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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 1부. 파파게노 이펙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란 작품을 다들 아실겁니다.
작품 속 주인공 베르테르는 사랑을 이루지 못하자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죽음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을 읽고 당시 유럽의 많은 젊은이들이 따라 죽었다고 하지요?
그리고 미국의 한 학자는 이렇게 유명인을 따라 죽음을 선택하는 현상을 '베르테르 효과'라고 명명하기도 하였구요.
하지만,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란 작품이 나온 18세기 말.
비슷한 시기에 나온 또 다른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이 작품에서 '베르테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인물이 있습니다.
그 인물은 바로 '파파게노'
극중에서 파파게노는 실연을 만납니다.
사랑하는 연인이 사라지자 너무나 절망스러워 목을 메려고 합니다.
그때 3명의 요정이 나타납니다.
'죽지마 종을 울려봐'
종을 울리자, 기적처럼 연인이 나타나게 되고 다시 생명을 얻고 사랑도 되찾게 되었지요.
삶의 시련이나 고통을 만나 남은 건 죽음뿐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두 주인공은 각자 다른 선택을 하였습니다.
죽음에 굴복하거나, 죽음을 극복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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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테르 효과는 우리나라에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TV 속에서 자주 만나던 연예인이 어느 날 갑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그리곤 이어지는 베르테르 효과...
특이한 것은 유명한 마피아 조직원이나 부유한 사람들이 죽음을 선택했을때에는 '베르테르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데, 유명인 중에서도 '연예인'이 죽음을 선택한 경우에만 '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났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 분야의 전문가인 스티븐 스택 교수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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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자살보도가 길고 자세할수록 모방자살이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유럽의 다른 전문가들의 의견 역시 비슷합니다.
보도를 통해 '방법'이 공개되거나 '장례식'이 가감없이 노출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는 것이지요.
특히 '방법'까지 자세히 쓰는 것은 그것 자체가 어떻게 하면 되는지를 알려주는 안내서가 되는 것과 같다는 겁니다.
(범죄에 대한 보도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네요)
유럽의 전문가들이 이러한 의견을 내는데는 확실한 근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80년대 오스트리아의 지하철 자살율이 높아져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하철에서는 전문가들을 소집하여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하게 되었는데, 그 때 전문가들은 '보도방식'에 주목하게 됩니다.
당시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언론은 그 장소와 방법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었고,
그런 보도가 나가면 발생 수치가 증가하고,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줄어들다가
다시 보도가 나가면 발생 수치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것이었죠.
연구진은 중대한 결심을 하고 앞으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서는 절대로 보도하지 않기로 하고 유명 미디어에 이러한 협조문을 보내게 됩니다.
다행히 언론사에서도 이를 잘 따라주었고,
미디어에 노출이 줄어든 이후, 수치는 절반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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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WHO의 자살보도권고안이 있고
우리나라에도 이미 2004년에 '언론의 자살보도기준 권고안'이 나와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는 이 것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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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권고안을 지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홍콩에는 2개의 방송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신생 방송사가 생기면서 매우 자극적인 기사들을 늘어놓기 시작했지요. 그리고 시청률이 올라가자 어떻게 되었을까요?
나머지 2개의 방송사 역시 더 자극적인 기사들을 보도할 수 밖에 없게 되었지요.
언론사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보도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과연 나는
자극적인 보도를 하지 않는 방송사와
자극적인 보도를 하는 방송사가 있었을 때,
그 보도가 안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식하고
스스로 자극적인 보도를 하는 것을 완전히 외면할 수 있을 것인가?
그것에 대한 성찰도 필요한 시기인 것 같습니다.
또 하나,
보도방법에 대한 개선입니다.
본 다큐에서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합니다.
대학생들을 4개 그룹으로 나누고,
각 그룹별 각자 다른 유형의 뉴스보도를 시청하게 한 뒤 반응을 보는 실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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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예상대로
A그룹의 학생들이 가장 공감대가 높았고
D 그룹의 학생들이 가장 공감대가 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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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이라는 것은 상대의 감정을 공유하고 이해한다는 것인데,
멘탈이 약하거나 처지가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그 '공감'으로부터 '모방자살'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이죠.
언론은 그러한 보도를 할 때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
감정적인 보도를 해서는 안되는 것이죠.
그리고 자살에 대해 '부정적인' 보도를 해야 합니다.
미국의 록 그룹 너바나의 '커트 코베인'의 자살이후
모방자살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었지만 실제로 자살율은 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보도방식이었습니다.
커트 코베인의 배우자는 방송에서 '남편의 죽음은 매우 헛되고 비극적인 일이다'는 인터뷰를 하면서 그가 죽음을 선택한 것은 '매우 잘못된 선택'이었음을 알렸고 그것이 자살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게 함으로써 다른 결과를 낳았던 것이죠.
자살을 미화하지 않고 '부정적'으로 보도하는 경우
자살율이 감소한 결과도 있었습니다.
즉 언론의 보도방식에 따라서 사람들의 인식과 행동이 달라진다는 것이죠.
지금 이 시점에서 언론의 보도방식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반드시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번 다큐의 제목이기도 한, 파파게노 효과는 이것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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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게노 효과는 자살하고 싶은 사람들이 삶에 대한 의욕을 갖도록 미디어가 도와줄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그래서 언론과 전문가들은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고민하고 토론하면서
제도와 방법을 개선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합니다.
삶이 힘들어서 죽음 근처를 서성거릴 때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파파게노가 죽음의 문턱에서 울렸던 종처럼
삶의 고통을 딛고 다시 일어서게 하는 희망의 소리가 필요합니다.
세계의 미디어들이 그 희망의 소리가 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 것처럼
한국의 미디어들 역시 그 노력에 동참해주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출처 : EBS 다큐프라임 & 나의 생각
출처 : http://blog.naver.com/avatua2012?Redirect=Log&logNo=120204268472
첫댓글 맞아 자살은 어떤형태이든 미화시키지 않아야 한다고봐..
공부하고갑니다~
좋은 글이다ㅠㅠㅠ.... 애들한테도 안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은 해봤는데
제대로 된 근거는 모르고 있었어!! 정말 지켜야 하는 건데 안 지켜지고 있구나 ㅠㅠ
우오ㅓ...... 맞아
언론의역할은이런거라고생각함
파파게노 효과!!!!
맞아.. 정말 좋은 글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