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가장 팬을 많이 보유한 만화 3개만 꼽으라면
단연 원피스, 나루토, 블리치가 아닌가 합니다.
(요새 블리치는 허세개그물로 전락한지 오래인 것 같습니다만 여튼)
그 중에서도 하나만 꼽으라면 저는 나루토를 꼽고 싶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탄탄한 전개, 갈수록 개성을 더해가는 캐릭터들,
단순한 소년만화를 넘어서, 혼돈 속인 현 사회에 작가가 던져주는 묵직한 메시지 등등..
비록 일본문화를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훌륭한 작품이라 하겠습니다.
애니로 넘어가면, 한/일 모두 탄탄한 캐스팅에, 훌륭한 주제곡,
또 원작의 이야기를 더욱 생동감있게 살려낸 목꺾인 사스케는?애니팀의 노고까지...
21세기의 대표작품으로 칭해도 손색없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우리말 더빙판에 대한 칭찬을 몇 개 더하자면,
우선 주제가에 대한 정성을 들 수 있겠습니다.
무작정 유명한 가수가 아닌 작품 특성에 맞게,
또 노래 또한 작품의 주제와 잘 들어맞게 만들어져서 이것이 가수의 인지도와 합쳐져
세간에 대단한 시너지효과를 발휘한 것이 더빙판 나루토 주제가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 번역이나, 연출, 음향 같은 기술적인 부분 역시 칭찬할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번역은 근래 모채널에서 아주 잘 보여주고 있지만, 기본적인 음독/훈독도 못하는 번역대사가 넘쳐나는 판에
나루토 번역정도면 꽤 잘 나온 번역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말 더빙판에서 '천둥벌거숭이'라는 대사가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었네요..)
음향부분역시.. 상당히 연출이 어려운 '그림자분신술' 부분 같은 경우..
방송으로 보기에 크게 어색한 부분없이 잘 녹아들었다는 걸 보면 투니의 음향팀이
꽤 괜찮은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얘기가 아닌 가 합니다.
타 채널 작품 이야기 들어보면.. 뭐 화면에선 강아지가 짖는데 기괴한 소리가 난다든가,
마이크가 울리는 소리가 난다든가 하는 걸 보면... 켁
(참고로 캐릭터가 동시에 대사를 하는 부분의 녹음이 왜 어려운지는.. 다음의 글을 참고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90년대의 이야기라 요즘 기술과는 좀 거리가 있겠습니다만..
http://dbm386.egloos.com/414977)
마지막으로 성우 캐스팅..
비록 주연성우가 근래 모 사건으로 팬덤에서는 좀 안좋은 소리 듣는 모양입니다만,
그래도 '나루토'라는 열혈소년에 걸맞게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으며,
또한 수많은 캐릭터에 걸맞게 신인/베테랑 성우를 적재적소에 훌륭히 배치하여
시청자들의 듣는 맛도 한결 배가됐다는 점에서는 최고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나루토의 경우, 투니의 신예분들이 목소리를 알리는 데 좋은 바탕을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요새 지상파나, 모 성우극회 신인기용하는 걸 보면 참 답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298 (김영진님 인터뷰 기사)
비록 저 기사내용까지 안 가더라도,
모 작품에서 모 전속성우가 연기하던 캐릭터를, 해당성우가 전속기간 끝나서 프리로 풀렸다고 내쳐버리고
다른 전속성우 투입시켜서 바꿔버리는 상황은, 작품의 질도 더 떨어뜨릴 뿐더러,
시청자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라 하겠습니다.
또 전속기간 끝나면 내쳐지는 방송사에서 신인 성우들이 전력을 다해 연기를 할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도 들고.
또 지상파의 경우는, 이미 전담성우가 있음에도 (대표적으로 마틴 프리먼)
베테랑 성우 몇몇이서 주연을 독식하는 행위는, 작품 퀼리티도 그렇고
시청자들에게도 성우에 대한 안좋은 인식 심어주는 데 단단히 기여한다고 봅니다. (그 목소리가 그 목소리네?)
물론 신인캐스팅으로 밀고 나갔다가, 대차게 말아먹은 사례를 들자면 (이클립스라던가, 트와일라잇이라던가)
무작정 신인캐스팅이 답이라고 하긴 그렇습니다만..
현재의 베테랑 성우분들이 태어나서부터 베테랑이 된 게 아니고, 수많은 도전의 기회를 거치며
지금 이 자리에 있음을 상기해 본다면, 지금의 캐스팅 문제는 그냥 넘길 문제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신인 성우분들이 당장은 신예이기 때문에 충분히 연기가 엉망일수 도 있고,
또 그렇게 욕먹어가면서 오랜시간을 연기해야 비로소 진정한 연기자로써 거듭날 수도 있겠죠.
(지금 찬사받는 이정구님이나 故장세준님 같은 경우도.. 초창기에는 연기가 안좋아서 까였던 적이 있었죠.
故장세준님의 다소 좋지 않은 연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KBS 독수리 오형제(90년판)를 참고하시길.
뭐, 옛날 스타일이라서 그랬겠거니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욕먹을 기회조차 주치 못하는 지금의 상황은 참 암담할 뿐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말 더빙판의 '나루토' 캐스팅은, 담당 성우들이 좀 더 자신의 캐릭터에 녹아들 수 있게끔
제작진이 뒤에서 잘 지원해준 성과가 아닌 가 합니다.
잠시 다른 데로 새자면..
21세기 들어 수많은 애니메이션 전문채널들이 생겨났지만, '풍요속의 빈곤'이라고..
주제가에 대한 정성은 둘째치고, 막장 번역부터, 음향..
심지어는 작품자체를 원음+자막으로 송출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됩니다.
이는 당장에는 투자비 안들고 시청률 벌어먹어서 좋을지 몰라도, (또 기껏 일해놓고 욕 안먹어서 좋고)
국가의 문화적 가치라는 부분에서는 점점 퇴보하는 데 기여하는 행위가 될 것입니다.
멀쩡히 언어와 글자가 있는데, 이를 버리고 다른나라 언어를 추종하겠다는 것이니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시청자들은 문화적 가치가 소멸되거나 말거나
어색한 더빙 점점 안보게 되서 좋아들 하는 것 같습니다만..
참 이런 와중에도 작품의 명성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많은 디테일한 부분에서
정성을 쏟아주는 투니의 저 자세에는 참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요새.. CJ쪽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편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칭찬을 많이 했지만 단점도 좀 얘기하자면..
투니출신 성우분들의 단점을 하나 꼽으라면 '소리지르는 연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몇몇 잘해주시는 분들도 있긴 합니다만,
대다수 분들이 소리지르는 연기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이 보입니다.
굳이 비교하긴 뭐합니다만, 지상파의 경우.. 전속시절부터
라디오 연기에 투입되어 기초부터 더 단단히 다지는(발음+발성) 과정을 밟고,
또 애니채널에 비해 더 정극연기를 접할 기회가 많다보니 (외화라든가..)
상대적으로 소리지르는 연기는 더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외화에서 발연기를 보여주는 모모 성우분들도.. 소리지르는 부분만큼은 괜찮게 느꼈습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투니의 성우육성 시스템이 잘못됐다 어쨌다 할 소리는 없지만 (채널 특성이 다르니..)
투니출신 신예분들이 더욱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반드시 넘어야할 산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연기 관련해서는, 아무래도 쓰기 민감한 부분이 많다보니 더 얘기하기가 꺼려지는 군요.
다른 분이 더 자세히 분석해 주실거라 생각합니다.)
여튼 이런저런 얘기가 많았는데, 갈수록 더 밀도있고 흥미진진해지는 이야기들이 많은 만큼,
우리말 제작진들도 지금까지의 페이스를 잃지말고 더욱 심기일전했으면 합니다.
관련자분들께 행운이 따르길 기원합니다.
P.S / 나루토에 출연하신 신예성우분들 중에 가장 기대되는 분이라면 역시 김영은님이 아닌가 합니다.
작중 맡으신 2개의 캐릭터가 후반부에 모두 엄청난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는 캐릭터들인지라..
(하나는 몇화 지나면 나오겠군요.)
쿠시나의 일본판 성우인 시노하라 에미씨의 정말로 구구절절한 연기를 보면서
폭풍눈물이 나왔던 적이 있는데...
부디 앞에서 지적했던 이야기들이 부끄러워질만큼, 훌륭한 연기 기대하겠습니다. :-)
첫댓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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