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한일전 허벌나게 깨지는 중계방송을 보고
2023.03.10
한국이 실력이 모자라서 일본에 4대 13으로 대패한 건 이해해도, 대책이 없어서 화가 난다.
한일전에 진 것이 분한 게 아니다. 실력이 모자라면 지는 게 당연하다.
힘과 기술과 작전으로 이기는 것이지, “한일전에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오기로는 패한다.
금세기 세계 최고 투타겸업(이도류)선수인 오오타니의 몸에라도 공을 맞추겠다는 선수가 있다니 그런 비뚠 정신은 갖지 못하게 어릴 때부터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극일(克日)이 아니잖은가?
도쿄 돔 만원 관중 앞에서 우리 투수는 ‘스트라이크를 못 던질 만큼 배짱도 오기도 없었다. 왜 이리 됐나?
대표팀 선발 때 추신수가 “언제적 양현종과 김광현이냐?”라고 말했다가 허벌나게 깨지고, 끽소리 못하고 입에 쟈크를 채웠다. 그의 말이 옳지 않았다고 해도, 그 예언은 어제와 오늘 WBC 두 경기에서 그대로 적중했다. 빅리그를 거친 두 투수는 각각 1회와 3회에 대량 실점하였다.
오오타니가 마운드에 선 것도 아닌데, 이정후와 양의지, 박건우를 빼고는 각팀에서 거포라는 사람들이 대부분 안타를 치지 못했다. 일본프로야구 수준을 어떻게 보고 무슨 배짱으로 주로 거포(?)들로 라인업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교타자’가 그리웠다.
일본 프로야구 선수들은 스스로 피나는 노력을 하여 자연세대교체가 되는데, 우리는 작년에 거포 이대호가 타격 4위라는 말이나, 외국인 선수 데려다 이기는 것만 몰두하여 젊은이들이 크지 못했다는 지적, 상대방 분석력이 부족한 점 등도 돌아볼 일이다.
이번 참사는 몇 선수의 집중력과 기본 그리고 실수에 관한 문제도 나타났지만, 국가대항에서 승리를 가져올 원대한 전략을 놓고 기본과 판을 새로 짜야 할 문제거리로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