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29 국내 H자동차의 전기차를 인수받았습니다.
금년 1.15 예매 첫날 오후 예약을 하였으나 당일 6,000명이 넘게 신청하는 바람에 7개월 반을 기다린 것이지요.
이 차는 드라이브 모드가 에코, 에코 플러스, 컴포트, 스포츠가 있는데 저는 에코를 애용하고 있습니다. 아담한 크기에 204 마력의 출력이라, 에코에서도 순발력이 뛰어나 어떤 곳에서도 추월을 깔끔하게 이끌어내고 170km/h 넘게까지도 거침없이 달려나가서 맞대결할 차가 없습니다. 스포츠모드는 딱 한번 해보고 말았지요. 만만치 않을거 같아서요. 거기에다 低중심에 서스펜션도 적절해서 주행감 뿐만 아니라 웬만한 와인딩도 매끄럽게 마무리합니다.
또한 내연기관과 다르게 회생제동이라든가 첨단기능들이 많아 매뉴얼을 봐가며 익히느라 조작이 좀 어색해서 시간은 들였지만 나름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저희 뜨래꽃 집에는 3년 전 여름에 시간당 9kw급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했습니다. 그 해 연말 本 게시판에 1회 충전으로 400km를 넘게 가는 전기차가 나오면 구매할거라 했는데 그것이 실현된 것이지요.
제원상으로는 밧데리 용량 64kw, 복합 주행거리 406km로 나와있지만 실제로 운행을 해보니 500km는 충분하고, 에코 플러스모드로 시속 60km 내외에서 얌전히 운전한다면 600km도 훨씬 넘게 가능할겁니다.
저는 평소 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전기차는 통행료가 반값인데도요. 광주-원주 52번 고속도에서는 뒤질세라 딥다 밟아대니 전기만 급격히 소모될 뿐 아무런 재미도 없습니다. 반면, 6번 국도는 매번 다니면서도, 팔당터널을 나오자마자 팡! 하듯 펼쳐지는 풍광은 심장을 뛰게 만듭니다. 용두-횡성 구간은 와인딩도 적당하고 지나치는 풍경도 날마다 새롭지요. 맛있는 단골식당도 있구요.
지난 9.5~10.5 뜨래꽃의 한달간 사용 전력은 610kw, 전기차 밧데리 충전 191kw 포함이구요. 610kw중 414kw가 한전 수전량인데 10,230원이 청구되고, 흐리고 비오는 날이 많아 태양광 발전량은 줄고 한전 수전은 늘었습니다.
(cf. 태양광 발전 977kw, 송전 781kw, 잉여 6,935kw)
충전은 뜨래꽃에서만 하면서 서울을 다녀오고 있습니다. 전기차를 소유하고있는 가정이라면 일반적으로 완속충전기의 설치나 이동형 충전기를 사용하지만, 저는 그냥 차고 벽 콘센트에 비상용 충전기를 꼽아두고 사용합니다.
삼청동 집은 누진율이 높습니다. 누진을 피하려면 완속충전기를 달아야 하는데, 설치비가 200만원 정도이고 매달 기본료 10,000원이 듭니다. 충전속도가 좀 느린 이동형도 값은 좀 적으나 기본 비용이 들어갑니다. 둘다 비상용보다는 시간단축도 되고 누진제에서도 해방이 되지요.
저는 뜨래꽃 도착이 대체로 저녁이나 밤이라 그때부터 충전을 합니다. 그런데 비상용으로 해도 아침나절이면 거의 100% 완충되기에, 제 경우 완속충전기의 설치나 이동형 충전기는 별 의미가 없답니다.
게다가 태양광 잉여전력이 남아 돌아서 밤에 한전 전력을 사용해도 부가세 정도만 부담하면 되므로 누진율 영향도 미미하고, 그래서 충전은 뜨래꽃에서만 하게 된겁니다.
한달 간 142km 되는 삼청동-뜨래꽃을 5번 왕복하였습니다. 밧데리 충전 191kw에 대한 비용은 3,203원으로 산출되었습니다. 주행 거리는 1,500km 넘게 탔는데요.. 충전비가 말이 안되는거 같지요? 근데 사실입니다.
서울-뜨래꽃 왕복 284km에 단돈 600원 남짓 들어간 셈이지요. 그간 타고다닌 픽업 트럭은 한번 왕복에 휘발유값만 40,000원가량 들었는데 말입니다. 이게 바로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한 효과입니다.
충전비용을 한푼도 안들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해가 떠있는 시간에 맞춰 충전 시간대를 설정해 놓으면 자동으로 해결됩니다만, 한달 3,200원이면 카페서 마시는 커피 값도 안되는데.. 너무 심한거 같아서 그리 않기로 하였답니다.
그리고 전기차는 정기적인 오일 교환이나 냉각수 보충도 필요없고, 회생제동 기능으로 브레이크 패드는 5배 넘게도 사용이 가능하니 카 센터에 갈 일도 거의 없고.. 감가상각을 고려해봐도 제조사는 전기차의 가장 큰 비중인 차 값 반을 차지하는 밧데리를 평생 보증하고, 그 심장인 모터는 10년을 보증한다니, 친환경차의 혜택은 꽤나 큽니다.
기분 좋은 차를 거의 공짜로 유지하게 되다니요..
차 안은 조용하여 음악이 더욱 생생하게 와닿습니다.
지난 주 어느 날 눈부시게 아름다운 황혼과 구스타프 말러 교향곡 5번, 그 애잔하고 깊은 음에 빠져들어 읍내에 들려야할 일도 잊은채 자작나무 가로수길로 달려갔답니다.
이 아름다운 마을에서 지내면서, 주거는 물론 이동을 포함한 제로 에너지의 꿈을 실현케 되었으니..
역시 전원주택에서의 태양광발전은 효자라 할 수 밖에요.
첫댓글 굉장히 흥미로운 글 감사합니다. ^^
세부적인 데이터까지 제시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해
주시니 관심있는 분들께는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행복하게 지내시는 모습을 보니 저도 행복합니다.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