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첫 신종 코로나(COVID 19) 백신 '스푸트니크V'를 생산하기로 한 기업은 국내 바이오테크 기업인 지엘라파(GL Rapha, 자회사 한국코러스 포함)로 확인됐다. 그동안 '스푸트니크V' 백신의 한국 생산설이 나올 때마다 전혀 거론되지 않는 생소한 업체다.
이 업체의 홈페이지(영문)를 보면 지엘라파는 의약품및 의료기기 생산및 수출 업체로 정의할 수 있다. 생산 시설은 제천과 음성, 춘천 등 3곳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8년에는 정부의 컨설팅 지원을 받아 요르단에 30억원 규모의 항생제 수출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스푸트니크V 백신, 1억5천만 도즈이상 생산된다/얀덱스 캡처
지엘라파의 홈페이지(영문)/캡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스푸트니크V' 백신 개발을 지원한 러시아 국부펀드인 직접투자기금(RDIF)는 13일 한국에서 연간 1억 5,000만 도즈(1회 접종 분량) 이상의 백신을 생산하기로 지엘라파 측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양측은 12월부터 생산을 시작해 2021년 1월에는 '스푸트니크 V'를 전 세계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보건부 산하 가말레야 국립 전염병·미생물학 센터가 개발한 '스푸트니크 V' 백신은 러시아 정부가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승인(공식 등록)한 백신이다. 다만 임상 3상을 건너뛴 상태에서 정부 승인을 받아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러시아는 현재 '등록후 임상'(임상 3상) 시험과 함께 의료진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일반 접종을 시작했다.
WHO, 러시아 코로나 백신의 권장 목록 등록 허용/얀덱스 캡처
'스푸트니크V' 백신은 또 세계보건기구(WHO) 측에 긴급 권장 백신의 목록에 올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를 위해 '가말레야 센터'측은 필요 서류를 WHO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WHO 측도 테스트를 통해 스푸트니크V 백신이 기준에 부합할 경우, 긴급 권장 백신의 목록에 포함될 수 있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RDIF는 미 화이자 제약이 개발한 백신의 효능이 90%에 이른다는 중간 결과를 발표하자, "스푸트니크 V 백신의 효과는 92%에 달했다"고 지난 11일 트위트를 통해 주장했다. 이 결과는 임상 3상에 참여한 2만여명의 자원자 중 20명에 대한 중간 결과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RDIF는 설명했다. '스푸트니크V'는 모스크바를 중심으로 4만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실시할 계획인데, 이미 2만명 이상이 1차 접종을, 1만6천명 이상은 2차 접종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스푸트니크V 백신/출처:스푸트니크백신.com
RDIF 측에 따르면 '스푸트니크V' 백신은 한국뿐만 아니라 인도와 브라질, 중국에서도 생산될 예정이다. 이들 국가의 파트너와 계약을 통해 연간 약 5억 회분의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 50여개 국가가 12억 회분 이상의 백신 구매를 요청했다고 한다.
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대표는 "스푸트니크 V는 인간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플랫폼 기반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이라며 "이제는 글로벌 수요에 맞춰 백신을 충분히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며, 지엘라파의 협력과 공동 노력에 감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