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근 교사 압수수색과 한나라당 의원들 "국가보안법 7조 위반 피의사건이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지난 13일 개성공단을 방문하고 돌아온 한나라당 의원들은 대접을 잘 받고 왔는지 이구동성으로 '북한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홍준표 의원은 “이번 방문이 한나라당 대북정책의 변화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북측 근로자에게 남측의 기술을 전수하는 개성공단 기술교육센터 개설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다짐했다.
홍 의원은 이어 "작년 1월 내가 주도해 혁신한 한나라당 당헌은 이미 대북정책을 유화정책으로 바꿨다"며 "당헌도 제대로 안보는 몇몇 사람들이 대북 강경책을 주장해온 것은 엉뚱한 얘기"라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을 최소하라고 악다구니를 쓰던 때가 언제인데, 참으로 국민 기만적이고 후안무치한 발언이 아닐 수 없다.
무지렁이가 아니라면 홍 의원의 ‘북한 적극 지원’ 발언만 듣고도 선거가 임박해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홍 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주장은 준비된 정책이 아니라, 선거철마다 있어온 ‘북풍’의 새로운 변형일 뿐이다. 부연하자면, 63빌딩이 물에 잠긴다거나, 남침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휴전선에서 총소리를 내는 등 국민을 속이는 ‘북풍’에서 ‘퍼주기 모양새’로 모형만 바꿨을 뿐이라는 것이다.
2.13합의 후 북·미, 남·북 관계가 호조를 보이자 퍼주기의 원조는 한나라당이었다고 우기는 사람들이니 무슨 말을 못하겠는가만 남북 문제를 권력연장에 이용해온 박정희나 전두환의 방식과 너무도 흡사해 두렵기까지 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적국(敵國)인 북한을 돕자고 하고, 홍 의원이 원조를 부추기는 발언을 하던 전날인 14일 아침 군산동고 김형근 교사는 수색영장을 들고 온 전북지방경찰청 보안과 소속 경찰들에게 보안법 위반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하고 컴퓨터와 휴대폰, 아이방의 노트북, 게임시디까지 빼앗기는 수모를 당했다.
지난해 전교조 전북지부 통일위원장을 지낸 김형근 교사 아파트의 압수수색은 국가보안법 7조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국가보안법 7조는 ‘찬양·고무, 이적단체 구성 및 가입, 이적표현물 소지 및 반포 등’ 대표적인 독소조항으로 폐지되어야 마땅한데도 한나라당의 반대로 존재해오고 있는데, 2000년 6월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 다녀온 여야 정치인들과 문화예술인들의 발언을 종합 분석해보면 찬양·고무에 해당되는 내용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김형근 교사는 전교조 홈페이지에 올린 ‘효량통신2 - 압수수색을 당하고 나서’의 글에서 “경찰의 압수 수색은 오전 8시에서 12시까지 전북도경 보안과 형사들에 의해 네시간 동안 집과 학교에서 동시에 진행되었다”고 밝히고 있다.
김 교사는 "경찰들이 들고 온 압수수색 영장에는 국가보안법 7조 위반 피의사건이라고 명시되어 있었다"며 "소환장이 나와도 가지 않을 것이고 강제 구인당하겠다. 구속되어도 묵비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히고 "다만 강제로 잡혀가는 그 날까지 이악하게 교단에 서 있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김형근 교사는 작년 12월 6일 조선일보가 ‘전교조 교사, 중학생 180명 데리고 빨치산 추모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 교사를 내사중이라고 보도했으며 “대한민국 대통령은 임실 중학교 사건을 어찌 보나”라는 제목의 사설까지 내보낸데 대해 억울함을 삭이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김 교사는 "조선일보의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면서 경찰에게 압수수색을 당하고 나오며 부인에게 "나같은 사람 만나서 고생한다. 미안하다"라고 하는데 눈물이 나오더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진정으로 통일을 원하고 북한과의 교류를 원한다면 북한에 대한 원조를 주장하기 전에 일재잔재인 보안법 폐지에 앞장서야 할 것이다. 또한 조선일보의 허위 보도와 소지품까지 압수수색을 당한 김 교사의 억울한 입장을 대변하는 항의 성명이라도 내야만 진정성을 인정받을 것이다.
내 수업 연구자료는 물론 책자, 핸드폰, 수첩메모, 심지어는 아이방의 노트북, 게임시디까지 모조리 훑어 갔습니다.
경찰의 압수 수색은 오전 8시에서 12시까지 전북도경 보안과 형사들에 의해 네시간 동안 집과 학교에서 동시에 진행되었습니다. 경찰이 다녀간 지금 압수물품 목록이라고 던지고 간 서류 하나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저의 물건들은 여기저기 흩어진 채 나 뒹글고 있습니다.
나는 오전에 전주고등학교 논술수업이 있었기에 수색도중 빠져나가 수업을 하고 왔습니다. 부인에게 "나같은 사람 만나서 고생을 한다"며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빠져 나올 때 어찌 슬프던지요.
수업을 마치고 돌아와보니 10여명의 경찰이 막 떠난 참이었고 방마다 어지러진 채 전쟁터 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경찰들이 들고 온 압수수색 영장에는 국가보안법 7조 위반 피의사건이라고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국가보안법... 전에도 이 법으로 두번 기소된 적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93년인가 2심 고등법원에서 무죄로 나왔고, 또 한번은 95년 구속되었다가 다음해에 집행유예로 풀려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구속이겠지... 마른 가슴에 담배만 피워 물었습니다. 나는 그동안 국가보안법 위반 여지가 있는 행위는 하지 않았습니다.
작년에 부산과 서울에서 공안탄압이 시작되었을 때도, 주변에서 혹시 트집잡힐지도 모를 자료들을 정리하라고 권유했지만, 나는 하나도 버리거나 치우지 않고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동안 국가보안법에 위배될 행위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법은 무서워서 움추릴수록 살기 등등하니 자기 존재를 과시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번에 압수해간 목록을 보니 어디에서 이렇게 잘도 찾아냈는지, 아이가 중3때 신흥고등학교에서 받은 학교소개 테이프까지 한짐 넉넉히 압수해 갔습니다.
내가 판단해 보건데 압수해간 물품에도 국보법 위반 내용은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국보법은, 통일을 막고 민주인사를 탄압하는 도구로 쓰이며, 같은 민족을 적으로 규정해서 북을 이롭게할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로 판단하므로, 저들이 위반이라고 판단하면 또 구속이 되겠지요.
아침에 나는 목욕을 하고 있었고, 부인은 아침상을 차리고 있었는데, 들이닥친 형사들이 부인의 가방이며 장롱의 속옷까지 꺼내 보았어도 나는 제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저항을 하는 것은 현정부의 공권력에 저항하는 것이 되고, 그것은 노무현 정권을 공격하는 매개가 될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공동체의 주인인 대중에 기반하지 않고 독단과 오만으로 공동체를 이끌고 있어 비판을 받아야 하지만, 통일의 길에서 함께 가야 할 사람들입니다.
나를 고발한 사람들은 조선일보, 뉴라이트, 박근혜를 비롯한 한나라당 일부 세력으로 입으로는 통일을 이야기 해도 속으로는 분단을 원하는 반통일세력이기 때문에 저항과 공격의 대상을 정확히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였습니다.
그래서 같이 온 여경이 아이방을 날카롭게 집뒤짐을 하면서 자기 아들 딸에게 '아침 챙겨 먹었느냐'는 사랑스런 전화를 하는 비정한 모순도, 그 밖의 경찰들의 살떨리고 위압스런 풍경도, 나에게는 안쓰럽게만 보였습니다.
이제 그들이 되든 안되든 몽땅 가져 갔으니 어떤 그림이든 나오겠지요. 압수해간 스타크래프트 CD가 북을 이롭게할 목적의 게임영상이었다고 둔갑될지도 모르지요. 경찰은 어떤 꼬투리든 잡아서 구속영장을 신청할 것이고, 검찰은 범죄사실을 만들어 기소를 유지해야 할터이니 경찰과 검찰의 의도에 협조하는 것은 저를 올가미 속에 스스로 쳐 넣는 일이 되겠지요. 그래서 저는 향후 일체 수사에 응하지 않겠습니다. 잡아가라고 하지요, 뭐~ 소환장이 나와도 가지 않을 것이고 강제 구인당하겠습니다. 구속되어도 묵비권을 행사하겠습니다.
다만 강제로 잡혀가는 그 날까지 이악하게 교단에 서 있겠습니다. 지금은 수업자료를 모두 압수해 가 수업준비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래도 최선의 준비를 해서 수업에 임하겠습니다.
아이들은 통일조국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 세상에는 더이상 이 지긋지긋한 분단체제를 물려주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남은 수업들은 항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혼신의 땀과 노력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겠습니다.
통일교육은 분단시대 교사의 존재조건입니다. 부당하게 구속이 되더라도 그 순간까지 치열하게 아이들을 옳게 가르치겠습니다.
나를 아는 모든 분들께 부탁 말씀 드립니다. 행여 나로 인해 위축되거나 동정의 눈길로만 나를 보시지 말기 바랍니다. 국보법이라는 괴물은 서로 두려워하고 불신하는 가운데에서 위세를 떨칩니다. 우리 국민 누구든 다 이야기하고 누구든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국보법을 집행시키기 위해 4000만명의 경찰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러면 용병을 데려와야 하나요? 그 정도가 되면 국보법은 끝납니다.
하지만 반대로 서로 두려워 꼭꼭 숨고 불신한다면 소수의 집행력으로도 악법은 근사하게 위력을 떨칠 것입니다. 한사람이 만사람을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구속직전에 놓인 나의 처지와 조건에 대해 안쓰러운 생각이 드시거들랑, 저에 대한 동정보다는 말 한마디 글 한마디로라도 국가보안법과 싸워주십시요.
그동안 통일을 위해 집단적으로 땀흘려 일구어온 모든 모임이나 인터넷 공간은 어떤 일이 있어도 폐쇄하지 말고, 당당하게 살려서 통일조국의 열망을 확대 강화시켜 미래를 준비해 주십시요.
멀리 구할 것이 아니라 나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나부터 이제 어떻게 되든 나의 한 목숨을 걸고 분단장벽인 국가보안법과 그것을 유지 강화시키려는 반통일 세력과 드팀없이 싸워 나가겠습니다.
컴퓨터를 압수해 갔기 때문에 PC방까지 차로 나와서 이렇게 두번째 소식을 전합니다. PC방까지 오는 길... 길 옆에 만개한 철쭉꽃과 개나리꽃, 나트막한 야산에 봄으로 화사하게 물들인 벛꽃이며 진달래 꽃이 오늘따라 왜 이리도 아쟁타쟁 예쁘게도 피어 났는지요?
첫댓글 최대한 서로 도와야겠습니다. 전북 경찰청과 인터뷰해서 나가야 겠습니다. 효량님! 너무 심려치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