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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란시아 책의 탄생과 잠자는 매개자
Dr. Ernest Moyer
(이 글은 유란시아 책 독자인 모이어 박사의 자료 일부를 한글로 옮긴 것입니다.)
정신심리학 박사인 새들러가 잠자는 매개자(Sleeping Agent)를 처음 만난 것은 1908년이었다. 그 당시 새들러 박사는 La Grange Calendar 38번가에 세 들어 살고 있었는데, 세입 기간이 끝나면 이사할 생각에서 같은 동네의 6번가 56번지에 있는 주택을 구입하게 되었다. 그런데 구입 당시, 이사는 현재 그 집에서 세를 살고 있는 사람의 기간이 끝나는 늦여름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세입 기간이 끝나고 그때가 올 때까지 임시로 지낼 거처를 정해야만 했었다. 그래서 새들러와 레나박사 부부는 세입 기간이 끝나자 생활가구가 완비된 아파트로 임시 거처를 마련하여 이사하였는데, 이곳은 여러 아파트가 있는 지역이었다.
이사를 마친 어느 날, 편한 기분으로 휴식을 취하던 저녁 11시쯤에 이웃 아파트의 한 부인이 현관을 두드렸는데, 약간 흥분한 듯한 부인은 새들러 박사가 정신 분야의 전문가임을 들었다며, 자기 남편의 이상한 행동을 좀 살펴달라고 부탁을 해왔다. 그녀는, 남편이 깊은 잠에 들었다가도, 갑작스레 일어나 침대 주위를 돌아다니기 때문에, 크게 염려된다고 걱정하였다. 남편의 돌발스런 행동을 깨우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도저히 잠에서 깨어나게 할 수 없었고, 외부의 어떤 자극에도 반응이 없으며, 이런 행동에 심히 걱정된다며 새들러 박사 부부에게 도움을 요청해 왔다.
새들러 박사가 그녀와 함께 그 집을 방문했을 때, 이 잠자는 매개자는 그녀가 말한 대로 잠든 채로 침대 주변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를 깨워보려고 여러 시도를 해 보았으나, 부인의 말대로 효과가 없었고 새들러 박사는 처음 겪는 이러한 현상에 흥미를 가지고, 이 원인을 분석하려고 밤새 계속 지켜보았다.
얼마 후에 이 남자는 저절로 잠에서 깨어나면서, 왜 낯선 사람이 자기 침실에 들어와 있는 지 따져 물었고, 그간의 정황을 상세히 설명했음에도 믿으려 하지 않았다. 새들러 박사의 설명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새들러 박사의 강력한 권유로 그가 마지못해 동의한 다음 날에도, 심신이 매우 건강한 이 잠자는 매개자에게서는 아무 원인이나 동기도 발견되지 않았다. 잠자는 매개자는 육체적이나 사회적이나 유전적으로도 매우 건강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었고, 본인이나 가족도 정신질환 경력이 있거나 정신적인 문제를 가질만한 그 어떤 단서도 발견할 수 없었다. 오랫동안 관찰해 보았으나, 결국 새들러 박사는 이 사건에는 그 어떤 원인도 발견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이 일은 새들러 박사의 정신심리 상담 경력에서 자신이 해결할 수 없었던 극히 예외적인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시일이 지난 뒤에, 이 부인이 저녁 늦게 다시 찾아와 남편의 행동이 전혀 수그러들지도 않고 점점 심해졌음을 설명한 후, 새들러 박사가 정식으로 정신심리 치료를 맡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때부터 잠자는 매개자는 새들러 박사의 환자가 되었고 주기적으로 상담과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이에 대한 진료기록은 관련 기관에 현재까지 남아있다. 결과적으로 볼 때, 새들러 박사는 계시서를 받기 전까지는 실질적으로 이 잠자는 매개자의 현상에 대하여 그 어떤 단서도 얻을 수 없었고, 조치나 치료는 사실상 아무 것도 한 것이 없었다.
이 사람의 행동은 여름 내내 으슥한 밤이 되면 계속되었다. 어느 늦은 여름날, 한 밤중에 지켜보고 있던 레나 박사가 우연히 이 사람의 입술이 마치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 듯이 움직이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고, 레나 박사는 재빨리 무슨 말이든지 듣고자, 말을 걸었고 이에 반응하여 이 남자는 말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때 쯤 새들러 박사 부부는 새로 구입한 집으로 이사하였고, 한편 자신도 모르게 한 밤중에 이상한 행동을 한다는 얘기에 걱정이 많았던 이 잠자는 매개자도, 매일 밤 자신의 침실에서 벌어나는 이 현상을 치료받기 위해서, 주치의인 새들러 박사의 집 인근에 있는 아파트로 이사를 오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이웃으로 이사 온 잠자는 매개자와 새들러 박사 부부는 이때부터 질문과 대답을 반복하면서, 이 현상을 밝히고 치료하려는 정신분석의 지루하고도 기나긴 조사가 시작되었다.
잠자는 매개자는 시카고 지역 기업체 사장들의 모임인 상공회의소의 회원이었으며, 매우 실용적이며 완고하고 , 철두철미한 사업자였으며 초자연이나 심령현상을 전혀 믿지않는 사람이었다. 그는 새들러 박사가 자신의 행동을 조사하면서 원인을 밝히지 못해 전전긍긍함에 따라, 자신이 난처한 문제를 지니고 있음을 점점 인식하게 되었다. 그가 밤중에 지껄이는 이야기는 대부분 하늘나라와 여러 창조계와 이 세상에 관한 것이었다. 이들 주제는 그의 종교적 배경에서는 나올 수 없는 개념들이었고, 그의 지식이나 잠재의식에서도 나올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가 전통적인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기는 했지만, 그런 이야기를 이해하고 인정할 만큼 종교적 교양은 없는 상태였다.
치료하는 과정에서, 냉소적이고 완고한 이 사람을 어렵게 설득하여 최면기법까지 시도해 보면서 원인을 조사하였지만, 새들러 박사는 이 사람의 잠재의식에는 그 어떤 요인도 없음을 확인할 뿐이었다. 이 일은 새들러 박사에게는 매우 수수께끼 같은 현상이었다. 그동안 새들러 박사는 여러 정신이상, 심령현상, 신들림, 접신, 예언 현상의 환자들에게서 한결같이 그러한 행동의 원인과 동기를 잠재의식에서 발견했고 그에 따라 치료하고 해결해 왔기 때문에, 초자연 현상은 전적으로 개개인 잠재의식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확신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자신의 연구와 치료결과로 입증된 자신의 주장이, 이 잠자는 매개자의 이상한 사례에서 전혀 해결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이 일은 연구해 볼 가치가 많았고, 이 때문에 새들러 박사는 이 일에 20년간 끈질기게 매달리게 되었다. 이 시기에 새들러 박사는 동료 의사들과 정신과학 분야의 교수들 그리고 속임수를 밝힐만한 당대의 유명한 마술사까지 동원해 가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이 행동을 조사했지만, 실패하였고 특히 1911년에는 전문팀을 만들어 연구했지만, 전문가 그룹의 그 누구도 이 수수께끼를 풀 수 없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할 사실은, 이 현상이 언제 일어날지, 누구도 예측을 못했다는 점이다. 잠자는 매개자나 그의 부인도 모르고, 새들러 박사와 주변의 모든 사람이 아무도 이를 추정할만한 근거가 하나도 없었다. 이 일은 갑자기 예상 못한 상태에서 일어났고, 그의 부인이 한 밤중에 새들러 박사에게 달려와 이를 알렸다. 부인이 알리는 것으로 매일 밤 조사는 시작되었고, 나중에는 관련된 교수나 다른 의사들도 밤중에 그 집으로 달려가곤 하였다. 여러 사람이 한 밤중에 갑자기 통보 받고, 여기저기서 허겁지겁 남의 침실로 달려가 잠옷 바람으로 일어나 있는 잠자는 매개자의 주변에 모이는 모습을 한번 상상해 보라.
또 주목할 점은 이 현상은 한 밤중 잠든 시간에 자연스레 일어나기 때문에, 두 집이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안 된다는 점이다. 새들러 박사가 1913년 시카고 북쪽으로 이사 갔을 때, 잠자는 매개자가 계속 새들러 박사의 환자였다면 그는 새들러 박사 집 인근으로 같이 이사 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만약 잠자는 매개자의 집이 La Grange 구역에 그대로 있었다면, 새들러 박사 부부와 이 일에 관련된 여러 교수들은, 밤중에 갑자기 통보를 받고 30마일을 달려가야 하는 데, 당시의 환경을 감안하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더구나 이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면 사업가로서의 명성에 타격을 줄 수 있으므로, 잠자는 매개자는 이 사건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했음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가 잠든 상태에서 전하는 이야기들은 새들러 박사가 진료 노트에 기록되거나 혹은 다른 전문가들의 기록장에 종합되었다. 일부 이야기들은 잠자는 매개자 자신이 잠든 상태에서 스스로 손으로 기록한 것도 있었다. 이것은 새들러 박사가 사건의 현상과 과정을 좀더 분석해 보려고 유도한 결과이기도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 자료들은 하나의 보고서 형식을 갖추게 되었는데,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유란시아 책의 내용과 비슷한 것도 있지만, 매우 원론적이고 투박한 내용이었다. 우리가 지금 책에서 얻고 있는 개념들은 이때의 자료에서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었다.
이 초기 시기에 잠자는 매개자를 통하여 나타난 자료들이 모아져서 실제 유란시아 책으로 발표된 계시가 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들 자료와 나중에 발표된 계시가 어느 정도 유사성을 지니고 있는 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는데, 그 내용을 조사 해보면, 당시의 새들러 박사와 그의 동료들에게는 나중에 계시로 소개되는 여러 개념들, 곧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하기 위하여 훈련 시간이 필요했었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다. 새들러 박사도 이를 회고하면서 같은 생각을 토로한 적이 있다. 잠자는 매개자를 통해서는 실제로 '계시'라는 말이 전해진 것이 없었고, 나중에 책으로 발간된 실제 계시와도 다른 개념이 많았다.
이 시기에 새들러 박사는 잠자는 매개자로부터, 자신이 영적 세계의 보이지 않는 개인성 존재들과 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받았다. 이러한 방법으로 물질세계와 영 세계간의 연결이 이루어진 것이었으며, 영적 존재인 방문자와 대화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보고, 일부 사람들은 새들러 박사가 잠자는 매개자를 통해 나눈 대화를, '정신감응'이나 '영매' 혹은 '채널링'을 통해서 받은 것이라고 해석하지만, 외적 면으로 보면 이러한 해석과 실제 사건이 모두 보이지 않는 영적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 본질에서는 전혀 다르다고 볼 수 밖에 없는 여러 특징이 있다.
불행하게도 지금까지 아무도 이들 기법이 서로 어떻게 다른 것인지 구체적으로 구분하지는 않지만, 그러나 이 일은 인간 존재인 잠자는 매개자의 무의식 상태에서 본인도 모르게 자동 기술로 이루어진 것이긴 하지만, 그 기술 내용은 매우 엄중하고도 진지한 정신 상태에서 인류와 관련된 사실을 중심으로 전해진 것이다. 이와는 달리 일반적으로 영계, 혹은 영적 존재와의 교신이라고 주장하는 이와 비슷한 이야기들은, 비록 영적 세계가 이야기의 주제에 포함하고는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인간 세상을 혼란시키는 의도적인 이야기를 중심으로 꾸며져 있으며, 본인이 기억할 수 있는 의식상태에서 자신이 영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조정되었음을 이야기하며 만들어진 것들이다. 이 둘은 전적으로 다르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1923년에 2가지 일이 일어났는데, 하나는 전문 비서인 Emma Christensen 이 이 일에 합류하여 밤중에 일어나는 사건들을 체계적으로 기록하게 되었다는 것과 새들러 박사가 이 일과는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는 일요 모임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일요 모임은 정신심리분야와 영적 현상에 관한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는 그룹이었는데, 잠자는 매개자로부터 전달받은 일부 내용을 토론하다가 나중에는 계시에 반영되는 여러 질문이 나오게 되었다.
유란시아 책이 된 실질적 계시 글들은 1934년과 1935년에 나타나기 시작되었는데, 여러 서로 다른 현상을 통하여 완성된 글로 나타난 것이었으며,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내용 그대로 완벽한 형대로 '얇은 공기층에서 삐져나오듯이' 나왔다. 새들러 박사나 포럼 회원들은 여기에 관하여는 일절 거론하지 않고 있다.
잠자는 매개자는 1935년 까지 시카고에서 생존해 있었음이 틀림없고, 굳이 밝히려고 추적을 한다면 새들러 박사의 주택 매매 기록과 이사 기록을 찾아보고, 이와 연관된 상공회의소 회원과 그의 이사 기록을 살펴본다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잠자는 매개자 사건은 상당한 기간에 걸쳐 증명될 수 있는 공개적인 활동이며 서로 다른 증거들이 많고 이와 관련된 사람도 아주 많기 때문에, 흔히 독자적인 채널링 혹은 잠자는 예언자로 알려진 케이시 사건과는 전혀 다른 현상으로 볼 수 밖에 없다. 또한 진행 과정 역시 현격한 차이가 있음을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되 새겨야 할 필요가 있다.
이 글은 유란시아북 휄로우쉽의 영문 소개를 한글로 옮긴 것입니다.
ⓒ Sourced from the Urantia Fellowship and translated by the Urantia Readers Korea Associ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