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탄성부터 터져나왔다
웅장하고 커다랗고 밝고 화사한 색감에 무게감까지
그리고 배호라는 가수의 혼까지 깃들어진 그림
ㅎㅎ....
이 그림이었다.돌아가는 삼각지
자꾸 삼각지로 가야 한다고
가야 한다고 나를 압박하고
내 마음을 가만두지 않았던 그림이
뭐......플란다스의 개에 나오는 주인공 네로는 아니지만
난 죽기전에ㅎㅎ... 이 그림을 실제로 가서 보아야 했다.
플란다스의 개’의 주인공 네로가 루벤스의 그림을 바라보며
감탄으로 눈물을 보이며 생을 마감했는데
그정도는 아니더라도
이 그림이 사라지기전에
두고 두고 배호님 이름 앞에 남을
그림.
서울에 볼일이 있을때 한꺼번에 여러 가지를 충족하고 오는편인데
세브란스 병원을 들려서 인사동 구경까지 하고 난뒤
삼각지까지 가기에 상황이 좋지 않았다.
시간으로는 충분했지만 옷자락을 잡는 무엇때문에
터미널에서 집으로 가는 차편을 기다리는 중이었다.
진동으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가수 유비님이시다.
삼각지역에 그림 보러 안 가느냐고?
잠시 고민을 했다.
터미널이고 5분후면 차가 올텐데
전화를 끊고 다음으로 미룰까?
단김에 뺄까?
언제 또 서울 올 날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보고 가야 겠다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혹
또 모를 일이 발생할수도 있고
그림이 내려지면 그 허탈함을 어이 할꼬?
그래 가지..뭐..
다시 U턴한다.
삼각지역으로...ㅎㅎ....
삼각지 역사에서 유비님을 만났다.
같은 전철을 탔다는데 이런 행운이..
그림옆에 돌아가는 삼각지 노랫말이 걸려있다.
그림을 그리신 김수영 회장님 이름과 함께
대단하신 김수영회장님이시다.
이미 직접 쓰신 책도 읽어 보았고
눈물로 그린 수채화에 감동받아서 너무도 기억에 생생하신 분
몇번 전시장에서 뵌적도 있고
가끔 인터넷에서 소식들을 보기도 하지만
자꾸만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분이시고 스승님으로 모시고만 싶다.
기회는 이때다 싶어서
주변에 계시는 아주머니에게 카메라를 드리며 한 컷 부탁을 했다.
매력덩어리는 바로 유비님인데
요즘은 자꾸 다른 곳에서 매력덩어리를 찾으려 한다.ㅎㅎ...
또 다른 매력덩어리는 이렇게 옆에 있으려 안달인데..ㅋㅋ..
드디어 CD가 나왔댄다.
대박 나셔야 하는데
하긴.....뭐....이번엔 대박 나실 것이 확실하다.
분명히
이유?
말씀드렸다.
왜 인지는...ㅎㅎ....
삼각지 역은
배호님의 고향같다
배호님의길이 있고
배호님의 노래말이 있는 식당들이 있고
배호님을 기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미 돌아가신 분이시지만
그분은 생생히 살아 계신 것이나 다름없다.
더구나
아름다운 세상과 환상의 세계를 가꾸는 화가들이 많은 곳
삼각지.
자신만의 세상에서
삶을 가꾸시고
예술이란 술독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거리 거리에 넘쳐나고
넘쳐나는 회색건물들이 모두 다 그림이다.
그 그림들이 배호님의 노래를 지키고 노래를 그린다.
행복하신 분이시다.
배호님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돌아가는 삼각지 식당에 들어서니
그림속에 있던 똑 같은 사진이 있었다.
진짜로 이런 모습이었다는데
이제서야 본다.
돌아가는 삼각지 모습을
노랫말 느낌으로 돌아가는 로터리일것이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제대도 생생한 모습은 첨 보았다.
세월은 가도 작은 카메라 하나면 역사는 이렇게 보여지고
사람들 가슴에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겨진다.
김수영 회장님이시다.
배호기념 사업회.....
헌데
화백님이시다.
헌데
책을 쓰시는 작가님이시고.......
대체 어떻게 불러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가수 유비님이 회장님 회장님 하니까
같이 앵무새마냥 회장님이라 호칭했지만
선생님으로 불러 드려야 하는데.....뒤죽 박죽이다.
열린 화방에 들어서는 순간
가슴아래서부터 탄성이 흘러나왔다.
그림을 그리고 계셨던 듯한 모습으로 반갑게 맞아 주셨다.
작은 공간 열린화방에
색으로 만들어진 모든 색채들이
리듬을 타고 오선지에 오르락 내리락
아
넘 아름답다.
환상이다.
푸른 초원위에 펼쳐진 그림같은 공간이다.
행복하시겠다는 나그네의 생각
그러니 모습도 세파에 찌들지 않으셨다.
세상이 돌아가느냐?
그래 그럼 넌 돌아가라.
나,
내 세상 가꾸면서 한세상 멋들어 지게 살리니.....
아우.....
어디를 보아도
회장님의 화방에서는 싯귀도 출렁 출렁
그림같은 세상도 출렁 출렁 넘쳐 날 뿐이다.
어스름한 저녁 회색빛 도시는 저물어가는데
나그네의 가슴은 행복함으로 온갖 잡념은 놓아 버렸다
가장 좋아하는 가수 유비님 곁에 있고
그림을 하시는 분으로 유일하게 알고 있는 김수영 화백님 곁에 있고
감성이 데모하여 거리를 헤매일때 즐겨듣던
배호님 노래가 살아 있는 곳
그 곳에 내가 있다.
이 시간이 마지막이어도 좋으리
늘 그랬다
너무도 행복하면
이시간이 마지막이라도 좋다고
산에 갔을때
취미생활로 기쁨이 충만했을때
요기서 멈춤이란 팻말이 있었음 좋겠다고
그런 순간이다.완전히.....
식사하실때 하신 말씀
너무도 재밌어서
자꾸만 짙어져 가는 군청색 어둠, 그 어둠이 안타깝다.
어쩜 그리도 재밌게 말씀을 잘 하시는지?
더.....
그래 조금만 더......
있고 싶다고......
느낌이 같은 사람들과 함께 한다는 것
한 마디 듣고 나면 내 생각에 들어왔다 갔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같은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나이불문하고
즐거움이고 행복함이다.
식사를 마치고
삼각지 역 그림앞에 내려가서
다시 또 대화를 나누었다.
지나치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오로지
그림을 그리는 화백님과 노래를 하시는 유비님과
그림과 노래를 배우고 싶은 나일뿐이다.
그리고 앞에는 배호님 노래를 그린 그림이 있고
두고 두고 남을 명화앞에서
세 사람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
그림에 대한 설명
줄거리가 한편의 소설이다.
그림속 멋들어진 남자는 울고갔을지 모르지만
자신이 울고 간 눈물자국이
이렇게 커다란 명화로 탄생하여 삼각지 역에 걸려있음을 알고는 있을까?
이 장소에 배호님 동상이 서 있고
배호님 노래 돌아가는 삼각지 노래만 흘러 나왔다면
두분의 팔을 정답게 양손에 나누어 나란히 잡고
막걸리 거나하게 한잔 한 김삿갓 김병연이 되어서
그 시간
돌아가는 삼각지라는 노래를 멋들어지게 한번 불러 보고 싶었는데
그 비어진 자리가 참으로 아쉬울 뿐이었다.
아무리 분위기 좋은 찻집이 있다고 하나
내가 앉았던 삼각지 역,
그 그림 앞에서 보낸 시간처럼
진한 커피향과 이름모를 향기가 온몸에 배어드는 찻집이 또 있었을까?
보이지 않지만
내겐 보여졌다.
예술의 극치가 만들어낸 풍경이...
노래가 흘러나오고
흐르는 노래 뒤로 색채의 리듬이 춤을 추고
하나 하나 리듬 위에
아름다운 글들이 내 가슴에 쌓여졌다.
어떻게 저장할까?
빈 노트도 없는 시간
그래.....
삼각지라는 역사가 있잖아.
삼각지라는 폴더를 만들지 뭐.
그리고 집어 넣는거야.
배호님 사진에 노래를 넣고
배호님 노래를 그림으로 그리신 김수영 회장님 모습도 넣고
배호님 노래를 열창하시는 유비님 모습에
아주 작지만
점 하나로라도 행복하다는 내 모습을 넣고
그리고 저장하면 되는거야
2009.5.29일 일기라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