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부터 영화를 좋아해 감독이 되길 꿈꾸던 청년 봉준호는 대학 시절 노란문에 가입해 처음으로 영화를 공부합니다. 그 시대는 독재 정권 타도로 불타오르던 대학생들이 하나둘씩 제 꿈을 찾아 에너지를 쏟던 때였지요.. 봉 감독을 비롯해 영화에 꿈을 갖고 있던 시네필 새싹들은 최종태 감독을 중심으로 뭉치며 영화연구소 노란문을 조직합니다. 봉준호는 영화를 숏과 컷 단위로 분석하며 촬영과 연출을 익히기 시작하며 영화인으로 성장해 나갑니다.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 스틸컷. 넷플릭스
청년 봉준호가 처음 만들었다는 미공개 애니메이션 '룩킹 포 파라다이스'는 시간과 노력, 땀으로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그때는 한 컷씩 촬영해 이어 붙여야 했던 시대였으니까요.
투박하고 서툴지만 23분 동안 자연스럽게 고릴라에 감정을 이입하게 하는 솜씨가 대단하네요. 게다가 마지막 장면은 그야말로 반전.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날 정도의 엔딩입니다.
아, 봉준호는 그래서 세계 최고의 감독이 되었구나. 될 수 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진심을 다해 만든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영화가 산업으로서 몸집을 갖추기 시작한 1990년대 중후반, 노란문은 자연스럽게 쇠퇴를 맞이합니다. 영화가 누군가에게는 낭만이고, 또 다른 누구에게는 직업으로 받아들여지던 시기였었죠.
다큐멘터리는 봉 감독 외에도 노란문 회원들의 어제와 오늘을 담고 있습니다. 각자의 인생을 살아가는 와중에도 영화를 꿈꾼 열망만은 그대로 남아 있더라구요.
봉 감독의 풋풋한 영화 꿈나무 시절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 다큐.
첫댓글 나의 처음은 어떠했는가? 생각하게 하네요.
풋풋하니 재미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