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베이지의 노래를 들으며
글 / 자향
깊숙이 의자에 기댄 채
솔베이지의 노래를 듣는다
어쩜 인간에 유전자는 잔잔한 물결 호수에 일듯
애조 띈 리듬에 파장을 더 사랑하는지도 모른다.
언제였든가 스크린에서 만났던 여주인공에
온통 우수에 젖은 그 모습이 잔영으로 남아...
착각을 한다
사랑도 떠나고~
슬픔만 남은
그 여인이 나인듯이
누군가 그랬다 사람에게 가장 오래도록 남아 있는 것이
누군가를 그리는 그리움이라고...
음악이 없다면 세상은 얼마나 삭막할까?
뭉게구름 손에 잡히고
냇가에 물고기들이
은비늘 반짝이며 점프하던 내 고향
미루나무 하늘을 찌르는 신작로길엔 흙먼지 뽀얗게 일고
감미로운 감성에 고향도
음악이 베이스로 깔려야
파노라마 끝없이 펼쳐지는 멋진 커튼을 열어준다.
눈을 감고 귓가에 들리는 음악에 몸을 맡기고
아파트 빌딩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을
맞아들인 채 조용한 사색의 길로 접어든다
커피가 최고의 맛으로 분위기를 업시켜준다
커피 볶는 집에서 정성으로 내려준 커피가 아니어도
그 흔한 스틱커피가 너무 맛있다.
이런 자잘한 기쁨들이 모여
고통에 덜미 잡힌 듯이 즐거울 것도 없는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삶에 활력소가 되는 거 아닐까?
눈이 번쩍 뜨이도록
재밌는 일 없을까?
귀가 솔깃하도록
신나는 일 없을까?
고희로부터 산수로 가는 길은
산수라는 말이 땡감을 씹듯 떫고 낯설기만 하다
산수란 여든을 이르는 말이다
마치 둥지 잃은 어린 새 모양으로 파닥이며 애석하다
방황하는 뜬구름처럼 적조하기 그지없다
민들레 홀씨처럼 바람 불어
날아가기만을 기다리는 외로움이 스며든다
하루는 쓸쓸하고
하루는 적적하고
하루는 심심하고
하루는 따분하고
누구나 다 똑같다는 걸 잘 알면서도
나만 그런 것 같아 진한 진통으로 마음앓이를 한다
작은 설탕 입자로부터
뭉게구름 솜사탕 커지듯
내 안으로부터 만들어지는 나만의 세계!
행복과 불행도
기쁨과 슬픔도
내가 만들고 내가 키워가며 또 그것들에 눌려
허우적거린다
가능하면 불행에 요소들은 빼버리려고 노력한다
고통이 고통이 아닌 듯 시치미 떼고 언제나 즐거운 듯 사는 것도
잘 사는 기술 중에 하나가 되리라
행복에 마차를 콜 하고
올라타야 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몫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