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삼성과의 ‘숙명의 광주 4연전’ 첫 판을 기분좋게 잡았다.
기아는 23일 무등야구장서 계속된 2003프로야구 삼성과의 시즌 15차전 맞대결서 선발 존슨의 역투와 함께 김종국의 3타점, 장성호의 만루홈런 등 14안타 맹타에 힘입어 11-4로 손쉬운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기아는 광주구장 5연승(9월10일 두산전 더블헤더 2차전 이후)을 이어가며 시즌 74승4무47패를 마크, 공동 2위였던 삼성(73승3무48패)을 밀쳐내고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올시즌 상대전적 10승1무4패 절대우세.
특히 기아는 승리로 이날 삼성의 최근 3연승 상승세를 끊어냄과 동시에 광주구장 6연패(5월6일 이후) 늪에 빠뜨리며 선두 현대(77승2무48패)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겼다.
다만 기아는 이날 현대가 두산에 7-1으로 승리하는 바람에 승차 ‘3’을 좁히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선발등판한 존슨은 147km의 직구 포함 커브(124km), 슬라이더(135km) 등 팔색구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데다 뛰어난 볼배합을 자랑하며 9이닝 5안타(2홈런) 7탈삼진 2볼넷 4실점(3자책점)으로 시즌 첫 완투승을 따냈다.
존슨은 이날 승리로 선발 7연승(8월13일 광주 롯데전 이후) 포함 전구단 상대 승리(5번째) 기쁨까지 맛봤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도 1회 결승 득점을 올리는 등 4타수 2안타 3득점을 비롯 9게임 연속 득점과 함께 통산 700득점(12번째)에 3개차로 다가섰다.
이날 광주구장은 이승엽의 아시아 홈런 최다기록(-2) 열기로 개막전(1만 4,600명) 이후 시즌 2번째로 많은 관중(9,864명)이 입장, 열기가 뜨거웠다.
그러나 승부는 의외로 초반 싱겁게 끝났다.
기아의 승리 원동력은 ‘오기 투혼’이었다. 또한 승리의 여신 역시 기아 편을 들었다.
1회말 이종범의 좌익선상 2루타로 포문을 연 기아는 1사 3루서 장성호의 유격수앞 땅볼 타구가 불규칙 바운드로 돌변하며 중전안타로 연결, 손쉬운 선취점을 뽑았다.
2회초 1사 1루 위기서 김한수의 좌익선상으로 빠져나가는 2루타성 타구를 이현곤이 다이빙캐치, 병살플레이로 연결지은 기아는 2회말 대거 4득점, 승부를 결판냈다.
1사 후 신동주의 우익선상 2루타에 이은 김상훈의 중전안타로 추가득점에 성공한 기아는 게속해서 이종범 볼넷으로 만든 2사 1, 2루서 김종국의 싹쓸이 우익선상 2루타로 추가 2득점했다.
기아는 장성호의 중전안타까지 뒤를 받쳐 승부를 확실히 결정지었다.
기아는 3회 강동우에게 솔로포를 얻어맞아 5-1로 쫓기자 4회 김종국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좌월장외홈런포를 쏘아올려 홈 관중들을 흥분시켰다.
5회 실책 2개로 1실점, 6-2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기아는 8회말 타격의 절정을 이뤘다.
타자일순하며 5안타 1볼넷을 묶어 대거 5득점, 삼성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렸다. 장성호는 2사 만루서 우중간담장을 넘기는 만루포(시즌 31호·통산 356호·개인 3호)를 터뜨려 이날 대승을 자축했다.
특히 기아는 이날 삼성을 완전히 KO시킴으로써 광주 4연전의 기선을 제압했다.
한편 아시아최다홈런 기록으로 관심을 모았던 이승엽은 3타수 1안타 1볼넷 1삼진으로 물러나는 아쉬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