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단 결승 *
첸롱 vs. 아제이 자야람 2-0 승(21-14, 21-13)
이번 대회에서 첸롱은 가진 기량을 온전히 발휘한 것 같고 아제이 자야람 선수는 가진 기량의 120%를 발휘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제도 글을 썼지만 자야람 선수는 32위 선수로써 이번 대회에서 6위인 빅터 악셀센, 7위인 츄티엔첸을 모두 꺾고 준결승까지 올라왔습니다. 초반에 리총웨이, 린단에다가 빅터 악셀센, 스리칸스까지 모두 탈락해서 조금 싱겁게 우승자가 결정되었지만 앞으로 자야람 선수를 눈여겨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은근히 인도가 남단이 쟁쟁한 것 같습니다. 스리칸스, 카샵에 프라노이, 자야람까지!
그리고 이번 대회 남단에서는 왕년의 스타들이 일찍 짐을 싸서 더욱 아쉬웠던 것 같아요. 리총웨이가 우리나라의 허광희 선수한테 져서 예선 1경기 치르고 탈락, 린단이 손완호 선수한테 16강에서 져서 역시 탈락했으니 말이죠.
* 여단 결승 *
성지현 vs. 왕이한 2-1 승 (21-14, 17-21, 21-18)
역시 홈은 좋은 것 같습니다. 왕이한한테 상대 전적이 1승 10패로 절대적인 열세였지만 이것을 딛고 우승을 해서 더 기쁠 것 같네요. 성지현 선수가 앞으로도 강한 상대랑 결승에서 많이 만났으면 좋겠네요. 특히 이번 대회에서도 느꼈지만 일본 선수들의 상승세가 무섭습니다. 오쿠하라, 야마구치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 같고(특히 오쿠하라 선수한테 최근 3연패) 사이나 네활이나 캐롤리나 마린과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지금 페이스면 절대 천적인 리쉐루이랑 해봐도 좋은 경기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최근엔 리쉐루이가 은근 중간에 탈락을 많이 해서 만나지 못하는게 좀 아쉽네요.
작년 말부터 느끼는 것이지만 여단도 많이 평준화가 된 것 같습니다. 일본의 약진, 중국의 부진, 유럽의 선전, 인도와 대만 선수들의 분전 등 매 대회마다 우승자가 달라질 수 있다는게 흥미로운 요소인 것 같아요.
다음 대회부터는 성지현 선수는 물론이고 배연주, 김효민 선수도 좀 더 높은 라운드에서 이름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남복 결승 *
이용대-유연성 vs. 김사랑-김기정 2-0 승 (21-16, 21-12)
이번 대회 최대 돌풍을 일으켰고(아-세, 푸-장을 모두 꺾다니!) 또한 오랜만에 결승에 와서 내심 기대했는데 형들을 넘기엔 부족했네요. 아무래도 서로가 너무 잘 알아서겠죠.
제 생각이지만 지금 스타일로 김-김조가 이-유조와 경기한다면 형님들을 이기기엔 조금 버거운 것 같고요. (몹쓸 비유를 하자면 윈도우7과 윈도우10의 대결 같습니다ㅠ 모든 능력치가 약간씩 형님들이 앞서 있는 느낌)
자체적인 실수는 무조건 줄이되 랠리를 짧게 끝낼 수 있는 결정력을 키워야할 것 같아요. 특히 이-유조를 상대로는 파워든 트릭샷이든 뭐든 간에 득점할 수 있는 루트를 개발하는 것이 김-김조한테 필요해보이네요. 파워를 주무기로 하는 팀이 아니다보니 드라이브가 잘 안 먹히면 힘든 경기를 하는 것 같아요. 아니면 유연성 선수를 공략하는 변칙적인 전략을 세워보는 것은 어떨까 싶네요.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천적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자신감을 키웠으니 앞으로도 좋은 모습 기대합니다.
또 한 가지, 이번에 우리끼리 결승에서 만난게 굉장히 의미가 있는게 작년 코리아 오픈에서는 두 팀이 모두 8강 이전에 일본 선수들한테 패해서 탈락했었는데 도핑 파문을 딛고 얻어낸 값진 결과라서 더 소중한 것 같습니다. 두 팀 모두 멋집니다!!
* 여복 결승 *
장예나-이소희 vs. 폴리-마헤스와리 0-2 패 (15-21, 18-21)
아쉽게도 예나-소희 조는 준우승을 차지했네요.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여복에서 얻은 소득이 매우 많아보입니다.
1) 동생 + 언니 조합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승찬 + 소희, 예나 + 경은으로 동생-동생, 언니-언니 조합으로 복식조를 짰었는데 이번엔 동생 + 언니, 동생 + 언니 조합으로 동생들의 패기와 파워, 언니들의 노련미가 어우러지면서 조화가 잘 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아직은 몇 경기 더 지켜봐야겠지만 바뀐 조합으로 2대회 만에 준우승을 차지하는 팀이 나온건 의미가 있고 특히 준결승에서 중국팀까지 꺾었다는게 희망적인 것 같습니다.
2) 선의의 경쟁으로 기존 복식조도 분발하게 된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이것도 굉장히 크다고 생각하는게 예나, 소희, 승찬, 경은 선수가 파트너로 고민하고 있을 때 다른 조도 위기 의식을 느끼고 많은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고아라-유해원 조가 요새 중국 조를 심심치 않게 이기고 있고(또는 동등한 경기를 하고 있고) 김소영-채유정 조 역시 작년 말부터 결성되어 조금씩 호흡을 맞추더니 최근엔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 혼복 결승 *
장난-자오윤레이 vs. 아흐마드-낫시르 2-0 승 (21-16, 21-15)
혼복은 뭐 할말이 없네요ㅠ 장난-자오윤레이를 위한 종목이고 자오윤레이는 배드민턴의 혼복을 하기 위해 태어난 선수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여복을 안뛰는게 다행인가 싶다가도 여복에서도 여전히 좋은 성적을 올려줄 수 있는 선수이니 중국 코칭스텝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믿음직한 선수가 어딨을까 싶겠습니다. 우세한 상대 전적을 바탕으로 인도네시아 조를 가볍게 이기고 우승을 했네요.
제가 몇 번 글을 썼지만 혼복은 장난-자오윤레이의 성적에 포커스를 두고 보는 것도 상당히 재밋는 것 같습니다. 과연 그들이 몇 번이나 우승할 것인가 보다는 장난-자오윤레이를 저지하는 팀이 나올 것인가에 관심이 가니까요.
이런 면에서 보면 고성현-김하나 조도 그 중 한 팀인데 아직까지는 조금씩 아쉬운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 있으니 앞으로도 장-자오 조를 자주 만나서 지고 이기고 하면서 큰 대회에서는 꼭 꺾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복 못지않게 혼복도 우리나라에서 좋은 복식 조가 많이 나오고 있는데 최근에 신백철-채유정 조가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고 김기정-신승찬 조도 활약이 괜찮은 편입니다. 과연 성현-하나 조와 함께 올림픽에 나가게 될 혼복조는 어떤 조가 될지도 기대가 되네요.
이번 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은
금메달 2개 (이용대-유연성, 성지현), 은메달 2개 (김사랑-김기정, 장예나-이소희), 동메달 2개 (정경은-신승찬, 고성현-김하나)로 마무리 했는데 성적이 좋아서 경기 결과 기대하며 보는 맛도 있고 좋은 경기 펼쳐줘서 즐거운 일주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계속해서 좋은 모습 보여주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