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분 : 문학작품
저자: 오. 헨리
워싱턴 네거리에서 멀지 않은 그리니치 빌리지에 화가들이 모여 사는 동네가 있었다. 그 동네 어떤 납작한 벽돌집 꼭대기 방에 수와 존시가 공동 화실을 마련했다. 그것이 6월이었다. 그런데 찬바람이 부는 11월의 어느 날, 느닷없이 다가온 폐렴은 가난한 화가 존시를 병석에 눕히고 말았다.
어느 날 아침, 의사는 수를 복도로 불러서는 존시가 살아날 가망은 10분의 1밖에 없다는 말을 한다. 환자가 살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만약 그녀가 오는 겨울에 입을 외투의 스타일에 대하여 한 마디라도 물어 보게 되면 그녀가 살아날 가능성은 10분의 1에서 5분의 1로 늘어날 것이라고 의사는 덧붙인다. 방으로 돌아온 수는 일본제 냅킨이 펄프가 되도록 울었다.
그런데 이윽고 울음을 그친 그녀가 젊은 화가와 삽화를 그리고 있는데 존시가 무언가를 거꾸로 세고 있었다. 열둘, 열하나······ 그러더니 여덟과 일곱을 한꺼번에 세었다. 건너편 벽에 붙은 담쟁이 잎이 앙상하게 매달려 있었다. 존시는 저 담쟁이 잎이 다 떨어지면 자기도 죽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수가 쓸데없는 생각이라고 꾸짖어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아래층에 베어먼이란 노인이 살고 있었다. 그에게 광부의 모델이 되어 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 내려갔다.
베어먼 노인에게 존시가 아픈 이야기를 했더니 그 담쟁이와 생명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그런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라고 한다. 이층으로 올라온 그들은 창 밖을 내다보았다. 줄기찬 비가 눈과 섞여 내리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이었다. 존시가 커튼을 걷어 달라기에 마음을 졸이며 커튼을 올렸다. 그런데 암록색 담쟁이가 그대로 꼭 붙어 있었다. 종일 잎은 떨어지지 않았다. 다시 이튿날 아침이 되었다. 커튼을 올리라고 말했다. 담쟁이 잎은 그대로 있었다. 존시는 그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언니에게 말하는 것이었다. "죽기를 원하는 것은 죄악이야. 언니가 요리하는 것을 보겠어."
오후에 의사가 왔다. 이제 간호만 잘하고 영양만 섭취하면 염려 없다고 말한 다음 아래층의 베어먼인가 하는 노인이 폐렴인 것 같고 증세가 급성이라서 내려가 봐야겠다고 한다. 사실 베어먼 노인은 찬비가 내리던 그날 밤 벽에다 담쟁이 잎을 그리다가 병을 얻은 것이다.
첫댓글 베어먼 노인의 정성어린 작업이 사람을 살린것이구려 .
정신적인 승리라고 해야겠지요 .
생각이 모든것을 결정한다고 봅니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단어가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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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말리온 왕은 자신이 조각한 여성상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고, 이를 지켜본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그의 소원을 들어주어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었다.
피그말리온이라는 이 조각가는 상아로 여인의 상을 조각하다가 자기가 조각한 그 여인상과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그는 '갈라테아'라는 이름까지 지어주면서 이 조각상을 사랑하게 되었고, 신에게 이 조각상을 사람으로 만들어 달라고 기도했다. 이 기도를 듣게 된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가 감동하여 생명을 불어넣어 주었고, 피그말리온은 갈라테아와 결혼하여 자식까지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