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공개위 “증거 충분…국민적 관심 사안 고려해 신상 공개”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의 신상이 5일 공개됐다. 이 사건 피의자는 만 24세(1996년생) 김태현이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3시 법조인 등 외부위원을 포함해 총 7명으로 구성된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김씨의 이름과 나이 등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 위원회는 “범행에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하고, 순차적으로 3명의 피해자를 모두 살해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했다”며 “피의자가 범행 일체 시인하고 현장에서 수거한 범행 도구, 디지털 포렌식 결과 등을 볼 때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잔인한 범죄로 사회 불안을 야기하고, 신상공개 관련 국민청원이 접수되는 등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임을 고려하여 신상 정보 공개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23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피해자 집에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해 침입해 홀로 있던 둘째 딸을 죽이고, 이어 귀가한 어머니와 큰딸을 연달아 살해했다. 이후 사흘간 범행 장소 밖으로 외출하지 않은 김씨는 자해를 한 상태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자해 후 갈증이 심해 피해자 집 냉장고에서 술과 음식 등을 꺼내 먹고 마셨다’는 김씨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큰딸이 만남을 거부하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큰딸의 지인들이 ‘(김씨가) 지난 1월부터 스토킹을 해왔다’는 증언을 토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수사 중이다. 지난 4일 구속돼 서울 노원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김씨는 살인 등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달 29일 올라온 세 모녀 살인사건 관련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은 게시 이틀 만에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