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다닐 때였지.
노가다 도목수 아버지 따라
서문시장 3지구 부근,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할매술집에
갔지.
담벼락에 광목을 치고 나무의자 몇개 놓은 선술집
바로 그곳이었지 노가다들이 떼서리로 와서 한잔 걸치고
가는 곳
대광주리 삶은 돼지다리에선 하얀 김이 설설 피어올랐고
나는 아버지가 시켜주신 비곗살 달콤한 돼지고기를 씹었
지.
벌건 국물에 고기 띄운 국방이 아닌, 살고키로 수북이 한
접시를(!)
꺽꺽 목이 맥히지도 않고
아버지가 단번에 꿀떡꿀떡 넘기시던 막걸리처럼
맥히지도 않고, 이게 웬 떡이냐 잘도 씹었지.
뱃속에서도 퍼뜩 넘기라고 목구녕으로 손가락이 넘어왔
었지.
식구들 다 데리고 올 수 없어서
공부하는 놈이라고 한번 실컷 먹인다고
누이 형제들 다 놔두고 나혼자만 살짝 불러 먹이셨지.
얼른얼른 식기 전에 많이 묵어라시며
나는 많이 묵었으니까 니나 묵어라시며
스물여섯에 아버지 돌아가시던 날 남몰래 울음 삼켰지.
돼지고기 한접시 놓고 허겁지겁 먹어대던 그날
난생 처음 아버지와의 그 비밀잔치 때문에
왜 하필이면 그날 그 일이 떠올랐는지 몰라도
지금도 서문시장 지나기만 하면 그때 그 선술집에 가서
아버지와 돼지고기 한번 실컷 먹고 싶어 눈물이 나지.
그래서 요즘도 돼지고기 한접시 시켜놓고 울고 싶어지지.
흔들림에 대한 작은 생각/창작과 비평사
***
내가 아는 시장은 광장시장, 중앙시장인데..
서문시장은 대구에 시장을 말하나,,
시가 길어서 빨간펜이 등장할 것 같기도 하고
눈을 크게 뜨고 다시 읽어봐도 잘 모르겠네
빨간펜, 도와주세요.
첫댓글 꼭 공부하던 오래비가 오는 주말이면 닭고기를 삶았던 엄마.
포슬포슬한 김구이에, 고슬한 찰밥을 먹었던 기억이...
밥상 위에 더운 김처럼 눈앞에 어리네요. 으..가슴 아픔..
우리나라 3대 전통시장으로 꼽히는 서문시장...., 대구에서 서문시장 안 가본 사람은 아마 간첩일걸요...^^ 그 역사가 조선중기 때부터라지요. 요즘엔 고소한 납작만두가 이곳의 명물이지요.
자수합니다. 저 간첩인데요~ 서문시장 보내 주세요~
나도 시속의 화자처럼 특별 대우를 받아 슬프고 기쁘고 그런 날이 있었죠^^ 그냥 웃자 ! 그냥 웃자!
나는 딸이지만 10년만에 얻은 무남독녀라...딸 하나를 차가운 도시락 먹인다고 할머니한테 혼나서 식모언니가 학교로 뜨거운 점심 날라 먹였는데... 집에서 차별을 안받아서 밖에 나가면 남자우대하는 것 견딜 수 없었는데... 지금은...휴~
ㅎㅎ. 다들 우리 시장에서 번개팅 한번해요..
서울에는 무슨 시장이 유명한가, 돼지고기 한접시 시켜놓고 다들.....
남대문 시장은 칼치조림, 동대문 시장은 녹두부침개...뭐 말만 하시면
무엇이나 있는 곳이 서울이라오...
*금방 밥 먹었는데 녹두부침개...하니 배 고프다
살고키~ 살고기가 아닌지. 아니면 말구.서문시장 사람들은 살고키라고 할 런지도.ㅠㅠㅠ
육거리 시장으로 오세요 도화지가 뭐든 삽니다...ㅎ
어딘지 알아야쥐 육거리 시장은 어뎌?
맘이 있으면 전화해요 도화지가 마중하리다..ㅎ
접수/
난 아는데.. 청주에 있는 시장.. 가봤는뎅. 먹을 꺼 많더라.. 하루종일 둘이 먹으면 삼만원이면 배부르게 먹을걸요
떼서리--> 떼거리, 국방 -->국밥, 살고키-->살코기
세개 고쳐주었으니 청주시장에서 삼마넌어치 사세요.^^*
청주시장은 읍따~~~ㅋㅋㅋ육거리시장...나두 알려 줬으니 그 일부분 먹는데 낑가줘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