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 개 요 :
코피(비출혈)는 흔히 볼 수 있는 것으로 일생에 최소한 한번은 경험하지만 대부분 그 정도가 경미하여 전문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비출혈 환자 중 약 5-10%만이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비출혈 때문에 의학적인 치료를 요하는 환자는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한 부류는 소량의 비출혈이 계속 반복되는 사람들이고 다른 한 부류는 한번이지만 매우 심하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비출혈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전자의 경우는 대개 어린아이나 젊은 사람인 경우가 많으며 전방비출혈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후자의 경우는 나이든 사람에서 흔하며 후방비출혈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다른 의학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수가 많습니다. 또한 비출혈은 남자에서 여자보다 약간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비출혈이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는 대단히 드물지만 가끔은 피가 기도로 들어가 호흡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저혈압, 심근경색, 저산소증 등으로 사망하는 예가 보고되기도 합니다.
비출혈은 겨울에 더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것은 겨울에 온도와 습도가 낮아지는 것과 상기도 염증이 흔해서 비강내에 염증이 자주 생기는 것 등이 관계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 동의어 :
비출혈, epistaxis
■ 증 상 :
대부분은 소량의 출혈이 있다가 5-10분 이내에 멎게 되어 별문제가 없으나, 소량의 비출혈이지만 계속 반복되거나 한번이지만 매우 심하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비출혈이 있는 경우가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병원을 찾게 됩니다.

■ 원인/병태생리 :
비출혈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약 10%에서는 비출혈의 원인을 알 수 없습니다.
국소적 원인
외상은 비출혈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코에 직접적으로 가해지는 외상 이외에도 상악동이나 안구, 중이 등의 외상도 비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두개저골절시에도 심한 비출혈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습관적으로 코를 후비거나 코를 문지르는 것과 같은 행동은 비중격의 전방부에 자극을 주어 어린이에서 가장 흔한 비출혈의 원인이 됩니다.
알레르기비염이나 기타 코의 여러 질환에서 많이 사용하는 비강분무제(코에 국소적으로 뿌리는 약)도 비출혈을 일으킬 수 있으며 코카인을 흡입하는 경우도 비출혈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비중격이나 비갑개의 구조적인 이상이 있으면 정상적인 비강내 공기흐름을 변화시키고 그 밑의 점막이 쉽게 건조해지고 염증을 일으켜 코를 문지르는 등의 가벼운 외상에도 혈관이 손상되어 비출혈을 일으키는 수도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는 비중격 만곡부의 전방에서 비출혈이 일어나게 됩니다.
비강내에 이물질이 들어가는 경우에도 비출혈의 원인이 되며 이런 경우에는 흔히 한쪽 코에서 악취가 나는 콧물을 동반하게 됩니다. 자동차 사고 등에 의해서 날카로운 유리파편 등이 코안에 들어가서 비출혈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급성 호흡기 염증이나 만성부비동염, 알레르기나 환경오염물질 등도 국소적으로 염증을 일으키고 세균을 자라게 하며 점막을 건조하게 만들어 딱지 등이 생기게 함으로써 비출혈을 일으키게 됩니다.
전신적 원인
선천적이거나 후천적인 피의 응고장애가 반복적인 비출혈의 원인이 됩니다. 선천적인 응고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흔하며 평소 쉽게 멍이 들고 외상을 입었을 때 피가 잘 멈추지 않는 등의 병력이 있습니다. 후천성 혈액응고장애는 약이나 질병과 관계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부전증으로 장기적인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들도 비출혈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으며 백혈병이나 다발성골육종, 혈우병 등도 비출혈의 원인이 됩니다. 장기적으로 음주를 많이 한 경우나 간질환, 임신 중에도 혈액을 응고시키는 성분의 이상으로 비출혈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은 나이든 사람에서 비출혈의 흔한 원인이 됩니다. 또한 나이든 사람들에서는 비점막에 위축성 변화가 생겨 정상적인 방어기전이 없어지기 때문에 비점막의 건조와 균열이 쉽게 생기게 됩니다.
유전성 출혈성 모세혈관확장증은 피부 및 점막의 소정맥과 모세혈관이 확장되거나 미세한 동정맥의 기형이 생기는 것으로 발병율은 10만명당 1내지 2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입술과 구강의 점막에 약 1 내지 2mm 직경의 붉은 반점 같은 것이 보이며 코와 안면에서도 이러한 것들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모세혈관확장증는 작은 자극에도 쉽게 출혈을 하며 큰 동맥에도 영향을 미쳐서 동맥류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 외에도 생리기간 동안에 반복해서 코피가 나는 경우도 볼 수 있으며 약물중독이나 전신적인 감염병에서도 비출혈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 진 단 :
비출혈을 적절히 치료하기 위해서는 출혈부위를 정확히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출혈의 약 90%는 비중격 전방의 Little's area라고 하는 혈관이 많이 모여있는 부위에서 발생하며 이와 같은 경우는 쉽게 확인이 가능합니다.
비강 후방부의 출혈인 경우에는 출혈부위의 확인을 위해 내시경을 사용하게 되며 내시경의 사용으로 코의 정확한 구조의 파악과 진단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내시경으로도 확인이 되지않는 출혈이 있을 수도 있는데 출혈부위 및 혈관의 확인을 위해 혈관 조영술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 외 종양이나 외상 등에 의한 출혈인 경우 동반 질환의 검사를 위해 CT나 MRI의 촬영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경과/예후 :
일반적인 비출혈의 예후는 심각한 수준에까지 이르는 경우는 거의 없읍니다.
그러나 고령자나 영유아, 고혈압 환자, 출혈의 전신적 소인이 있는 경우 (유전성 혈액질환, 혈액암, 항암치료중, 간질환, 항응고제나 혈전 용해제 사용자)에서는 사소하게 보이는 비출혈도 예후가 가볍지 않을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 합병증 :
비출혈을 멎게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수록 합병증이 생기기 쉽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비출혈의 흔한 합병증 중의 하나로 저혈압에 의한 관상동맥 혈전증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심장질환이 있는 나이가 많은 사람일 경우 심하고 장기적인 비출혈은 반드시 막아야 합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이나 고혈압, 동맥경화증이 있는 환자에서도 사망하는 수가 있어 주의하여야 합니다. 만약에 4-5일 동안에 피가 계속 멎지 않거나 다량의 출혈이 계속될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 치 료 :
비출혈 환자를 처음 치료할 때 비출혈의 정도나 위치, 환자의 상태, 비출혈의 원인 등을 우선적으로 잘 알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매우 걱정스럽고 당황해하고 있으며 반복되는 코피에 지치고 놀란 상태에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와 보호자 및 치료자가 심리적으로 안정되어야 하며, 필요하면 환자에게 안정제를 투여하여야 합니다.
출혈부위의 확인을 위해 코속의 응고된 피를 모두 제거한 후에 출혈이 계속되지 않는다면 다른 치료는 필요 없습니다. 이때에 비강내에 패킹을 하는 것은 비점막에 손상을 주어 다른 곳에서 출혈을 할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국소적인 치료로는 환자의 목뒤에 얼음주머니를 대거나 얼음물로 비강를 세척해서 반사적인 혈관수축을 일으키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 전방에 비출혈이 있는 경우에는 환자가 조용히 앉아서 머리를 앞으로 숙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출혈이 멈출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환자는 입으로 숨을 쉬고 코안에 혈관 수축제를 적신 솜을 넣은 후 코를 약 15분 정도 손가락으로 눌러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화학 소작법
이 방법은 비중격의 전방부 출혈의 주 원인인 Little's area의 혈관에 대한 표면소작에 매우 유용하나 다량의 출혈은 제어하기가 힘들며 소량 출혈시 사용합니다. 소작후 1주일간 바셀린 연고를 하루에 2번씩 비강입구에 바르는 것이 좋은데 바셀린은 점막을 촉촉하게 하여서 혈관이 건조하게 되거나 갈라지는 것을 막아 비출혈의 재발을 방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기 소작법
화학적소작 후에도 출혈이 계속되면 좀더 깊은 부위의 소작이 필요하고 이럴 때 사용하게 됩니다. 전기소작은 국소 마취 후에 시행하게 되며 보통 소작 후에는 항생제를 묻힌 바셀린 거즈로 패킹을 하게 됩니다.
전비강 패킹
코의 앞쪽에서 코안으로 거즈를 넣어 출혈부위를 막아주는 것으로 소작이 성공적이지 않으면 패킹을 시행합니다. 바셀린 거즈를 사용하여 코의 바닥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아 올라가면서 앞에서부터 비강의 제일 후방부까지 패킹하며 비출혈의 정도에 따라 다르나 보통2일정도 비강내에 두게 됩니다. 48시간 이상 패킹을 할 경우에는 항생제를 사용하게 되며 패킹을 하고있는 동안 충분한 휴식과 가습은 매우 중요합니다.
후비공 패킹
전비강 패킹으로도 출혈이 멎지 않으면 후비공 패킹을 하게 되는데 이 방법은 코의 뒤쪽을 거즈나 풍선 같은 것으로 막고 앞으로 전체 비강을 패킹하는 것입니다. 보통 3일째부터 전비공 패킹을 조금씩 조금씩 제거한 후 5일째에는 후비공 패킹을 제거합니다. 후비공 패킹을 한 모든 환자는 입원하게 되며 항생제의 투여와 적절한 통증치료도 받게 됩니다. 또한 심장이나 폐기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비중격성형술
비중격이 많이 휘어 있거나 다른 이상 소견이 있는 경우 이것을 교정해주는 것이 반복적인 비출혈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비중격성형술은 출혈되는 부위가 비중격의 튀어나온 부분의 뒤에 있거나 아니면 비강내에서 어떤 조작을 하는데 휘어있는 비중격에 의해 지장을 받을 때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 시행하고 Little's area에 혈액공급을 차단하기 위해서도 사용합니다.
동맥결찰술
위의 여러 방법으로 출혈을 멈추는 것이 실패했을 때 사용하며 수술적인 접근을 통해 코로가는 혈관을 차단하는 방법입니다.
동맥색전술
출혈이나 다른 이유로 환자의 전반적인 상태가 불량하거나 수술을 위한 전신마취의 위험성이 높고 다른 비수술적인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이미 동맥결찰술이 실패한 경우 등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방사선과에서 혈관조영술을 통해 출혈을 하는 혈관을 직접 확인한 후 혈관을 막을 수 있는 물질을 넣어서 혈관을 막는 방법입니다. 부분마취하에서 실행될 수 있고 출혈이 재발했을 때 반복해서 시술이 가능하며 수술로 접근하기 힘든 혈관에도 시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예방법 :
어린이의 경우는 습관적으로 코를 후비거나 코를 문지르는 것과 같은 행동이 가장 흔한 비출혈의 원인이 되므로 코를 후비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하여야 하며 성인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코의 점막이 건조하게 되어 출혈이 잘 되므로 코가 건조하고 딱지가 많이 생기는 경우 바셀린 연고 같은 것을 코에 발라 코의 점막을 부드럽게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비출혈의 재발을 예방하기 위하여 비강내 생리식염수를 분무하거나 과로, 긴장을 피하도록 하고 재채기를 할 때는 입을 벌리고 하게 하여야 합니다. 또한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의 복용은 피해야 합니다. 누울 때는 머리를 30-45도 정도 높게 하고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 같은 힘을 주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 이럴땐 의사에게 :
출혈이 계속 재발하거나 멈추지 않고 계속될 때, 짧은 시간동안의 출혈이지만 출혈량이 너무 많거나 이것으로 인해 어지럽거나 힘이 빠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때는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