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육 < 숙육(熟肉) : 삶아 익힌 고기
https://youtu.be/sEZipDYxrCk
https://youtu.be/WSPzg9kZbkY
고기를 삶은 것을 말한다. 어원은 숙육(熟肉)이다.
고기를 물에 삶기만 하는 간단한 음식이라 유래는 인류 역사와 같이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연료가 절약되며 국물을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고기가 귀한 옛날에는 이게 일반적인 조리법이었다.
조선왕조실록 정조편에도 "熟肉을 과일과 함께 냈다."고 나와 있다.
고기를 삶기만 한 음식을 수육이라고 한다면, 가죽과 결합조직이 젤라틴화할만큼 푹 삶은 고기를 천으로 싸 무거운 것으로 눌러서 젤라틴을 내서 식혀 굳히고, 가지런하게 썬 것은 편육이라고 한다.
흔히 보쌈을 수육과 동의어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육은 보쌈(보쌈김치의 준말)과 곁들여 먹는 여러 재료의 하나일 뿐이다. 수육은 김치, 무말랭이, 마늘 및 쌈야채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며 햄버거에 감자튀김과 콜라를 같이 먹듯 거의 세트 취급 된다.
영양학적으로 좋은 성분이 국물로 다 빠지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반대로 불필요한 지방과 나트륨 등이 적당히 빠지는 순기능도 있다. 담백한 맛이 일품이라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삶기만 하면 되는 조리법 덕분에 어지간한 고기는 모두 수육으로 즐길 수 있다. 쇠고기도 양지머리 같은 부위를 수육으로 삶아먹기도 하며, 쇠고기보다 저렴한 돼지고기 또한 많이 소비된다. 돼지고기 수육은 적당히 비계가 있고 기름기가 있어서 맛이 부드럽다. 하지만 닭이나 오리는 백숙이라는 이름으로 국물과 합쳐서 부르는 경향이 있고, 개고기는 호불호도 갈리거니와 특유의 냄새가 심해서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조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찾는 사람들이나 전문점에서 먹는다.
요즘 보쌈을 파는 가게에서 부드러운 맛을 강조하기 때문에 수육=삼겹살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신선한 돼지고기는 어느 정도 지방이 있는 부위라면(ex: 앞다리살, 심지어는 뒷다리나 정육점에서 싸게 파는 덩어리 생고기도 가능) 어느 부위나 수육으로 이용할 수 있다. 지방이 아예 없는 등심이나 안심은 삶으면 퍽퍽해진다.[1] 삼겹살 수육은 주로 남쪽 지방에서 주로 찾고, 서울 쪽에서는 지방이 적은 목살 수육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자본력이 막강한 프랜차이즈가 아닌 일반 보쌈집들 중에서는 삼겹살 수육을 제공하다가 서울 손님들의 성화로 목살 수육으로 선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프랑스 요리 중에는 콩피라고 하여 100도 이하의 기름으로 고기를 오랜 시간 익히는 것이 있는데, 수육과 비슷해 보이지만 맛은 전혀 다르다고 한다. 원래는 비계를 이용했다고 한다. 비계를 데워 기름만 추출해 식히면 젤리처럼 굳는데, 몇 달을 놔둬도 상하지 않는다. 돼지기름 문서를 참조하자.
■ 편육(片肉)
https://youtu.be/QAVtUsxoH1s
사회의 일반적인 인식으로 보자면, 고기를 삶은 뒤 무거운 것으로 눌러 모양을 가지런히 다듬으며 식혀 얇게 썬 음식.
고기를 삶고 - 베 보자기 같은 데 싸서 누르며 식히고- 다 식으면 얇게 썰어서 낸다. 즉 편육은 고기를 조리하는 한 방법에 방점이 있는 것이지, 재료는 상관이 없다.
돼지 껍질만 모으거나, 소 힘줄만 모으거나, 아무 부위나 허드렛 고기를 다 때려 넣고 푹 삶아서 보자기에 싸서 눌러 썰어 내면 편육이다.
다만 최근에는 편육이라 하면 일반적으로 돼지 머리를 사용한 것으로 간주하는 경우도 많다.
수육과 많이 헷갈리는 용어인데, 전혀 헷갈릴 이유가 없는 것이 수육은 물에 삶은 고기이고 편육은 이를 잘라낸 (片) 것이라 명시하고 있다.
편육 조리 과정을 보면 수육은 편육을 만드는 과정 중 맨 첫번째 단계가 된다. 그러나 실생활에서는 수육이라 하면 돼지고기가 아닌 소고기의 양지머리를 육수에 삶아 썰어낸 것이고, 편육은 돼지머리라고 생각하면 십중팔구 들어 맞는다.
편육의 특징은 네모난 모양이다. 돼지 머리를 푹 삶아 뼈를 발라내고 베 보자기에 싸서 네모난 틀에 넣고 누름돌로 누른 채로 식히면 물기가 빠지고 젤라틴이 굳는데, 이것을 다 식은 후 꺼내 각을 잡고 네모지게 썰어 내면 그대로 모양이 나오기 때문이다.
틀이 없을 경우엔 그냥 베보자기로 싸서 무거운 것으로 눌러 두어도 되며, 그 경우에는 아래 윗면이 납작한 월병 모양의 둥근 모양이 된다. 재래 시장에서 흔히 보는 형태이다. 이 때 되도록 껍질 부분이 바깥으로 가게 베 보자기에 싸는 쪽이 모양이 좋게 나오기 때문에 덩어리 편육은 처음 보는 사람은 그냥 돼지 껍질로 싸인 삶은 고깃덩이 모양이라 어느 부위인지 짐작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편육의 일종으로 족편(足片)이라는 것이 있다. 돼지 족(주로 무릎 아래 부분을 쓴다. 윗부분은 족발을 만들기 때문.)을 무르게 푹 삶아 뼈를 발라내고, 체에 받쳐 물기를 뺀 후 넓고 두께가 있는 사각 그릇에 담아 냉장고에 차게 식혀 굳힌 후 썰어 양념장과 함께 내는 음식이다.
과거 재래 시장에 가 보면, 반투명하고 묵처럼 보이는데 불투명한 부분도 있고 실고추가 들어간 음식을 팔았다. 그게 족편이다. 손이 많아 가기 때문에 잔치상, 생일상에나 올리는 음식이었다. 머리고기 편육과 제조 과정이 거의 비슷한데, 이 족편은 고기가 거의 없고 다리의 힘줄과 껍질만 들어가며, 힘줄 형태가 무너져 반 액체 상태(sol)가 될 때까지 푹 삶아서 만드는 거라 보자기에 눌러 물기를 빼고 모양을 잡는 과정이 없다. 힘줄과 가죽으로 만든 젤리라고나 할까.
70년대 한식 조리책에도 나오는 역사 깊은 요리이다. 간장이나 새우젓을 곁들여 내며, 고춧가루를 섞은 소금에 찍어 먹기도 한다. 안주로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