 달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어문계열, 사회과학계열의 학과들은 학과목의 특성상 교수님들 또한 토론문화에 익숙하고, 학생들의 과제물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학생들의 주장의 이론적 근거를 추긍하는 코멘트를 첨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물론 대학원이라면 사정은 더 심각합니다.)
또, 만약 그 과제물이 1st draft(초안), 2nd draft 이거나 연속되어진 시리즈 성격의 것이라면, final draft 또는 다음번 과제물에는 교수님의 코멘트에 성실하고 근거있는 답변을 해야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위의 경우엔 대부분의 교수들이 필기체로 과제물 곳곳에 끄적거려지거나, 학생이 알아보건 말건 갈겨 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때때로 심각한 악필인 경우도 있는데, 심할땐 정말 암호를 해독하는 기분으로 교수님의 코멘트를 접할 때도 있습니다. (물론 호주의 학생들도 악필을 이해하는데 고생을 하지만 우리들 유학생들 보다는 수월하게 해독을 하더군여... 그 이유를 함 생각해 보세여~ ㅠ.ㅠ)
따라서, 상미님이 어문/사회과학 계열로 진학 예정이시거나, 원어민들이 갈겨쓴 영어를 꼭 읽어야 할 상황을 접하게 될 것이라면, 반드시 필기체 연습은 필요합니다.
초롱이의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초롱이는 유학을 목적으로 연수를 하는 후배들에게는 무조건 필기체를 연습시킵니다.) 필기체 또한 쓸 줄 아는 사람만이 해독(?)할 (자연스럽게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이를 연습하지 않고서는 필기체로 쓴 글의 느낌 또한 파악할 수 없지여...
처음부터 깔끔한 필기체를 쓸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상미님이 한글을 깨치던 초등학교 1학년 시절의 기억들을 떠 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XX 쪽 10번쓰기와 받아쓰기 시험을 보고나서 한글을 깨쳤는지...
상미님이 유학을 생각하고 계시다면, 악필이더라도 꾸준히 필기체 연습을 하시기 바랍니다.
필기체의 장점은 (물론 익숙해 졌다는 가정하에) 일반 활자체로 글을 쓰는 것보다 훨씬 빨리 써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호주에서 학교에서 시험 답안을 작성할 때에는 활자체로 또박또박 써 나가는 것보다 동일한 시간내에 훨씬 많은 분량을 써 내려갈 수가 있습니다.
전술했지만, 아무리 악필이더라도 필기체를 써 본 사람만이 그 악필을 해독을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말로써는 증명이 불가능하고 상미님이 꾸준히 연습을 하신다면 언젠가는 무릎을 치며, 그렇구나 하실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필기체 공부는 호주에서 진학 예정이시라면 적극 추천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영어 단어를 외시면서 함께 연습하는 정도로 필기체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만 익히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