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과 선의 서양미술 400년展

바로크 시대로 분류되는 17세기에 유럽 화가들은 명확한 모습은 아니지만 양대 진영으로 갈렸다. 자유분방한 붓놀림과 색조로 감성을 자극하는 화풍이 있는가 하면, 이성을 강 조해 사물을 실제 모습에 가깝게 재현하려 했던 아카데미즘 화풍이 있었다. 한쪽은 루벤스를 추종해 색의 중요성을 얘기했고, 한쪽은 푸생을 추종해 소묘 를 중시했다. 17세기 화가들의 그 같은 대결은 이후 이어지는 미술사를 통해 외양을 달리하 며 되풀이되는 것으로 정리된다. 미술사에서 나타나는 '갈등'의 한 원형으로 자리매김한다. 방학을 맞는 청소년을 염두에 둔 '블록버스터' 전시로 봐야겠지만 21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시작하는 '서양미술 400년전-푸생에서 마티스까 지'는 작품들을 그런 맥락에서 분류하고 있다. 근대 서양에서 17~20세기 400년 간 펼쳐진 '선과 색의 위대한 논쟁'을 실물 명 화들로 정리해주겠다는 것이다. 푸생 이후 부쉐, 앵그르, 다비드, 들라크루아, 쿠르베, 코로, 모네, 시슬리, 피사로, 르누아르, 고갱, 마티스, 피카소 등 서양 작가 88명의 작품 119점을 선보인다. 루브르, 오르세, 랭스, 릴, 말로, 몽펠리에 등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 작품들을 빌려 왔다. '선과 색의 논쟁'이란 전시의 테마는 17세기 이후로 확장ㆍ변용되며 작품들을 아우른다. 18세기를 통해 엄격한 선을 강조한 다비드와 제자들은 고전주의 양 식을 형성해 나간다. 19세기엔 들라크루아의 낭만주의와 앵그르의 신고전주의가 맞선다. 다시 20세 기엔 선과 색이 조화를 꿈꾸며 모더니즘을 탄생시켰다. 이어 추상회화가 출현 했다. 사후 50년이 지나 발견됐다는 고갱의 판화들, 마티스가 랭스미술관에 기증했다 는 재즈 판화집 등 특이한 사연을 가진 작품 등도 함께 전시된다. 프랑스 랭스시(市)ㆍ예술의전당 등 주최, 지엔씨미디어ㆍ랭스미술관 주관. 내 년 4월 3일까지. (02)2113-3477 <이지형 기자-매일경제> === 매일경제에서 퍼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