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해외 주재원 인기 뚝 ‘옛날이여’
(코리아타운데일리뉴스) = 한국 기업들이 미국 등 해외 근무를 희망하는 임직원이 줄면서 주재원 선발에 애를 먹고 있다. 자녀의 교육을 위해 주재원을 희망했던 과거와 다른 양상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필수 파견 인력을 최소화하고 현지 채용 비중을 늘리는 등 대응책 마련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최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미국에 진출한 A기업은 당초 계획보다 현지 채용 비중을 늘리기로 했다. 생산직은 현지서 채용하고 미국법인 헤드오피스 근무자 상당수는 국내서 파견한 이들로 꾸리려 했지만, 지원자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캐나다 퀘벡에 둥지를 튼 B기업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 그나마 자녀 교육을 위해 영어권 국가 주재원을 지망하는 이들이 있지만 이들도 퀘벡은 꺼린다. 프랑스어권 지역인 까닭에 영어 사용 빈도가 낮고, 프랑스어도 본토와 매우 이질적인 방언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해외주재원은 회사에서 능력을 인정받아야 갔다. 임원 승진의 지름길로 꼽히기도 했다. 자녀들의 교육 때문에라도 경쟁적으로 주재원을 신청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부터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배우자의 경력단절 우려로 주재원에 대한 인기가 식었다.
그런데도 자녀 교육을 위한 주재원 수요는 유지됐다. 영어권뿐 아니라 국제학교 등록금 부담이 적은 동남아 지역 근무를 자처하는 이들이 많았을 정도다.
고교 1년을 포함해 3년 이상 해외에서 체류·수학하면 국내 대학 입시 때 재외국민 특별전형에 응할 수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이때만 해도 초·중학생 자녀를 둔 직원의 연령대가 40대 초·중반이 대부분이어서, 기업이 보내고자 하는 중간관리자급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만연한 만혼 기조가 주재원 파견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중간관리자급 직원 자녀 연령대가 학령기보다 어린 경우가 많아 영어권 국가들조차 인기가 시들했다. 이후 혼인·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주재원으로 나가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했다.
자칫 후임자가 없어 한 번 해외에 나가면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팽배해졌다. 비혼자가 많아지고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해외 법인 인력 운용 계획을 수정해야 할 정도로 주재원 지원자가 급감했다고 매체는 진단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중간관리자급이 주재원 신청을 거의 하지 않다 보니, 고위 임원 한두 명을 보내고 현지에서 채용하는 게 점차 일반적인 추세로 자리 잡는 분위기”라면서 “그나마 미국 등 한인 비중이 높은 지역의 경우 현지 체류 한국인 채용이 가능하지만, 대부분 지역에선 쉽지않다”고 말했다.
그는 “동시다발적인 글로벌 투자가 진행되면서 어느 때보다 주재원이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기업들 고민도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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