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권 홍콩 H지수 ELS 판매 잔액은 2023년 11월 기준 19조 3000 억원에 달하며 올해 상반기 만기 도래 규모가 10조 2000억에 달한다고 합니다. 홍콩 증시 상황이 급변하지 않는한 3조내지 5조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합니다.
홍콩H 지수 ELS 투자 상품에 원금 손실이 발생하자 투자가 들이 위험상품인지 몰랐다고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투자가들은 이상품을 판매한 증권사와 은행에 불완전판매라고 항의하며 금융당국이 개입해서 분쟁해결에 나서 주기를 바라고 있는 듯 합니다. 대다수 가입자들은 재가입자들로 그들 중에는 홍콩 H지수 ELS투자 상품을 원금손실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안전한 투자 상품으로 인식했다고 합니다. 일부 투자가들 중에는 홍콩 H지수 ELS 투자상품을 정기 예금성격의 상품이라고 잘못 이해했다는 사람도 있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은행의 정기 예금과 홍콩 ELS 투자상품 사이에 차이점을 정확히 알고 투자를 하기전에 최종 판단의 근거로 삼는 조심스런 투자자가 있었다면 우리는 이들을 두고 분별력이 있는 투자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현상은 겉보기와 실상사이에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그것을 피상적으로 밖에 파악하지 못합니다. 분별력을 통찰력(Insight)이라고 바꿔서 설명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통찰력은 in(안에서) sight(보기)입니다. 마찬가지로 분별력을 발휘하면 남들이 보지 못하는 포장 안 상항을 투시력을 동원해서 미리 예견하고 이를 참고하여 최종 판단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말과 같이 분별력발휘가 쉽지는 않습니다만 시행착오의 무방비 상태보다는 훨씬 진전된 접근법임을 감히 말씀드립니다.
1948년 제임스 마샬(James W. Marshall) 이라는 사람이 미국 서부에서 금광을 발견한후 1950년대 까지 일확천금을 노리는 채금업자들이 서부로 몰려들었습니다. 전국도처에서 찾아온 채금 업자들이 금처럼 보이는 것이 순금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진짜금과 가짜금을 가려내는 방법을 개발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로 깨물어 보고 순금여부를 판단했습니다. 순금이 인간의 치아 보다 약한 반면 금처럼 보이는 황철광은 인간의 치아보다 단단하기 때문에 이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다른 실험방법은 하얀 색 돌 표면 위에 채굴한 광석을 문질러 보는 것입니다. 이때 순금은 노란색을 띄고 황철광은 암녹색을 띤 찌꺼기를 남긴다고 합니다. 아무튼 당시 채금 업자의 생계는 채굴한 금색을 띄는 광석이 순금인지 아닌지를 가려내는 분별력에 달려 있었습니다.
19세기 채금업자들이 순금과 금처럼 보이는 가짜금을 분별했듯이 오늘날 우리도 정기예금과 고위험 투자상품, 선과 악, 참과 거짓 그리고 진리와 사이비 진리를 구별 할 수 있는 긍정적인 분별능력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가짜가 진짜처럼 행세하는 탈 진실 시대에 분별력은 생활인의 필수 생존 기술입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사회에서 분별력은 전혀 관심과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선택은 종종 비합리적이며, 임기 응변 적이고, 때로는 유사권위에 나의 장래를 맡기고 태 무심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운명론자가 아니고 운명개척론 자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가 인생무대의 주역으로서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고 선택할 권리를 행사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 선택권을 행사할 때 분별력을 발휘하면 우리는 성공과 행복에 한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 갈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무엇보다 윤리적판단의 있어서 분별력의 결여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합니다. 요즘 사회적 문제가 되여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김건희 여사 명품 백 수수문제의 근본 원인을 거슬러 올라 가면 결국은 김건희 여사의 분별력 없는 처신으로 귀결됩니다.
김여사에 대한 몰래 카메라 촬영은 단순한 함정 취재가 아니라 정치공작으로 김여사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어떤 사과도 필요 없다는 주장을 펼치는 여권의 간부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여사는 대한민국 최고 위 고위공직자인 대통령의 부인입니다. 대통령의 부인으로서 정상적으로 분별력이 발휘되었더라면 선물을 전하는 사람의 마음만 받고 ‘명품 백’은 당연히 받지 말았어야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물욕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대통령부인은 예외이고 달라야 합니다. 그것이 국민 일반의 정서입니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보면 용산 대통령실의 어떤 변명도 김여사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여사의 분별력 부족은 ‘명품 백’수수에 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친북행태가 의심되는 인사와 교류하며 취임 만찬까지 초청한 것(문화일보 1월19일자 사설)도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 성향의 정서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따갑습니다.
김여사의 분별없는 처신은 청탁금지법의 여러조항에 비추어 위반의 소지가 다분합니다.
청탁금지법 제8조4항 “공직자의 배우자가 금품을 받아 선 안된다.”, 제 9조1항, “배우자의 금품수수를 알았을 때 신고” 그리고 제9조2항, “금품을 반환하거나 거부의사를 밝히도록 한 의무”등의 위반에 수사를 자청해야 한다는 문화일보 사설의 주장도 새겨들을 만한 충고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 영부인에게 주어지는 무관의 지위와 명예를 생각할 때 김건희여사가 명품백 사건과 관련하여 분별력을 발휘하지 못한 일은 매우 유감스런 일입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국민들에게 명품백사건과 관련된 일의 경위를 설명하고 진솔하게 사과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침묵이 대답이라면서 오랫동안 침묵을 지킨다고 해도 국민들의 뇌리에서 이 사건이 저절로 사라 질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아래와 같은 경우 선택의 대상이 상징하는 가치의 차이가 서로 대조적이고 상반되기 때문에 선택하시는 분의 주관만 뚜렷하면 분별력을 발휘하기가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용서 또는 저주
○ 평화 또는 혼란
○ 자유 또는 구속
○ 천국 또는 지옥
○ 의미 또는 허무
○ 비전 또는 절망
○ 배움 또는 빈둥빈둥 지내기
○ 내적 삶 또는 외적 삶
○ 깨어 있는 상태 또는 몽환적상태
○ 칭찬 또는 험담
○ 화합 또는 분열
○ 기쁨과 행복 또는 두려움
○ 진리 또는 속설
○ 행복 또는 올바름
○ 가치 또는 무가지
이기주의가 차고 넘치는 요즘세상풍조에 비추어 인자한 사람은 어수룩하게 보여 영악한 사람들의 공격의 표적이 될 공산이 큽니다. 그러나 인자한 사람은 일시적으로 이용당할 수는 있으나 일이 잘못되는 기미가 보일 때 바로 알아 차리는 분별력으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인자 무적(仁者無敵)의 지위를 향유할 수 있다는 취지의 공자와 제자의 대화가 있어 여기에 소개합니다(논어 제 6편옹야 제24장).
“공자의 제자 재아가 ‘인덕이 있는 사람은 가령 우물속에 사람이 빠졌다고 일러줄 때 당장 그 우물속으로 뛰어들어가 사람을 구해 주겠지요’하고 물어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그럴 리가 있겠느냐? 군자는 급한 나머지 거기까지 달려가기는 하겠지만, 그러나 지각없이 우물속에 뛰어들어 가기야 하겠느냐? 혹 사리에 맞는 일로 (인자를)속이려 들면 속는 수는 있어도, 사리에 맞지 않는 일을 가지고 현혹시키려 하면 (완전히)속아 넘어 가지는 않는 것이다.”(지면관계로 원문 생략)
논어를 역해하신 김석원 선생님의 해설.
인자는 애정이 풍부한 사람이다. 우물에 사람이 빠졌다고 할 때 만사를 젖혀 두고 뛰어 갈 것이다. 그럴듯하게 속이면 속아 넘어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분별없이 우물에 뛰어들어 간다든지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인자(仁者)는 사람을 믿고 거침없이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지만 분별력을 지녔기 때문에 일이 잘못되는 기미가 보일때는 윤리적판단의 지혜를 발휘하며 곧 정상을 되찾는 경지에 이르게 됩니다.
오는 4월10일 총선을 앞두고 기존 거대 양당인 국민의 힘과 더불어 민주당 외에 여러 정치세력이 신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 출범한 이준석 개혁신당, 이낙연전대표가 추진하는 새로운 미래, 김종민.조응천.정태근이 추진하는 미래 대연합, 양향자 의원이 대표인 한국의 희망, 금태섭.유호정 전 의원의 새로운 선택이 그들입니다. 여론조사에서 기존 거대 양당에 마음을 열지 않고 있는 30%의 무당층에게 이들 새로운 정치세력이 어떻게 연대하여 기대를 충족시킬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天下興亡匹夫有責(천하흥망필부유책)
명말 청초의 사상가이자 학자였던 顧炎武(고염무)가 쓴 日知錄(일지록)에 나오는 말입니다.
“천하가 흥하고 망하는 것에는 일개 필부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뜻입니다. 필자는 천하흥망필부유책론은 시대를 초월하여 생명력을 발휘하는 유익한 이론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염무의 이론에서 개체의 분별력이 은연중에 강조되고 있음을 공감 하시리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