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북원음합창단 정기연주회가 일요일 오후에 있어 엄마랑 같이 관람하였다.
우리교당 교무님이 평화교당 합창단원들과 함께 사진촬영이 있으니 연주회가 끝나고 로비 포토존에서 만나자고 카톡으로 공지하여 연주회가 끝나고 그 장소로 갔다. 교도님들이 모여서 합창단원들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교도님이 나를 보며,
“꽃다발 준비 안했네?”한다. 나는 그 말에 약간 당황스러워 “아~ 네.” 하니
“예전에도 정타원님(이전 교무님)이 꽃다발 준비 안했다고 뭐라 했었는데...“한다.
나는 ”어~ 그래요? 난 기억이 안나는데, 그런 적이 있었나요?“ 했다.
‘내가 꽃다발 준비 안한 것이 잘못한 일인가?’하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해진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일타원 교무님이 교도님들과 함께 우리 모인자리로 오셔서 인사드렸더니 나를 보시고 “꽃다발이 없네?”하신다.
‘헐~~ 이게 무슨 상황인고? 남편이 합창단원으로 오늘 연주회에 참석하여 나는 관람하러 왔고 꽃다발을 준비하고 안하고는 내 마음인데 왜 다른 사람들이 내가 꽃다발 준비 안한 것을 지적 할까?’ 생각하니 기분이 좋지 않다. 하지만 한편으론 상대를 탓하는 마음 이면에 묘하게도 ‘이런 날엔 다른 사람들처럼 꽃다발을 준비해서 축하해주어야 하는데 준비못해서 남편이 서운해할까?’ 하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도 있어진다.
요란한 마음 가운데 단체 사진도 찍고 포토존으로 들어가 남편과 엄마랑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다.
2. 엄마를 모셔다 드리고 집으로 오는 내내 오늘 연주회장에서 있었던 일이 계속 마음에 걸려있다. 경계를 당한 그 순간 바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나를 들여다보지 못한 채 요란함에 끌려다닌 나를 보게 된다.
사실은 일요일 아침에 남편이 “교당에서 꽃다발을 준비한다네.” 하였다. 그 말을 듣기 전까지 사실 나는 꽃다발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차 하는 마음과 함께 안도하는 마음으로 “그럼 꽃다발 따로 준비 안해도 될까?” 하니 남편이 꽃다발 받으면 그 꽃 시들어져 버리는게 너무 싫다면서 준비하지 말라고 하였다. 나 또한 같은 생각이기에 꽃다발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사전에 남편과도 그렇게 얘기 했기에 상대방의 말을 듣기 전에는 꽃다발에 대한 어떤 분별도 없었지만 상대방의 지적에 분별심이 일어났고 거기에 내가 끌려가버리고 말았던거였다.
그렇게 나를 들여다 보니 연주회장에서 들었던 말로 상대를 탓하고 나를 탓한 마음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상대방이 나에게 한 말의 의도가 그 무엇이었든간에 그 말에 내 마음이 요란해졌다는 것은 상대의 말이 아닌 나의 마음에서 비롯되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나의 내면에 남편을 위해 미리 내가 꽃다발 준비하는 것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는 자책이 들어 있었음이다. 그것을 발견하니 마음에 걸려 있던게 사라져버린다. 상대도 나도 이제 내안에 없다.
3. 그래도 혹시나 하는 ‘하나’가 걸려서 다음 날 남편에게 일요일 있었던 얘기를 하며
“내가 꽃다발 따로 준비 안해서 서운했어?” 하고 물으니 크게 웃으며
“아니~~ 나 꽃다발 싫어하는 거 알잖아~~” 한다. 싫다해도 주면 좋은게 사람마음인데 그래서 혹 속으로 서운함이 있었을지라도 전혀 서운하지 않았다고 말해주는 남편이 고맙고 이렇게라도 확인하고 나니 내 마음도 개운해진다. 다음에 이런 일이 있으면 그때는 준비하든 안하든 미리 챙겨서 그 상황에 맞게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해야겠다는 마음도 세워지는구나.
첫댓글 마음속에 걸려 있기에 대조를 하게 되어져요... 끝까지 살피며 돌아보니 개운해지는 나를 만나게 되고 혹시나 싶어 남편에 묻기도 하고 그렇게 마음이 소통이 되어지면 서운했더라도 풀리게 되어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