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미오와 줄리엣》세익스피어
이처럼 격렬한 기쁨은 격렬한 종말을 맞게 될지니
그리하여 승리는 이내 스러지리라, 불과 화약이
입맞추듯 타오르기에. 그토록 달콤한 꿀이
황홀한 그 맛 속에 삽미(澁味)를 품고 있으니
그를 취함이 음식에 대한 욕망을 해칠 수 있음이라.
바라건대 온건히 사랑하라. 긴 사랑은 그러하노니.
사속(斯速)함은 노건(駑蹇)과 다를 바 없이 더디게 닿는도다.
- 로렌스 수사, 2막 6장
작품의 배경은 이탈리아의 베로나(Verona)의 몬태규 가문(Montague 家)과 캐퓰렛 가문(Capulet 家)이라고 하는 서로 반목하고 질시하는 두 가문이 있었다. 둘 다 세력있는 귀족집안(도시 귀족)이라 이들 집안에 고용된 하인들이나 사람도 많은데 이들조차도 서로 길거리에서 보기라도 하면 욕하고 싸우기 일쑤였다. 오죽하면 길거리에서 이 두 집안이 으르렁거리며 집단패싸움이 벌어질뻔할때 영주가 엄명을 내려 진정되었지만 영주는 한두번도 아니고 두 집안이 길거리에서 이러면 제대로 맛보여주겠다고 분노할 지경이었다.
그런 가운데, 몬태규 가의 아들인 '로미오 몬태규(Romeo Montague)'는 원래 '로잘린 (Rosaline)' 이라는 여성을 사랑하고 있었으나 그녀는 수녀가 되려고 맹세한 상태였고, 로미오는 이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인해 절망에 빠져 있었다. 몬태규가의 가주는 방안에 틀어박혀 폐인 상태가 되어버린 아들이 걱정되어 조카인 '벤볼리오 몬태규(Benvolio Montague)'를 시켜서 사정을 알아보게 하는데, 로미오와의 대화에서 그가 상사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아낸 그는 다른 아름다운 여인들을 보고 로잘린을 잊어버릴 것을 권유한다. 로미오는 로잘린보다 아름다운 여인은 있을 수 없다며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캐퓰릿 가의 무도회에 로잘린도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선 마지못해 제안을 받아들인다.
로미오는 벤볼리오와 그의 친구 '머큐쇼(Mercutio)' 와 함께 캐퓰렛 가의 무도회에 몰래 숨어들었다가, 캐퓰렛 가문의 영애 '줄리엣 캐퓰렛(Juliet Capulet)'을 만나 서로 첫눈에 반하게 된다. 그날 밤 로미오는 한밤중 담장을 넘어 캐퓰렛 가의 저택에 몰래 숨어들어가 작품에서 가장 로맨틱한 장면을 가택의 발코니에서 연출한 뒤 서로 결혼할 것을 약속한다. 두 사람은 두 가문을 서로 화해시킬 방법을 물색하고 있던 '로렌스 신부(Friar Laurence)'의 도움으로 비밀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한편, 캐퓰릿 가의 성마른 '티볼트 캐퓰렛(Tybalt Capulet)'은 몬태규 가의 일원인 로미오가 자기 가문의 무도회에 숨어들어왔던 것을 직접 목격하여 이미 알고 있었다. 당시 그는 바로 로미오를 처단하려고 했지만, 캐퓰릿 가의 가주가 모든 상황을 알고있음에도 티볼트를 막았다. 어쩔 수 없이 한 발 물러났던 그는 이를 매우 치욕적으로 여겼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밀 결혼식 이후, 우연히 거리에서 로미오, 머큐쇼, 벤볼리오와 마주친 티볼트는 로미오를 즉시 처단하려고 하지만, 로미오는 줄리엣의 사촌이었던 티볼트와 차마 결투를 할 수 없었고, 급기야 로미오가 싸우지 말고 좋게 넘어가자고 티볼트에게 애원하기에 이른다. 남자답지 않은 로미오의 행동을 지켜보던 머큐쇼는 보다못해 직접 티볼트와 결투를 벌였고, 로미오는 두 사람의 싸움을 말리려고 하지만 그 사이 벌어진 티볼트의 기습공격으로 머큐쇼가 치명적인 부상을 입는다. 죽어가면서 그는 몬태규 가문, 캐퓰렛 가문 두 가문에 저주를 내리고 로미오를 원망하며 퇴장한다. 로미오는 친구의 죽음에 분노하고 자신의 행동을 크게 뉘우치며 복수를 다짐하고, 얼마가지 않아 티볼트는 로미오에게 죽임을 당한다.
하지만 이미 극 초반부터, 세대를 걸쳐 지속되는 두 가문의 갈등에 지쳐버린 베로나의 영주는, 도시 내에서 싸움을 일으키는 모든 사람들을 사형에 처하겠다는 엄포를 놓은 상태였다. 로미오 역시 꼼짝없이 사형에 처해질 운명이었으나, 영주의 자비로 인해 '만토바(Mantua)로의 추방'에 그치게 되었고 소식을 전해들은 로렌스 신부는 로미오에게 그가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는 것을 알리지만, 로미오는 줄리엣이 있는 베로나를 떠난다는 것은 죽음보다 못한 고문이라며 오히려 비통해한다. 자비로운 영주의 결정을 감사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던 로렌스 신부는 로미오의 비이성적인 반응을 꾸짖지만, 이윽고 신부는 로미오를 달래기 위해, 로미오가 만토바에 있는 사이에 자신은 비밀리에 올려졌던 두 사람의 결혼식을 모두에게 알려 두 가문을 화해시킨 뒤, 영주에게 탄원하여 로미오를 면죄시키고 두 사람을 맺어준다는 계획을 세우고, 로미오는 그제서야 진정하여 신부가 시킨대로 줄리엣의 방으로 가게 된다. 두 사람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룻밤을 보낸 뒤, 로미오는 영주의 형을 이행하기 위해서 베로나를 떠나 만토바로 향한다.
하지만 줄리엣의 아버지, 캐퓰릿 가의 당주는 줄리엣을 '파리스 백작 (Count Paris)'에게 결혼시키기로 마음을 먹은 상태였다. 이런 아버지의 명령을 들은 줄리엣은 처음에는 거절하지만, 격노한 아버지는 결정을 번복할 생각이 없어보였고, 설상가상으로 처음에는 로미오와 줄리엣 커플을 지지했던 줄리엣의 유모도 로미오가 추방된 지금에서는 차라리 패리스 백작과 결혼하는 것이 낫다며 조언까지 한다.
계획이 틀어지자, 로렌스 신부는 마신 이를 일정시간 동안 '가사 (假死)' 상태로 만드는 '비약 (秘藥)'을 준비하고 두번째 계획을 세우는데, 이는 줄리엣과 패리스의 결혼식이 이루어지기 전 로렌스 신부가 준 비약을 마시고 가사상태에 빠져든 줄리엣을 가족들은 그녀가 죽었음을 착각하고 그녀를 무덤에 안치할 터이고, 그 사이 로렌스 신부 자신이 쓴 편지를 받은 로미오는 계획의 전말을 전달받게 되며, 이후 몰래 줄리엣의 무덤에 잠입해 가사 상태에서 깨어난 줄리엣을 데리고 만토바로 돌아가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계획이었다. 이 때까지만 하더라도 이 계획은 실패할 위험이 없어보이던 괜찮은 계획이었다.
로렌스 신부에게서 계획을 전해들은 줄리엣은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절박한 상태였고, 망설임없이 신부의 제안을 받아들인 그녀는 파리스 백작과의 결혼식을 치르겠다고 그녀의 아버지에게 말하게 된다. 그 이야기를 들은 아버지는 크게 만족하며 결혼식 날짜를 당겨 혼사를 서두르기를 결정하고, 또다시 계획이 틀어지는 느낌을 받은 로렌스 신부는 점점 불안해지기 시작한다.
한편, 계획의 전말이 담긴 로렌스 신부의 편지를 로미오에게 전달하기 위해 만토바로 향한 존 수사는 편지 전달에 실패한다. 당시 만토바 주변에는 전염병이 확산되고 있었고, 병이 확산된 집에 머물렀다는 의심을 받은 존 수사는 집안에 격리되었었기에 만토바로 나갈 수 없던 것이었다. 빈손으로 돌아온 존 수사에게서 자초지종을 들은 로렌스 신부는 뭔가 단단히 틀어지고 있음을 자각하게 되고, 즉시 빠루를 들고 줄리엣이 갇혀 있을 무덤으로 향한다. 로미오가 돌아오기 전에 관 뚜껑을 열고 줄리엣을 자신의 방에 데려올 생각이었지만, 이미 몬태규가의 하인 '발사자 (Balthasar)'가 줄리엣이 죽었다는 사실을 로미오에게 알린 상태였고, 소식을 전해 들은 로미오는 독약을 사들고서 줄리엣이 잠들어있다던 무덤으로 향한다.
발사자와 함께 무덤에 도착한 로미오는 자신이 안에서 무엇을 하는지 엿보기라도 했다간 온몸을 갈기갈기 찢어서 무덤 바닥에 뿌려버리겠다고 협박했고, 그를 납골당 바깥에 세워놓은 채 줄리엣의 무덤 앞에서 슬퍼한다. 하지만, 납골당은 이미 줄리엣의 무덤을 먼저 찾아온 파리스 백작이 로미오가 들어오는 것을 목격하고선 몸을 숨겨둔 상태였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밀결혼식에 대해 알 턱이 없던 그는 티볼트를 죽인 로미오가 줄리엣의 시체에게 무언가 몹쓸 짓을 하려 한다고 여겨 로미오와 결투를 벌인다. 파리스를 알아보지 못한 로미오는 자신은 싸우고 싶은 마음이 없다며, 미친 사람을 건드리지 말고 도망치라며 경고를 하지만 그런 협박이 통할리 없는 파리스는 로미오를 현장에서 현행범으로 체포하려 한다. 이에 로미오는 파리스와의 결투를 시작하고, 결과는 파리스의 죽음으로 끝난다.
자신이 방금 죽인 사람이 파리스라는 것을 확인한 로미오는 불운하기 짝이 없기로는 우리 둘 다 마찬가지라고 하고는 독약을 마셔 자살한다. 신부는 한 발 늦게 도착해버렸고 깨어난 줄리엣은 이미 숨을 거둔 로미오를 보고 슬퍼한다. 이때 파리스의 하인이 사람들을 데리고 오자 신부는 줄리엣과 함께 피하려고 하지만, 슬픔에 빠진 줄리엣은 혼자 남아 로미오의 칼로 자신의 몸을 스스로 찔러 뒤를 따른다.
나중에 베로나의 영주는 이 사건의 전말을 로렌스 신부, 파리스의 하인, 발사자의 증언과 로미오가 아버지에게 남긴 편지를 통해 파악한다. 이후 몬태규 가문의 당주와 캐퓰렛 가문의 당주를 불러 한숨을 쉬며 그대들의 오랜 불화를 하늘이 불쌍한 젊은이 둘을 희생시켜 끝냈다며 질타하고 나 역시 그대들을 말리지 않았기에 2명의 친척을 잃었으며 우리들 모두 벌을 받은것이라고 말한다. 두 당주는 순금으로 서로의 자식의 모습을 한 동상을 세우기로 하고 두 가문의 오랜 불화는 막을 내리게 된다.
3. 해설
사실 세익스피어의 작품 중에서는 문학적으로 그렇게 높이 평가되는 작품이 아니지만, 사회적 여건 때문에 이루어질수 없는 사랑을 하는 10대 남녀를 다루었기 때문에 낭만적으로 여겨져서 발표된 당시부터 대단히 높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사실 극 전개나 캐릭터는 그리 특이할 것이 없다. 불행한 운명에 처한 연인들은 영어에 "star-crossed lovers"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상투적인 것이기도 하고. 그럼에도 이 작품이 오늘날까지도 잊혀지지 않고 사랑받는 이유는 남녀 주인공들이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연모의 감정을 말로 표현하는 그 대사들이 그야말로 주옥같은 시구들이란 것 때문이다.
문학적인 특징으로는 작품 전체의 대사가 영시의 약강 5보격 리듬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있다. 연극 전체의 대사가 하나의 시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로미오와 줄리엣은 영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셰익스피어를 괴수로 보이게 하는 작품 중 하나다.
또한 로미오와 줄리엣은 르네상스 시대부터 이어져온 페트라르칸 소네트를 벗어난 새로운 사랑의 시이기도 하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문학적이고 사회적인 여러 해설.
극 중반의 밀회라든가 결말에 양 가가 화해하는 등 정통 비극이라고 하기엔 희극적 요소가 많다. 희극적인 부분과 비극적인 부분이 비교적 빠른 속도로 교차하는 것은 종종 문학적 완성도 측면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사건은 등장인물들의 성격 때문에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닌 주변환경 때문에 우연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라는 점도 비판의 대상이다.
고전적 연극 개념에서 비극이란 운명에 의해서 인생이 붕괴되는 이야기다. 하지만 세익스피어는 이것을 개인의 내부적인 문제와 인간관계의 갈등의 문제를 더했다. 하지만 결국은 몰락하는 이야기다. 햄릿, 리어왕, 맥베스, 오셀로도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로미오와 줄리엣은 사람이 격렬하게 사랑하다가 둘이 의도적으로 일을 꾸몄고, 우연히 일이 꼬여서 죽은거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은 두 사람의 관계로 인한 것도 아니고, 내적 고뇌로 인한 것도 아니고, 운명적으로 실패할 수 밖에 없기 때문도 아니다. 그냥 우연이다. 이런 우연적 요소로 인한 에피소드는 세익스피어도 포함해서 희극에서 더 많다.
그리고, 작중 배경에서 두 집안이 왜 원수였는지는 언급하지 않는다. 그냥 태어나고 보니 원수 집안이었을 뿐이다. 이 때문에 로미오와 줄리엣은 비극에는 들지 않는다. 결정적으로 연애하다가 죽은 이야기는 비극이 아니기 때문이며, 두 가문은 자식을 잃고 이 둘을 몰아붙인 가문 간의 증오를 회개하면서 화해하기 때문이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에 이 작품이 포함되어 있는 줄 알고 있는 사람도 많이 있지만, 아니다. 참고로 4대 비극은 햄릿, 리어왕, 맥베스, 오셀로이다. 즉, 작품성 면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이 4대 비극에 밀린다는 뜻이겠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만으로 따지자면 가히 셰익스피어의 작품중에서 원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잘 알려져 있다. 리어왕이나 오셀로의 줄거리는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거리는 줄줄 외우는 것이 보통이다.
4. 영화화
다른 희곡에 비해서 영화화도 자주 되는 편이다. 개중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것은 올리비아 핫세가 줄리엣 역을 맡은 1968년판과 바즈 루흐만 감독의 1996년판. 1968년판은 올리비아 핫세의 아름다운 외모가 아시아권에서 크게 어필하면서 유명해졌으며 MBC에서 주말의 명화로 자주 틀어주기도 했다. 단, 올리비아 핫세는 사람들에게 이때 줄리엣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박혀서 이후 다른 영화를 찍을 때 어려움을 겪었다. 개봉 당시 올리비아 핫세 나이는 17살. 당시 한 살 위로 18살이던 로미오 역 레너드 위팅은 더 심하게 묻혀서 70년대 초까지만 활동하고 배우 일을 그만두었다.
1996년판 Romeo+Juliet은 대사와 상황은 원작 그대로 남겨둔 채 배경만 현대로 바꾸는 파격을 감행했으며, 그 때문에 결투 장면이 기관단총을 갈겨대는 장면으로 뒤바뀌기도 했다. 원작은 초반에 양 집안이 칼부림을 하며 싸우는 장면이 있는데, 96년판은 로미오 사촌이 들고 있는 총이 소드 9mm…그리고 "내 롱소드 이리 다오."라고 외치는 장면이 있는데 96년판에서는 차에 롱소드가 있는데 검이 아니라 롱소드라는 이름이 적혀 있는 샷건… 클로즈업으로 나오는 권총 그립에는 '레이피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한마디로 원작의 각종 검 종류를 전부 총 이름으로 표현했다. 물론, "칼 버려라!" 라고 하는 대사가 "Put your sword down!"이라 나오는 식으로 언제나 그 총의 이름만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1996년판의 주연을 맡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이 영화덕에 크게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물론 다음 해에 상영한 타이타닉은 더 대박이었고. 참고로 1968년판에서 영국 배우 마이클 요크가 맡았던 티볼트 역은 96년판에서 라틴계 배우인 존 레귀자모가 찰지게 소화하고 있다. 그 외에, 줄리엣의 약혼자로 나오는 데이브 패리스(원작의 패리스 남작) 역에는 현재 앤트맨으로 알려진 폴 러드가 출연했다는 게 나중에 알려졌다.
다만 두 영화에서 각각 올리비아와 디카프리오의 뛰어난 외모 때문에, 1968년판의 로미오 역을 맡았던 레너드 위팅과 1996년판의 줄리엣 역을 맡았던 클레어 데인즈는 연기력이 결코 떨어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덜 알려지게 되었다.
2013년판도 나왔지만 원작과의 차이점은 딱히 없었다.
여담이지만, 원래는 나탈리 포트먼이 줄리엣 역할로 캐스팅될 예정이었으나, 로미오 역할을 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로리콘으로 보이는 바람에 취소되었다고 한다. 참고로 나탈리 포트만은 1981년생이니 찍었다면 15살. 디카프리오는 1974년생. 헌데 이후 정식 캐스팅된 클레어 데인즈도 1979년생으로 크게 나이 차이가 없다.
68년판과 96년판 로미오 역을 맡은 배우 이름이 (발음은 다르지만) Leonard로 같다.
96판은 국내에도 블루레이가 출시되었는데, SBS 방영판 더빙이라서 MBC 더빙판을 더 좋아하는 이들에겐 아쉬울 수도 있다. 68년판은 VHS와 Video CD로 블루레이 시대 이전에 나왔다.
소니 픽처스에서 다시 한 번 로미오와 줄리엣 영화화를 구상하고 있는데, 영화 300과 같은 스타일로 구성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신선하긴 한데 뭘 어떻게 하려는 건지 감이 안 온다는 평.
5. 주인공들 관련
사실 본 작의 대사들을 보면 줄리엣은 만 13세 정도인데다가, 로미오도 10대에 불과할것이다. 게다가 지금이야 영양 상태가 좋아서 성장 속도가 빨라져서 13세에도 꽤 성숙한 경우가 많지만, 당시에는 신체적으로 어린이나 다름없었다.
다만, 작중에서 나오다시피 이들은 귀족가문이고, 귀족들은 영양상태가 좋았을테니 현대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게다가 작중의 귀족 소녀들은 줄리엣보다 어렸을때부터 벌써 애엄마가 됐으며, 또한 줄리엣의 엄마도 그 나이에 벌써 줄리엣을 낳았다.
그러나 이걸 당시의 사회상이었다고 받아들이기엔 걸리는 점이 있다. 중세 이후 유럽의 결혼 적령기는 10대 중후반~20대 중반에 걸쳐있었다. 신부의 나이가 13세라면 그 당시 기준으로도 결혼을 하기엔 좀 이른 편이고, 임신과 출산을 기대하기엔 지나치게 어린 나이였다. 이건 수백년전 여성들의 발육 상태를 생각하면 자연스러운 결론인데, 당시 대부분의 13세의 소녀는 초경을 시작한지 1년이 안됐거나 아예 초경을 시작하지 않은 '준성인'에 불과했다. 약혼은 논할 수 있어도 정식 결혼을 논하기엔 확실히 이르다. 무엇보다 셰익스피어 본인부터가 20대에 결혼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는 걸 보면, 작가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의도적으로 (혹은 그냥) 어린 나이로 설정했다고 보는 것이 더 적절할 수 있다.
게다가 줄리엣과 결혼하려고 하는 패리스(Paris)는 줄리엣과 나이 차이가 10살도 더 난다. 줄리엣 이외의 인물의 나이는 언급되지 않는다. 줄리엣의 어머니도 현대로 치면 중학생 정도의 나이에 줄리엣을 낳은 것이다. 당시 시대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어린 여자에게 구애한다고 페도필리아라고 해서는 안된다. 다시 말하자면, 줄리엣은 이미 성인. 성인이 성인에게 관심을 표하는 것이 페도필리아적 행위가 될 수 없다. 줄리엣에게 관심을 표하기도 했지만 아버지 캐퓰릿의 영향력과 부를 노렸다고 보는게 더 타당하다. 실제로 줄리엣의 아이를 갖고 싶다는 듯한 말을 극중에서 하는데 흠좀무. 이것 외에도 찾아보면 성적인 농담이나 시 등이 구석구석 삽입되어 있어, 읽으면 꽤 재미있다.
1968년판 영화의 남녀 배우 두 사람이 촬영 당시 15살, 16살인 미성년자인 것도 원작을 최대한 살리려던 것이며, 미성년자임에도 전신 누드신, 베드신이 있다. 1970년대 국내 극장 개봉과 이후 방송에서는 베드신이 통째 편집되었기에, 나중에 무삭제로 나온 DVD나 VHS로 보고서야 안 사람이 많다. 요즘 같으면 아동 포르노 취급 받을 일이지만 60년대 당시와 지금의 기준은 다르다.
거기다가 극의 길이는 실제 시간으로 5일밖에 안된다. 말이 5일이지 실제로 로미오와 줄리엣이 같이 있던 시간은 24시간도 채 안될것이다... 그 5일 사이에 서로 반하고 뜨거운 하룻밤을 보내고 결혼하고 동반자살하는 여러 장면이 나온 것을 보면 여러모로 대단하다. 실질객관동화에서 이 점을 풍자했으며 kbs 스펀지 41회 방송분에서도 이 주제를 다룬 적이 있다.
10대 초중반의 아이들이 우연히 만난 이성을 보고 첫사랑을 했는데, 첫눈에 반하자마자 주변에서 더 성화라서 상황이 에스컬레이터를 타더니 어어하다가 순식간에 우연한 사고로 죽어버린 이야기라는 것이다. 이걸 세익스피어의 표현을 빌리면 이렇게 된다.
말리면 말릴수록 불타는 것이 사랑이다. 졸졸 흐르는 시냇물도 막으면 막을수록 거세게 흐른다.
그래서 심리학에서 '로미오와 줄리엣 효과'란 사랑에 있어서의 청개구리 효과를 의미한다. 처음엔 그냥 호의 정도라도 장애물이 있으면 있을수록,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더 타오르는 것. 이외에도 이 희곡에서 10대는 질풍노도의 시기라 충동적으로 금방 목숨을 걸 수 있다. 등의 심리 이론이 몇 가지 나왔다. Nostalgia Critic으로 유명한 더크 워커도 이런 이야기를 했으며 또 단순한 사랑물이 아니라 첫사랑의 순수함과 비극적인 요소를 부각시킨 '첫사랑물'이기에 인기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