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기념관앞에서
황득 김한규
분단의 한이 서린지 오십년
일천구백오십삼년 칠월 이십칠일
남북은 하나가 아닌 둘로 갈라섰다
그 이후 작고 큰 일들이
남쪽땅 북쪽땅에서도 일어났다
서로 다른 이념(理念)으로 인하여......
동지가 지난 겨울
저녁나절 햇살은
전쟁기념관 건물 앞마당에 내리고
인민군 아우와 국군형으로 만들어진
형제동상을 조용히 비치고 있으나
청동의 색갈 그대로 싸늘하고 춥기만 하다
매일 아침마다 국방부 앞 차도에서
교통정리 하는 할아버지가 있다
그는 6.25 참전용사회의 일원이라고 한다
나이 이른넷의 할아버지
삼각지 배호길 모퉁이에서 쌀가게를 한다
아직도 쌀 한푸대는 거뜬이 둘러 멘다
오늘 문뜩 생각이 난다
싸늘한 태양의 빛이 오십년이란 세월동안 비췄고
일흔 넷의 6.25참전 용사 할아버지가 살아왔다
빛은 바래고
할아버지는 늙어 가고 있다
얼마나 더 살 수 있을까
10년 아니면 20년
그런 바랜 빛과
늙은 참전용사를 바라보는
우리도 늙어 간다
전쟁기념관 앞에서
다가올 세월을 예견해 본다
겨울은
조용히 깊어 간다
성탄절의 기쁨보다
공허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살을 후벼내는 시린 애환으로
전쟁기념관 앞에서
겨울은
조용히 깊어간다
바랜 빛과 늙은 참전용사의
애절한 사연을
알듯 모를듯
오십년 세월을 흘러 왔듯이
또 다른 한해를 향해
하루해는 뉘엇뉘엇
서산으로 기울고 있다
2002年 12月 作 皇得
첫댓글 정감情感어린 글에 머무르다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건필하소서.
이철우 선생님
댓글 주심에 고맙습니다.
날마다 건필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