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토 밭
어떤 교회에서 내가 설교하기 위해 강단에 섰다.
“제 설교는 15분 안에 끝납니다”라고 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막4:1~20에 나오는 씨 뿌리는 비유를 설교했다.
“예수님의 비유에서 천국과 씨가 떨어진 밭을 동시에 생각하면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먼저는 후자에 집중하고 거기서 얻은 결론을 천국에 적용하면 됩니다”
그리고 꿈에서 깼다. 그다음에 뭐라고 말했는지 들어봤으면 좋았을 텐데 너무나 아쉬웠다. 그러나 꿈에서 힌트를 얻었으니 “씨가 떨어진 밭”에 집중해보기로 했다.
길바닥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오랜 세월 사람들에게 밟히고, 말굽에 밟히고, 수레에 밟히면서 만들어진다. 그 결과로 땅이 딱딱하게 굳어져 버린다.
그렇게 굳어진 땅에 씨앗이 떨어지면 그 씨앗은 땅속으로 들어가질 못하게 된다. 그러면 그 씨앗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공중에 나는 새가 먹어버린다(4절). 예수님은 공중의 새를 사탄에 비유하셨다(15절). (생략)
옥토 밭을 생각해 보자. 길바닥과 옥토 밭은 서로 비슷한 점도 있고 서로 다른 점도 있다. 비슷한 점은 둘 다 많은 상처를 받아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길바닥은 사람들의 발길과 우마차에 수없이 짓밟히면서 만들진다. 즉 수많은 상처를 받으면서 만들어진다. 옥토 밭도 쟁기로 파이고, 곡괭이에 찍히고, 호미에 닦달질을 당하고, 심지어는 똥물까지 뒤집어쓰면서 만들어진다.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가?
그러나 한쪽은 딱딱한 길바닥으로 변하고 또 한쪽은 옥토 밭으로 변한다. 즉 두 사람이 똑같이 고통과 연단을 받았는데 한쪽은 강퍅해지고, 또 한쪽은 성자로 변한다. 무엇이 그렇게 바꾸어 놓는 것일까? 눅8:15을 보자.
“좋은 땅에 있다는 것은 착하고 좋은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지키어 인내로 결실하는 자니라”
여기에서 예수님은 “인내로 결실하는 자니라”를 강조하고 있다. 길바닥 같은 마음은 고통과 연단을 받을 때에 폭발하지만, 옥토 밭 같은 마음은 “인내”를 잘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 고백했는지도 모른다.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