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기도 전에,
산을 찾아 나섰습니다.
수원을 지나는데,
아침 해가 차창 밖에서,
살며시 떠오르고...
오늘 산행이,
잘 풀리려고 그러는지,
조금은 기대가 되었으나...
오늘 산행은,
속리산 문장대를 둘러보고,
입석대를 지나 천왕봉까지입니다.
도착한 곳은,
화북 탐방소인데,
문장대를 가장 빨리 올라가는 코스라서...
암튼,
멀리 보이는 문장대 능선을 오르고,
천왕봉까지 일주하기로...
산행 시작 지점은,
찾는 사람이 적어서,
비교적 한적한 장소인데...
한 가지 단점은,
식사 및 먹거리 장소가 없어서,
조금 불편하다는 점...
그렇지만,
오르는 동안,
주변을 조망하기도 좋고,
바위나 암벽이 많다는 장점도...
처음 찾아간 곳은,
등산로에서 살짝 벗어나,
성불사 방향에 있는 오송폭포입니다.
폭포라고 하기에는,
조금 빈약한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고즈넉한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고...
더구나,
겨울에 많은 눈이 내려서,
수량도 제법 풍부해 보였네요!!
정상까지는,
약 3Km 남짓인데,
완만한 경사 구간이 대부분이고...
당일에는,
날씨도 좋아서,
산행하기에 너무 좋았는데...
그래서인지,
산을 찾는 사람들이,
제법 많이 있네요!!
절반쯤 올랐는데,
아직도 급경사 구간은 없고...
대신,
고도가 높아지니,
눈이 듬성듬성 보이고...
참고로,
이 코스를 두 번째 오르고 있지만,
예전에는 산죽이 엄청 많았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드디어,
오르막 구간에 도착했는데...
평지 구간은,
정체 현상이 없었는데,
서서히 사람들이 줄지어 오르기 시작하고...
암튼,
500미터 남짓 오르면,
그 이후로도 어려운 구간은 없는데...
경사도 급한데,
사람들도 많아지니,
속도가 많이 떨어지는데...
군이,
빨리 갈 생각은 없으나,
한들거리며 꽁무니를 따라가려니 답답해서... ㅎㅎ
참고로,
뒤따르며 대화를 엿듣다 보니,
이분들은 시산제를 지내기 위하여,
문장대까지 오른다고... "대박"
거북이 산꾼들을,
요리조리 피해서,
가파른 구간을 잽싸게 올랐습니다.
그런데,
가파른 계단은,
끝없이 이어지네요. ㅎㅎ
참고로,
예전에 산죽이 많았다고 기억하고 있는데,
등산로 주변에 산죽들은 모조리 말라죽었고!!!
목표는,
저 암봉을 지나서,
한번 더 올라야 하지만...
여기까지 올랐다면,
힘든 코스는 거의 지났고!!!
나마지 구간은,
완만한 경사가 이어지는데...
등산로는,
급경사가 없는 대신에,
눈이 등산로를 가득 메우고 있고...
올 겨울에는,
눈을 너무 많이 만나서,
눈을 피해 여기까지 왔는데...
어쩌면,
올 겨울은 눈과 함께 해야 하는 듯...
날이 춥다면,
바위에 고드름이 엄청 달렸을 텐데,
지금은 물이 흘러내리고...
아마도,
따뜻한 봄기운이 스며들어서,
눈과 얼음이 녹아내리고 있는 듯...
암튼,
눈길을 걸으며,
문장대를 찾아 가는데...
문장대 고갯마루에는,
산죽이 눈 속에서 푸르게 자라고 있는데...
지구 온난화로,
산 아래에 있는 산죽들은,
다 죽어버렸는지도...
이유는 모르지만,
산도 변해가고 있네요!!
맞은편 바위 꼭대기가,
문장대 정상입니다.
위험한 구간이라서,
인증석은 바위 아래에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정상으로 올라가고 있고...
지금부터,
여러 장의 사진은,
봉우리에서 주변을 둘러본 사진입니다.
우선,
봉우리로 가는 길인데,
바위 사이로 계단이 있는데,
절벽을 올라야 해서 좋지 않았고...
그리고,
계단이 너무 오래돼서,
삐그덕 거릴 뿐 아니라,
조금씩 흔들거리기까지!!!
문장대에는,
제법 많은 사람이 있는데,
저마다 주변 풍경을 담느라 정신이 없고...
나도,
어떤 풍경이 있는지,
주변을 둘러보려고 하는데...
모두가,
난간이라서,
접근이 쉽지는 않았네요!!
여기는,
올라온 방향이고,
멀리 보이는 능선이 가려고 했던,
속리산 주 능선입니다.
가장 멀리 천왕봉이 있고,
중간에 신선대와 비선대도 조망이 되는데...
저 길은,
당분간 갈 수가 없다고 하여,
눈으로만 감상을 했고...
맞은편 암벽들은,
조금 전 올라온 계곡인데...
산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엄청 힘든 암벽 구간처럼 보이지만...
위에 올라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고만고만한 바위로 보이고... ㅎㅎ
이 방향은,
문장대에서 관음봉과 청화산으로 가는 구간인데...
백두대간 코스이지만,
항상 탐방로가 닫혀있어,
가지 못하는 구간입니다.
백두대간 길이 열리면,
저 바위 구간을 지나서,
대간코스를 걸어보기로... ㅎ
요즘은,
벌이가 신통치 못해서,
식사를 직접 챙기고 다닙니다.
아침도 굶고,
천 미터가 넘는 산을 올랐는데,
준비한 것은 컵라면과 식어버린 밥이 전부입니다.
차린 것은 부족해도,
시장이 반찬이라고,
맛있게 먹고 천왕봉으로 가려고 하는데...
넓은 공터에 있는,
커다란 전나무가,
내 발길을 막아서고...
막는 이유는,
얼마 전에 일부 산객들이,
신선대를 지나 입석대로 가는 도중에,
바위가 굴러서 여러 명이 다치고,
삶을 마감한 사람도 있다고...
즉,
죽고 싶으면,
신선대 방향으로 가고,
살고 싶으면,
법주사로 곧장 내려가라고 하네요!!!
죽기는 싫어서,
천왕봉은 다음기회로 미루고,
법주사 방향으로 곧장 내려가는데...
내려가는 길은,
눈이 등성듬성 있지만,
등산로 정비가 잘되어 있어서,
어렵지 않았고...
그나저나,
여기까지 와서,
굴러 떨어지는 돌에 맞아서,
삶을 마감하려면 얼마나 억울했을까...
산을 찾는 사람으로서,
고인의 명복을 빌어주고,
부지런히 내리막을 내려가는데...
따스한 봄 햇살과,
많은 산객들로 인해서,
산길은 맨질맨질하고...
암튼,
내리막길을,
부지런히 내려가는데...
두꺼비 모양의 바위에,
산객들이 조그만 돌멩이를 올려놓으니,
정말로 두꺼비처럼 보이고...
나도,
돌멩이 하나 집에서,
살포시 올려놓으면서,
로또 1등을 빌었는데...
산행을 마치고,
술에 취해서,
복권 사는 것을 깜빡했네요... ㅠ.ㅠ
만일,
속리산 능선을 걸었다면,
여러 기암괴석들과,
멋진 바위가 많았을 텐데...
가장 편안한 길로,
곧장 하산을 하다 보니,
이런 사진들만...
사진은,
지난겨울에 내린 눈으로 인해,
힘없이 넘어진 참나무입니다.
여기는,
오래전에,
유명한 술집이 있던 장소라고 하는데...
지금은,
술집은 철거되고,
빈 공터만 덩그러니...
참고로,
속리산 곳곳에는,
술집이 지천으로 널려서,
돈만 있으면 술꾼들의 천국이고...
산을 내려가는데,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여기저기에 맥없이 쓰려졌고...
등산로를 덮친 나무들은,
국립공원에서 치워놨는데...
치운 모습이,
마치 쓰레기장을 만들어 놓은 듯...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이 불어도 넘어지지 않고,
날이 가물어도 푸르다고 했는데...
이 소나무는,
엄청난 내공과 함께,
뿌리를 단단히 박고 있는 듯...
암튼,
더 갚은 곳까지 뿌리를 내려서,
오래오래 살았으면 했고...
여기도,
엄청난 소나무와 참나무가,
함께 쓰러져 있는데...
이 정도 뿌리를 내렸으면,
결코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나무는 쓰러지고...
사람들은,
산행에 불편함이 있다고,
나무를 허리를 댕강 잘라버렸고...
엄청 큰 소나무도,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힘없이 쓰려졌는데...
참나무에 기생하는,
조그만 겨우살이는,
굳건한 모습으로 버티고 있고...
역시,
크다고 좋은 것도 아니고,
작다고 나쁜 것도 아닌가 봅니다.
내리막 길인데,
갑자기 오르막이...
더구나,
빈약한 식사로 인해,
체력도 방전됐는데...
암튼,
죽을힘을 다해서,
힘들게 계단을 올랐고...
이제는,
복천암이 멀지 않았는데...
오래전에 생을 마감한,
노송의 그루터기는,
올 겨울 눈 폭탄에도 끄떡없이 버티고 있고...
어쩌면,
수십 년 전에,
어마어마한 눈 폭탄으로 인해,
이런 모습으로 변했는지도 모르지만...
용바위골에 도착했는데,
여기도 막걸리가 버젓이 자리했고...
이 휴게소는,
절 땅에서 장사를 하는 듯한데,
도토리묵과 막걸리가 가당키나 한지??
암튼,
이런 술집이,
산속 여기저기에 십여 곳은 되는 듯...
산속 술집을 지나서,
법주사로 가는 길은,
등산로가 아니라 이런 길이고...
덕분에,
이 길을 걸으면,
산행을 즐겼다고 곱씹었고...
암튼,
부지런히 내려가서,
법주사 구경이나 하려고 합니다.
여기는,
세심정이라고 하는데...
마음을,
깨끗하게 씻기 위해서는,
어묵과 막걸리와 도토리묵이 필요하나 봅니다.
나도,
기회가 된다면,
술이 넘쳐나는 속리산에 살았으면...
계곡을 따라서,
한참을 내려왔는데...
바위 위에,
덩그러니 올려진 소나무는,
어쩐 이유인지 멀쩡하게 살아있고...
강인한 뭔가가 있어서,
올 겨울 눈 폭탄도 어찌하지 못한 듯... ㅎㅎ
이 휴게소도,
절을 대표하는 차를 대신하여,
커피와 막걸리로 도배를 했고...
짧은 구간임에도,
3곳의 술집을 거쳐왔는데,
다른 등산로에는,
얼마나 많은 술집이 있을지...
이런 환경에서,
도를 닦는 스님들은,
얼마나 힘들고 괴로울지...
막걸리가 그리웠으나,
홀로 먹기에는 거시기하여,
꾹 참고서 내려갑니다.
너무 참아서 그런지,
저수지 물이,
소주처럼 보이고...
암튼,
술꾼이,
술 동네를 지나서,
절로 가는 기이한 상황이... ㅋㅋ
법주사는,
너무 유명한 절인데...
776년에 세워진 절이니까,
1,400년도 넘은 고찰이라서,
유네스코 문화유산에도 등록된 장소라고...
암튼,
할 일 없어서,
법주사나 천천히 둘러보려 합니다.
이 누각이 보물인 줄 알았는데,
누각에 있는 돌덩이가 보물이라고...
쌍사자석등은,
8세기경 통일신라 시대 작품이라서,
국가의 보물이라고 하네요.
암튼,
지금부터는,
보물 위주로 둘러보려 합니다.
이 건물은,
대웅보전으로서,
대웅전이라 하는데...
커다란 모습과는 다르게,
국보는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도,
인조 2년(1624년)에 지은 건물이라서,
보물로 지정되었다고...
여기는,
어떤 건물의 내부입니다.
조그만 불상이 있고,
사람이 들어가서,
불살을 돌면서 기도하는 공간인데...
조금 전 대웅전은 보물인데,
이 공간은 국보라고 하네요!!!
건물 내부와는 달리,
외관은 이런 모습입니다.
1605년이 지었고,
법주사 팔상전이라는 이름이 있고...
그런데,
건축학 측면에서는,
무질서하고 혼란해 보여서 평가가 별로지만,
유일한 5층 목탑이라서 국보가 되었다고...
이 돌덩이도,
국보라고 하는데...
여기는,
건물이나,
멋진 불상이 유명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 돌이나 바위가 국보이거나 보물이고...
이름은 석련지인데,
물을 담아두었던,
초대형 물그릇이라고...
바위에 그려진,
커다란 불상은 이름이 너무 어려워서,
기억할 수가 없었고...
어렵게 찾아본 바로는,
'마애여래의상'이라고 하는데,
의미는 전혀 모르겠네요.
그나마,
보물이라고 해서,
잠시 눈길을 주웠고... ㅎㅎ
불과 몇 해 전에는,
여기에서 돈을 내야 해서,
절을 가지 않았는데...
지금은,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가 있어서,
편하게 법주사를 찾는 사람도 많고...
암튼,
산행도 마치고,
절구경도 마무리하고,
이제는 집으로 가면 되는데...
속리산은,
산뿐만 아니라,
주변이 온통 술집뿐이고...
그래서인지,
산악회 가이드도,
술에 취해서 30분이나 늦게 나타나고...
암튼,
어지간하면,
내가 좋아한다고 하고 싶은데,
내가 보기에도 주정뱅이 산이 속리산인 듯...
법주사를 나와서,
조금만 내려오면,
가장 높은 벼슬을 가진 소나무가...
나처럼,
평범한 시민을 범접하지 못할,
정이품(차관급) 직위를 가진 소나무인데...
요즘에도,
감히 쳐다보지도 못하는 분인데,
한쪽 팔이 잘려서 아쉽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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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아서,
눈 없는 곳을 찾아갔더니...
눈은 많지 않지만,
온 산에 술집만 가득하고...
술과 산을 좋아하는 내가,
속리산이 싫어질 정도니,
더 이상 할 말이 없네요.
암튼,
어지간해서는,
다시 오기는 망설여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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