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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8권
增壹阿含經卷第八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東晉罽賓三藏瞿曇僧伽提婆 譯
17. 안반품②
安般品之二
[ 2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사람이 이 세상에 출현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어떤 사람이 그 두 사람인가? 여래ㆍ지진(至眞:아라한)ㆍ등정각이 세상에 출현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며,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세상에 출현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이 두 사람이 세상에 함께 출현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니라.”
爾時,世尊告諸比丘:“二人出現於世,甚爲難得。云何爲二人?所謂如來至眞等正覺出現於世,甚爲難得。轉輪聖王出現於世,甚爲難得。此二人出現於世閒,甚爲難得。”
이시,세존고제비구:“이인출현어세,심위난득。운하위이인?소위여래지진등정각출현어세,심위난득。전륜성왕출현어세,심위난득。차이인출현어세한,심위난득。”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3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어떤 사람이 그 두 사람인가? 벽지불(辟支佛)이 세상에 출현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며, 여래의 제자로서 번뇌가 다한[漏盡] 아라한이 이 세상에 출현하기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비구들아, 이것이 ‘두 사람이 세상에 출현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爾時,世尊告諸比丘:“二人出現於世,甚爲難得。云何爲二人?所謂辟支佛出現世閒,甚爲難得。如來弟子漏盡阿羅漢出現世閒,甚爲難得。是謂比丘,此二人者,出現於世,甚爲難得。”
이시,세존고제비구:“이인출현어세,심위난득。운하위이인?소위벽지불출현세한,심위난득。여래제자루진아라한출현세한,심위난득。시위비구,차이인자,출현어세,심위난득。”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4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두 가지 법이 있어서 세상을 살아가는데 심한 번뇌를 일으킨다. 어떤 것이 그 두 가지 법인가? 이른바 온갖 악(惡)의 근본을 만들어 여러 가지 원망과 미움을 일으키는 것이요, 또 한 가지는 착한 행으로 여러 가지 덕의 근본을 짓지 않는 것이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두 가지 법이 있어서 심한 번뇌가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 번뇌를 일으키는 법을 깨달아 알아야 하고, 또 번뇌를 일으키지 않는 법에 대해서도 깨달아 알아 모든 번뇌를 일으키는 법을 끊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번뇌를 일으키지 않는 법을 닦아야 하겠다고 생각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爾時,世尊告諸比丘:“有此二法在於世閒,甚爲煩惱。云何爲二法?所謂作衆惡本,起諸怨嫌。復不造善行,諸德之本。是謂比丘,二法甚爲煩惱。是故諸比丘,當覺知此煩惱法,亦當覺知不煩惱法。諸煩惱之法,當念斷除;不煩惱之法,當念修行。如是諸比丘,當作是學。”
이시,세존고제비구:“유차이법재어세한,심위번뇌。운하위이법?소위작중악본,기제원혐。부불조선행,제덕지본。시위비구,이법심위번뇌。시고제비구,당각지차번뇌법,역당각지불번뇌법。제번뇌지법,당념단제;불번뇌지법,당념수행。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5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삿된 소견을 가진 중생들이 생각하고 행하는 것과 그밖의 모든 행은 다 귀하게 여길 만한 것이 못 되어 세상 사람들이 탐내고 즐기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삿된 소견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저 쓴 과일의 종자와 같다. 쓴 과일이라고 말한 것은 고삼(苦蔘) 종자ㆍ정력자(葶藶子)ㆍ필지반지자(畢地槃持子)와 그밖의 쓴 종자를 말한 것이다. 아무리 좋은 땅에 심어도 이 모든 씨앗들은 나중에 싹이 나면 옛것이나 다름없이 쓰다. 왜냐하면 그 종자가 본래부터 쓰기 때문이니라.
저 삿된 소견을 가진 중생도 그와 같아서 그가 몸으로 짓는 행ㆍ입으로 짓는 행ㆍ뜻으로 짓는 행과, 취향하고 생각하는 모든 악행은 귀하게 여길 것이 못 되므로 세상 사람들이 탐하고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삿된 소견은 악하고 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삿된 견해를 버리고 바른 견해를 익히고 행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爾時,世尊告諸比丘:“邪見衆生所念所趣及餘諸行一切無可貴者世閒人民所不貪樂。所以然者,以其邪見不善故也。猶如有諸苦菓之子,所謂苦菓、苦蔘子、葶藶子、畢地槃持子及諸餘苦子,便於良地種此諸子,然後生苗,猶復故苦。所以然者,以其子本苦故。此邪見衆生,亦復如是所作身行、口行、意行所趣所念及諸惡行一切無可貴者,世閒人民所不貪樂。所以然者,以其邪見惡不善故。是故諸比丘,當除邪見,習行正見。如是諸比丘,當作是學。”
이시,세존고제비구:“사견중생소념소취급여제행일절무가귀자세한인민소불탐악。소이연자,이기사견불선고야。유여유제고과지자,소위고과、고삼자、정력자、필지반지자급제여고자,편어량지종차제자,연후생묘,유부고고。소이연자,이기자본고고。차사견중생,역부여시소작신행、구행、의행소취소념급제악행일절무가귀자,세한인민소불탐악。소이연자,이기사견악불선고。시고제비구,당제사견,습행정견。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6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바른 소견을 가진 중생들이 기억하고 취향하는 것과 그밖의 모든 나머지 행(行)은 다 귀하게 여길 만하고 공경할 만하여 세상 사람들이 탐하고 좋아할 만한 것이다. 왜냐하면 그 바른 소견은 미묘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저 단 과일인 감자ㆍ포도와 그밖의 달고 맛있는 과일과 같다. 어떤 사람이 좋은 땅을 일구어 그와 같은 단 과일의 종자를 뿌리면, 거기에서 나는 열매는 모두 달고 맛이 있어서 사람들이 탐하고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 과일 종자는 본래부터 달고 맛있던 것이기 때문이다.
저 바른 소견을 가진 중생들도 또한 그와 같아서 기억하고 취향하는 것과 그밖의 모든 나머지 행은 다 탐하고 좋아할 만하여 세상 사람들이 모두 좋아한다. 왜냐하면 그 올바른 견해는 미묘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바른 견해를 익히고 행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爾時,世尊告諸比丘:“正見衆生所念所趣及諸餘行一切盡可貴敬#世閒人民所可貪樂。所以者何?以其正見妙故。猶如有諸甜菓,若甘蔗,若蒲桃菓及諸一切甘羙之菓,有人修治良地,而取種之,然後生子,皆悉甘羙,人所貪樂。所以然者,以其菓子本甘羙故。此正見衆生,亦復如是,所念所趣及諸餘行一切皆可貪樂,世閒人民無不喜者。所以者何?以其正見妙故。是故諸比丘,當習行正見。如是諸比丘,當作是學。”
이시,세존고제비구:“정견중생소념소취급제여행일절진가귀경#세한인민소가탐악。소이자하?이기정견묘고。유여유제첨과,약감자,약포도과급제일절감양지과,유인수치량지,이취종지,연후생자,개실감양,인소탐악。소이연자,이기과자본감양고。차정견중생,역부여시,소념소취급제여행일절개가탐악,세한인민무불희자。소이자하?이기정견묘고。시고제비구,당습행정견。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7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존자 아난(阿難)은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서 홀로 있다가 문득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상 사람들은 애욕(愛欲)에 대한 생각을 내고 곧 욕애에 대한 생각을 낸 다음에는 밤낮으로 그것을 익히면서 만족할 줄을 모른다.’
爾時,尊者阿難在閑靜之處,獨自思惟,便生是念:‘諸有生民興愛欲想,便生欲愛,晝夜習之,無有厭足。’
이시,존자아난재한정지처,독자사유,편생시념:‘제유생민흥애욕상,편생욕애,주야습지,무유염족。’
그때 존자 아난이 해질 무렵에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바르게 입고는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존자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아까 한가하고 고요한 곳에 홀로 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습니다.
‘모든 중생들은 욕애(欲愛)에 대한 생각을 내고 곧 애욕에 대한 생각을 낸 다음에는 오랜 세월 동안 그것을 익히면서 만족할 줄 모른다.’
爾時,尊者阿難向暮,卽從坐起,著衣正服,便往至世尊所,到已,頭面禮足,在一面坐。爾時,尊者阿難白世尊曰:“向在靜閑之處,便生此念:諸有衆生興欲愛想,便生欲愛,長夜習之,無有厭足。”
이시,존자아난향모,즉종좌기,저의정복,편왕지세존소,도이,두면례족,재일면좌。이시,존자아난백세존왈:“향재정한지처,편생차념:제유중생흥욕애상,편생욕애,장야습지,무유염족。”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아난아, 네 말과 같다. 모든 사람들은 애욕에 대한 생각을 내고 곧 그 생각을 더욱 키워 오랜 세월 동안 익히면서 만족할 줄 모른다. 왜냐하면 아난아, 과거 어느 세상에 정생(頂生)이라는 전륜성왕이 있었다. 그는 법으로써 나라를 다스리고 교화하여 간사한 짓을 하거나 속이는 일이 없었고 7보를 성취하였다. 이른바 7보란 윤보(輪寶)ㆍ상보(象寶ㆍ마보(馬寶)ㆍ주보(珠寶)ㆍ옥녀보(玉女寶)ㆍ거사보(居士寶)ㆍ전병보(典兵寶)이다.
그에게는 또 1천 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그 아들들은 모두 용맹스럽고 강하고 씩씩하여 모든 악을 항복 받고 온 천하를 통솔하면서도 칼이나 몽둥이를 쓰지 않았다.
아난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때 그 정생 성왕(聖王)은 문득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이 염부제(閻浮提) 땅을 다 차지했다. 백성들도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다. 나는 전에 덕망 높은 장로(長老)들로부터 들은 말이 있다. 〈서쪽에 구야니(瞿耶尼)라고 하는 땅이 있는데 백성들은 번성하고 온갖 보배가 많다〉고 하였으니, 나는 지금 거기 가서 그 나라를 통치해야겠다.’
아난아, 그 정생 성왕은 이렇게 생각하고는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이 염부지(閻浮地)에서 사라져 곧 구야니에 나타났다.
’世尊告曰:“如是。阿難!如汝所言,諸有人民興欲愛想,便增欲想,長夜習之,無有厭足。所以者何?昔者,阿難,過去世時有轉輪聖王名曰頂生,以法治化,無有奸罔,七寶成就。所謂七寶者,輪寶、象寶、馬寶、珠寶、玉女寶、居士寶、典兵寶,是謂七寶。復有千子勇猛强壯,能降伏諸惡。統領四天下,不加刀杖。阿難,當知爾時頂生聖王,便生此念:‘我今有此閻浮提地,人民熾盛,多諸珍寶。我亦曾從耆年長老邊聞,西有瞿耶尼土,人民熾盛,多諸珍寶。我今當往統彼國土。’爾時,阿難,頂生適生斯念,將四部兵,從此閻浮地沒,便往至瞿耶尼土。
’세존고왈:“여시。아난!여여소언,제유인민흥욕애상,편증욕상,장야습지,무유염족。소이자하?석자,아난,과거세시유전륜성왕명왈정생,이법치화,무유간망,칠보성취。소위칠보자,륜보、상보、마보、주보、옥녀보、거사보、전병보,시위칠보。부유천자용맹강장,능강복제악。통령사천하,불가도장。아난,당지이시정생성왕,편생차념:‘아금유차염부제지,인민치성,다제진보。아역증종기년장로변문,서유구야니토,인민치성,다제진보。아금당왕통피국토。’이시,아난,정생적생사념,장사부병,종차염부지몰,편왕지구야니토。
그때 그 나라 백성들은 이 성왕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 나와 맞이하며 예배하고 꿇어앉아 문안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시여. 지금 이 구야니 나라는 백성들이 불꽃처럼 번성합니다. 오직 바라건대 성왕께서는 이곳에서 이 백성들을 다스리고 교화하여 법의 가르침을 따르게 하소서.’
아난아, 그래서 그 성왕 정생은 구야니에서 그곳 백성들을 통치하면서 수백 천 년을 지냈다.
爾時,彼土人民見聖王來皆悉前迎,禮跪問訊:‘善來,大王,今此瞿耶尼國,人民熾盛。唯願聖王,當於此,治化諸人民,使從法教。’爾時,阿難聖王頂生卽於瞿耶尼,統領人民,乃經數百千年。
이시,피토인민견성왕래개실전영,례궤문신:‘선래,대왕,금차구야니국,인민치성。유원성왕,당어차,치화제인민,사종법교。’이시,아난성왕정생즉어구야니,통령인민,내경수백천년。
그때 저 정생은 또 다른 날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저 염부제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였고 온갖 보배도 많았다. 또 7보가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였다. 나는 또 이 구야니를 소유하고 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다. 나는 전에 또 노인들에게서 〈불우체(弗于逮)라는 나라가 있는데, 백성은 불꽃처럼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지금 그곳에 가서 그 나라를 통치하리라.’
아난아, 그 정생 성왕은 이렇게 생각하고는 네 종류 군사를 거느리고 구야니에서 사라져 곧 불우체에 나타났다.
是時,聖王頂生復於餘時,便生此念:‘我有閻浮提,人民熾盛多諸珍寶,亦雨七寶,乃至于膝。今亦復有此瞿耶尼,人民熾盛,多諸珍寶。我亦曾從長年許聞,復有弗于逮,人民熾盛,多諸珍寶。我今當往,統彼國土,以法治化。’爾時,阿難,頂生聖王適生斯念,將四部兵,從瞿耶尼沒,便往至弗于逮。
시시,성왕정생부어여시,편생차념:‘아유염부제,인민치성다제진보,역우칠보,내지우슬。금역부유차구야니,인민치성,다제진보。아역증종장년허문,부유불우체,인민치성,다제진보。아금당왕,통피국토,이법치화。’이시,아난,정생성왕적생사념,장사부병,종구야니몰,편왕지불우체。
그 나라 백성들은 이 성왕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 나와 맞이하며 예배하고 꿇어앉아 문안을 올리고 똑같은 말로 이렇게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시여, 이 불우체에는 백성들이 불꽃처럼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습니다. 오직 바라건대 성왕께서는 이곳에서 이 백성들을 다스리고 교화하여 법의 가르침을 따르게 하소서.’
아난아, 그래서 그 정생 성왕은 불우체에서 그곳 백성들을 통치하면서 백 천만 년을 지냈다.
爾時,彼土人民見聖王來,皆悉前迎,禮跪問訊,異口同響,而作是語:‘善來,大王,今此弗于逮,人民熾盛,多諸珍寶。唯願大王當於此,治化諸人民,使從法教。’爾時,阿難,頂生聖王卽於弗于逮,統領人民,乃經百千萬歲。
이시,피토인민견성왕래,개실전영,례궤문신,이구동향,이작시어:‘선래,대왕,금차불우체,인민치성,다제진보。유원대왕당어차,치화제인민,사종법교。’이시,아난,정생성왕즉어불우체,통령인민,내경백천만세。
그때 저 성왕 정생은 또 다른 날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저 염부제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였고 온갖 보배도 많았다. 또 7보가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였다. 나는 또 구야니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았다. 지금은 또 이 불우체 나라를 소유하고 있는데, 백성들이 불꽃처럼 번성하고 온갖 진보(珍寶)도 많다. 나는 또 전에 덕 있는 노인들에게서 〈울단월(鬱單越)이라는 나라가 있는데, 백성은 불꽃처럼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으며, 하는 일이 자유로워 고집스럽게 지키는 것이 없고, 요사(夭死)하는 일도 없어서 정해진 수명은 천 살이며, 그 수명을 마치고 나면 반드시 천상에 태어나고 다른 나쁜 세계에는 떨어지지 않으며, 무명옷[劫波育衣]을 입고 저절로 나는 쌀을 먹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지금 그곳에 가서 그 나라를 통치하되 법으로 다스리고 교화하리라.’
是時聖王頂生復於餘時,便生此念:‘我於閻浮提,人民熾盛,多諸珍寶,亦雨七寶,乃至于膝。今亦復有此瞿耶尼,人民熾盛,多諸珍寶。今亦復有此弗于逮國,人民熾盛,多諸珍寶。我亦曾從耆年長老邊聞,復有鬱單越,人民熾盛,多諸珍寶所爲自由,無固守者,壽不中夭,正壽千歲,在彼壽終必生天上,不墮餘趣,著劫波育衣,食自然粳米。我今當往,統領彼國土,以法治化。’
시시성왕정생부어여시,편생차념:‘아어염부제,인민치성,다제진보,역우칠보,내지우슬。금역부유차구야니,인민치성,다제진보。금역부유차불우체국,인민치성,다제진보。아역증종기년장로변문,부유울단월,인민치성,다제진보소위자유,무고수자,수불중요,정수천세,재피수종필생천상,불타여취,저겁파육의,식자연갱미。아금당왕,통령피국토,이법치화。’
아난아, 저 정생 성왕은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불우체에서 사라져 곧 울단월에 나타났다. 그는 멀리서 그 나라에 푸른빛이 울창한 모습을 보고 좌우의 신하들에게 물었다.
‘너희들도 저 땅의 울창한 푸른빛이 보이는가?’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아주 잘 보입니다.’
왕이 여러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부드러운 풀이다. 그 부드럽기가 하늘 옷과 다름이 없다. 여기에 사는 모든 현인(賢人)들은 저 풀 위에 앉느니라.’
정생 성왕은 앞으로 조금 더 나아가다가 멀리서 그 땅의 황홀하게 눈부신 노란빛을 보고 모든 신하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이 땅의 황홀하게 눈부신 노란빛이 보이는가?’
대답하였다.
‘다 잘 보입니다.’
爾時,阿難,頂生聖王適生斯念,將四部兵,從弗于逮沒,便往至鬱單越。遙見彼土鬱然靑色,見已,便問左右臣曰:‘汝等普見此土鬱然靑色不乎?’對曰:‘唯然,見之。’王告群臣曰:‘此是柔軟之草,軟若天衣,而無有異,此等諸賢當於斯坐。’小復前行,遙見彼土晃然黃色,便告諸臣曰:‘汝等普見此土晃然黃色不乎?’對曰:‘皆悉見之。’
이시,아난,정생성왕적생사념,장사부병,종불우체몰,편왕지울단월。요견피토울연청색,견이,편문좌우신왈:‘여등보견차토울연청색불호?’대왈:‘유연,견지。’왕고군신왈:‘차시유연지초,연약천의,이무유이,차등제현당어사좌。’소부전행,요견피토황연황색,편고제신왈:‘여등보견차토황연황색불호?’대왈:‘개실견지。’
대왕이 말하였다.
‘저것은 저절로 나는 쌀이다. 여기 모든 사람들은 늘 이 쌀을 먹고 살아간다. 그대들도 이 쌀을 먹게 될 것이다.’
그때 성왕은 조금 더 나아가다가 다시 그 땅이 다 평평한데, 멀리 높은 누각들이 우뚝 솟아 있는 것을 보고 신하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저 땅이 평평하고 넓은 것이 보이는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다 잘 보입니다.’
대왕이 말하였다.
‘저것의 이름은 무명나무[劫波育樹]인데 그것으로 옷을 만든다. 너희들도 이 나무로 만든 옷을 입게 될 것이다.’
大王曰:‘此名自然粳米。此等諸賢恒食此食,如今卿等亦當食此粳米。’爾時,聖王小復前行,復見彼土普悉平正,遙見高臺顯望殊特。復告諸臣:‘汝等頗見此土普地平正乎?’對曰:‘如是,皆悉見之。’大王報曰:‘此名劫波育樹衣。汝等亦復當著此樹衣。’
대왕왈:‘차명자연갱미。차등제현항식차식,여금경등역당식차갱미。’이시,성왕소부전행,부견피토보실평정,요견고대현망수특。부고제신:‘여등파견차토보지평정호?’대왈:‘여시,개실견지。’대왕보왈:‘차명겁파육수의。여등역부당저차수의。’
아난아, 그때 그 나라 백성들은 이 대왕이 오는 것을 보고 모두 일어나 맞이하여 예배하고 꿇어앉아 문안을 올리고 똑같은 말로 이렇게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시여, 이 울단월에는 백성들이 불꽃처럼 번성하고 온갖 보배도 많습니다. 오직 바라건대 성왕께서는 이곳에서 이 백성들을 다스리고 교화하여 법의 가르침을 따르게 하소서.’
아난아, 그래서 그 정생 성왕은 울단월에서 그곳 백성들을 통치하면서 백 천만 년을 지냈다.
爾時,阿難,彼土人民見大王來,皆起前迎,禮跪問訊,異音同響,而作是說:‘善來,聖王,此鬱單越,人民熾盛,多諸珍寶。唯願大王,當於此,治化諸人民,使從法教。’爾時,阿難、頂生聖王卽於鬱單越,統領人民,乃經百千萬歲。
이시,아난,피토인민견대왕래,개기전영,례궤문신,이음동향,이작시설:‘선래,성왕,차울단월,인민치성,다제진보。유원대왕,당어차,치화제인민,사종법교。’이시,아난、정생성왕즉어울단월,통령인민,내경백천만세。
그러다 저 성왕 정생은 또 다른 때에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나는 저 염부지(閻浮地)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였고 온갖 보배도 많았다. 또 7보가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였다. 나는 또 구야니ㆍ불우체ㆍ울단월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였고 온갖 보배도 많았다. 나는 또 전에 덕이 있는 노인들에게서 〈삼십삼천(三十三天)이 있는데, 쾌락은 견줄 데 없고 수명은 매우 길며, 옷과 밥은 저절로 생기고 모시는 옥녀(玉女)들도 헤아릴 수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지금 그곳에 가서 그 천궁(天宮)을 통치하되 법으로 다스리고 교화하리라.’
是時,頂生聖王復於餘時,便生此念:‘我今有閻浮地,人民熾盛,多諸珍寶,亦雨七寶,乃至于膝。今亦復有此瞿耶尼、弗于逮及此鬱單越,人民熾盛,多諸珍寶。我亦曾從耆年長老邊聞,有三十三天快樂無比,壽命極長,衣食自然,玉女營從,不可稱計。我今當往,領彼天宮,以法治化。’
시시,정생성왕부어여시,편생차념:‘아금유염부지,인민치성,다제진보,역우칠보,내지우슬。금역부유차구야니、불우체급차울단월,인민치성,다제진보。아역증종기년장로변문,유삼십삼천쾌악무비,수명극장,의식자연,옥녀영종,불가칭계。아금당왕,령피천궁,이법치화。’
그때 아난아, 그 정생 성왕은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네 종류의 군사를 거느리고 울단월에서 사라져 삼십삼천에 나타났다. 그때 천제석(天帝釋)이 멀리 정생 성왕이 오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대왕이여, 이 자리에 앉으십시오.’
아난아, 정생 성왕은 곧 석제환인(釋帝桓因)과 한 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이 같이 앉으니 모습이 닮아 분별할 수가 없었다. 얼굴이나 행동이나 말소리도 똑같아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아난아, 그때 정생 성왕은 그곳에서 수천 백 년을 지내고 나서, 그는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저 염부지를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였고 온갖 보배도 많았다. 또 7보가 비처럼 내려 무릎까지 쌓였다. 나는 또 이 구야니ㆍ불우체ㆍ울단월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백성들이 번성하였고 온갖 보배도 많았었다. 나는 지금 이 삼십삼천에 왔다. 나는 지금 이 천제석을 죽이고, 여기서 나 혼자 이 하늘의 왕이 되리라.’
아난아, 그때 정생 성왕은 이런 마음을 먹자마자 곧 자리에서 떨어져 염부리지(閻浮里地)로 가게 되었고, 네 종류의 군사들도 모두 떨어져 나가고 말았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는 윤보(輪寶)도 사라져 있는 곳을 알 수 없었으며, 상보(象寶)와 마보(馬寶)는 한꺼번에 죽고, 주보(珠寶)는 저절로 사라지고 옥녀보(玉女寶)ㆍ거사보(居士寶)ㆍ전병보(典兵寶)도 다 목숨을 마치고 말았다.
爾時,阿難,頂生聖王適生斯念,將四部兵,從鬱單越沒,便往至三十三天上。爾時,天帝釋遙見頂生聖王來,便作是說:‘善來,大王,可就此坐。’爾時,阿難,頂生聖王卽共釋提桓因,一處坐,二人共坐,不可分別顏貌、擧動、言語、聲響,一而不異。爾時,阿難,頂生聖王在彼乃經數千百歲已,便生此念:‘我今有此閻浮地,人民熾盛,多諸珍寶,亦雨七寶,乃至于膝。亦有瞿耶尼,亦復有弗于逮,亦復有鬱單越,人民熾盛,多諸珍寶。我今至此三十三天,我今宜可害此天帝釋,便於此閒,獨王諸天。’爾時,阿難,頂生聖王適生此念,卽於座上,而自退,墮至閻浮里地,及四部兵,皆悉落墮。爾時,亦失輪寶,莫知所在。象寶、馬寶同時命終,珠寶自滅,玉女寶、居士寶、典兵寶,斯皆命終。
이시,아난,정생성왕적생사념,장사부병,종울단월몰,편왕지삼십삼천상。이시,천제석요견정생성왕래,편작시설:‘선래,대왕,가취차좌。’이시,아난,정생성왕즉공석제환인,일처좌,이인공좌,불가분별안모、거동、언어、성향,일이불이。이시,아난,정생성왕재피내경수천백세이,편생차념:‘아금유차염부지,인민치성,다제진보,역우칠보,내지우슬。역유구야니,역부유불우체,역부유울단월,인민치성,다제진보。아금지차삼십삼천,아금의가해차천제석,편어차한,독왕제천。’이시,아난,정생성왕적생차념,즉어좌상,이자퇴,타지염부리지,급사부병,개실락타。이시,역실륜보,막지소재。상보、마보동시명종,주보자멸,옥녀보、거사보、전병보,사개명종。
그때 정생 성왕은 몸에 중한 병이 들었다. 친척들이 모두 모여 문병을 하고 안부를 물었다.
‘어떠하십니까? 대왕이시여, 만일 대왕이 세상을 떠나고 난 뒤에 어떤 사람이 와서 정생 성왕은 임종할 때 무슨 말을 하였느냐고 물으면 무어라고 대답하리까?’
정생 성왕은 대답하였다.
‘만일 내가 죽은 뒤에 누가 와서 묻거든 〈정생 성왕은 이 온 천하를 통치하면서도 만족할 줄을 모르고, 다시 삼십삼천에 가서 수백 천 년을 지냈다. 거기서 탐욕이 생겨 천제를 해치려 하다가 인간에 떨어져 목숨을 마쳤다〉고 이렇게 대답하라.’
爾時,頂生聖王身得重病,諸宗族親屬普悉運集,問訊王病:‘云何大王,若使大王命終之後,有人來問此義:頂生大王臨命終時,有何言教?設有此問,當何以報之?’頂生聖王報曰:‘若使我命終命終之後,有人問者,以此報之:≺頂生王者領此四天下,而無厭足,復至三十三天,在彼經數百千歲,意猶生貪,欲害天帝,便自墮落,卽取命終。≻’
이시,정생성왕신득중병,제종족친속보실운집,문신왕병:‘운하대왕,약사대왕명종지후,유인래문차의:정생대왕림명종시,유하언교?설유차문,당하이보지?’정생성왕보왈:‘약사아명종명종지후,유인문자,이차보지:≺정생왕자령차사천하,이무염족,부지삼십삼천,재피경수백천세,의유생탐,욕해천제,편자타락,즉취명종。≻’
아난아, 너는 의심하지 말라. 그때 그 정생 성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다른 생각을 내지 마라. 왜냐하면 그때의 정생 성왕은 바로 나였기 때문이니라. 그때 나는 온 천하를 차지하고 또 삼십삼천에 가서 다섯 가지 욕망[五欲]을 누리면서도 만족할 줄을 몰랐다. 아난아, 이런 사실을 거울삼아 자기가 나아갈 바를 깨달아 알아야 한다. 만일 탐욕을 일으키면 그 생각이 더욱 자라 배로 늘어나며, 애욕에 빠져 만족할 줄 모르나니, 만일 만족할 줄 알기를 구하려고 하거든 마땅히 성현의 지혜 가운데서 그것을 구해야 할 것이니라.”
汝今,阿難,勿懷狐疑。爾時,頂生王者,豈異人乎?莫作是觀。所以然者,時頂生王者,卽我身是。爾時,我領此四天下及至三十三天,於五欲中,無有厭足。阿難,當以此方便,證知所趣興貪欲心倍增其想,於愛欲中,而無厭足,欲求厭足,當從聖賢智慧中求。”
여금,아난,물회호의。이시,정생왕자,기이인호?막작시관。소이연자,시정생왕자,즉아신시。이시,아령차사천하급지삼십삼천,어오욕중,무유염족。아난,당이차방편,증지소취흥탐욕심배증기상,어애욕중,이무염족,욕구염족,당종성현지혜중구。”
그때 세존께서 대중 가운데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탐욕이란 때맞추어 오는 비처럼
그 욕심 자꾸 자라 만족할 줄 모른다.
즐거움은 적고 괴로움만 많으니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떨어버린다.
爾時,世尊於大衆中,便說此偈: 이시,세존어대중중,편설차게:
貪婬如時雨, 탐음여시우,
於欲無厭足; 어욕무염족;
樂少而苦多, 악소이고다,
智者所屛棄。 지자소병기。
비록 하늘의 즐거움 받아
다섯 가지 욕망을 누리더라도
그것은 저 애욕의 마음을 끊어버린
부처님의 제자만 못하느니라.
正使受天欲, 정사수천욕,
五樂而自娛; 오악이자오;
不如斷愛心, 불여단애심,
正覺之弟子。정각지제자。
탐욕으로 여러 억 겁 오래 살아도
복이 다하면 다시 지옥에 떨어지네.
향락을 누리는 것 얼마이던가?
이내 곧 지옥의 고통 받느니라.
貪欲延億劫, 탐욕연억겁,
福盡還入獄; 복진환입옥;
受樂詎幾時; 수악거기시;
輒受地獄痛。첩수지옥통。
“그런 까닭에 아난아, 마땅히 이런 이치로서 탐욕을 알아서 그 탐욕을 버리고 다시는 그런 생각을 일으키지 않도록 공부해야 하느니라.”
“是故阿難,當以此方便,知於欲,而去欲,永不興其想。當作是學。”
“시고아난,당이차방편,지어욕,이거욕,영불흥기상。당작시학。”
그때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阿難聞佛所說,歡喜奉行。
[ 8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생루(生漏) 바라문이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와 문안드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생루 바라문이 세존께 아뢰었다.
“나쁜 벗은 어떻게 보아야 합니까?”
爾時,生漏婆羅門便往至世尊所,共相問訊,在一面坐。是時生漏婆羅門白世尊曰:“當云何觀惡知識人?”
이시,생루파라문편왕지세존소,공상문신,재일면좌。시시생루파라문백세존왈:“당운하관악지식인?”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달을 보듯이 그렇게 보아라.”
世尊告曰:“當觀如觀月。”
바라문이 여쭈었다.
“좋은 벗은 어떻게 보아야 합니까?”
婆羅門曰:“當云何觀善知識?”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달을 보듯이 그렇게 보아라.”
世尊告曰:“當觀如觀月。”
바라문이 말하였다.
“사문 구담(瞿曇)께서 지금 말씀하신 것은 그 요점만 간단히 말씀하신 것이라 저는 그 뜻을 자세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바라건대 구담께서는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하시어 이해할 수 있도록 해 주소서.”
婆羅門曰:“沙門瞿曇,今所說者略說其要,未解廣義。唯願瞿曇,廣普說義,使未解者解。”
파라문왈:“사문구담,금소설자략설기요,미해광의。유원구담,광보설의,사미해자해。”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바라문아,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사유하고 기억하라. 내가 너를 위해 그 뜻을 자세히 설명해 주리라.”
世尊告曰:“婆羅門,諦聽諦聽,善思念之。吾當與汝廣演其義。”
세존고왈:“파라문,체청체청,선사념지。오당여여광연기의。”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바라문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婆羅門對曰:“如是,瞿曇。”生漏婆羅門從佛受教。
파라문대왈:“여시,구담。”생루파라문종불수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바라문아, 마치 보름이 지나면 달은 밤낮 돌아가도 다만 줄어들기만 할 뿐 커지는 일이 없는 것과 같다. 그 달은 자꾸만 줄어들다가 마지막에는 나타나지 않아 사람들이 볼 수 없게 된다. 바라문아, 이것도 그와 같아서 만일 나쁜 벗[惡知識]이라면 그는 시일이 지날수록 점점 믿음이 없어지고 계율도 지키지 못하며, 들음도 없고 보시도 없으며, 지혜도 없어진다. 그때 그는 믿음ㆍ계율ㆍ들음ㆍ보시ㆍ지혜가 없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지옥에 떨어진다. 그러므로 바라문아, 나는 지금 나쁜 벗을 보름이 지나서 뜨는 달과 같다고 비유하여 말하였다.
바라문아, 초승달은 날이 가면 갈수록 광명이 점점 늘어나고 커져서 보름이 되면 완전하게 둥글게 되어 중생들이 모두 다 볼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아서 바라문아, 만일 착한 벗[善知識]이라면 날이 가면 갈수록 믿음ㆍ계율ㆍ들음ㆍ보시ㆍ지혜가 더욱 늘어나고, 그는 믿음ㆍ계율ㆍ들음ㆍ보시ㆍ지혜가 더욱 늘어남으로 말미암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天上)처럼 좋은 곳에 태어난다. 그런 까닭에 바라문아, 나는 지금 착한 벗에게 나아가는 것을 마치 달이 둥글게 되는 것과 같다고 말하는 것이다.”
世尊告曰:“猶如婆羅門,月末之月晝夜周旋,但有其損,未有其盈。彼以減損,或復有時,而月不現,無有見者。此亦如是。婆羅門,若惡知識經歷晝夜,漸無有信,無有戒,無有聞,無有施無有智慧。彼以無有信、戒、聞、施、智慧,是時,彼惡知識身壞命終,入地獄中。是故婆羅門,我今說是惡知識者,猶如月末之月。猶如婆羅門,月初生時,隨所經過日夜,光明漸增,稍稍盛滿,便於十五日,具足盛滿,一切衆生靡不見者。如是婆羅門,若善知識經歷日夜,增益信、戒、聞、施、智慧,彼以增益信戒、施、聞、智慧,爾時,善知識身壞命終,生天上善處。是故婆羅門,我今說此善知識所趣,猶月盛滿。”
세존고왈:“유여파라문,월말지월주야주선,단유기손,미유기영。피이감손,혹부유시,이월불현,무유견자。차역여시。파라문,약악지식경력주야,점무유신,무유계,무유문,무유시무유지혜。피이무유신、계、문、시、지혜,시시,피악지식신괴명종,입지옥중。시고파라문,아금설시악지식자,유여월말지월。유여파라문,월초생시,수소경과일야,광명점증,초초성만,편어십오일,구족성만,일절중생미불견자。여시파라문,약선지식경력일야,증익신、계、문、시、지혜,피이증익신계、시、문、지혜,이시,선지식신괴명종,생천상선처。시고파라문,아금설차선지식소취,유월성만。”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람이 만일 탐욕이 있고
성냄과 어리석음이 다하지 않으면
착한 일이 차츰 줄어드는 것
마치 달이 그믐으로 향하는 것 같다.
爾時,世尊便說此偈: 이시,세존편설차게:
若人有貪欲, 약인유탐욕,
瞋恚癡不盡; 진에치불진;
於善漸有減, 어선점유감,
猶如月向盡。 유여월향진。
사람이 만일 탐욕이 없고
성냄과 어리석음 모두 다하면
착한 일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
마치 달이 둥글게 되는 것 같다.
若人無貪欲, 약인무탐욕,
瞋恚癡亦盡; 진에치역진;
於善漸有增, 어선점유증,
猶如月盛滿。유여월성만。
“그러므로 바라문아, 마땅히 초승달처럼 되기를 공부해야 하느니라.”
“是故婆羅門,當學如月初。”
“시고파라문,당학여월초。”
그때 생루 바라문이 세존께 아뢰었다.
“거룩하십니다, 구담이시여. 마치 꼽추의 등을 펴주고 소경에게 눈을 주며 헤매는 이에게 길을 보이고 어둠 속에 등불을 밝힌 것처럼 이제 사문 구담께서는 수없이 많은 방편으로 저를 위해 설법하셨습니다. 저는 지금 세존ㆍ법ㆍ승가에 귀의합니다. 지금부터 제가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시면, 저는 이 목숨이 다할 때까지 생물을 죽이지 않겠습니다.”
爾時,生漏婆羅門白世尊曰:“善哉!瞿曇,猶如屈者得伸,冥者見明,迷者見路,於闇冥然明,此亦如是。沙門瞿曇無數方便爲我說法。我今自歸世尊及法、衆僧。自今以往,聽我爲優婆塞,盡形壽,不殺生。”
이시,생루파라문백세존왈:“선재!구담,유여굴자득신,명자견명,미자견로,어암명연명,차역여시。사문구담무수방편위아설법。아금자귀세존급법、중승。자금이왕,청아위우파새,진형수,불살생。”
그때 생루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生漏聞佛所說,歡喜奉行。
[ 9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一時,佛在舍衛國祇樹給孤獨園。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착한 벗의 법에 대하여 말하고 또 악한 벗의 법에 대하여 말할 것이니,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 잘 사유하고 기억하라.”
爾時,世尊告諸比丘:“我今當說善知識法,亦當說惡知識法。諦聽諦聽,善思念之。
이시,세존고제비구:“아금당설선지식법,역당설악지식법。체청체청,선사념지。
모든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있었다.
諸比丘對曰:“如是,世尊。”爾時,諸比丘從佛受教。
제비구대왈:“여시,세존。”이시,제비구종불수교。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저 어떤 것을 나쁜 벗의 법이라고 하는가? 비구들아, 어떤 나쁜 벗은 곧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귀한 집안에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데 다른 비구는 빈천(貧賤)한 집안에서 출가하여 도를 배운다.’
이렇게 자기의 집안과 명망을 믿고 다른 사람을 헐뜯고 나무라면, 이것을 나쁜 벗이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世尊告曰:“彼云何名爲惡知識法?於是比丘,惡知識人便生此念:‘我於豪族,出家學道,餘比丘者卑賤家出家。’依己姓望毀訾餘人是謂名爲惡知識法。
세존고왈:“피운하명위악지식법?어시비구,악지식인편생차념:‘아어호족,출가학도,여비구자비천가출가。’의기성망훼자여인시위명위악지식법。
또 어떤 나쁜 벗은 곧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몹시 노력하여 여러 가지 바른 법을 받드는데, 다른 비구들은 정진하지도 않고 계율을 지키지도 않는다.’
復次惡知識人便生此念:‘我極精進奉諸正法餘比丘者不精進持戒。
부차악지식인편생차념:‘아극정진봉제정법여비구자불정진지계。
그가 이런 생각으로 남을 헐뜯고 나무라며 스스로 뽐내면, 이것을 나쁜 벗이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復以此義,毀呰他人,而自貢高,是謂爲惡知識法。
’부이차의,훼자타인,이자공고,시위위악지식법。
또 어떤 나쁜 벗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삼매(三昧)를 성취하였는데, 다른 비구들은 삼매가 없어 마음이 어지럽고 고요하지 못하다.’
그는 이 삼매를 믿고 항상 스스로 교만하게 굴면서 남을 헐뜯고 나무란다. 이것을 나쁜 벗이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復次,惡知識者復作是念:‘我三昧成就,餘比丘者無有三昧,心意錯亂,而不一定。’彼依此三昧,常自貢高,毀呰他人,是謂名爲惡知識法。
부차,악지식자부작시념:‘아삼매성취,여비구자무유삼매,심의착란,이불일정。’피의차삼매,상자공고,훼자타인,시위명위악지식법。
또 어떤 나쁜 벗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지혜가 제일인데, 다른 비구들은 지혜가 없다.’
그는 그 지혜를 믿고 스스로 교만하게 굴면서 남을 헐뜯고 나무란다. 이것을 나쁜 벗이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復次,惡知識復作是念:‘我智慧第一,此餘比丘無有智慧。’彼依此智慧,而自貢高毀呰他人,是謂名爲惡知識法。
부차,악지식부작시념:‘아지혜제일,차여비구무유지혜。’피의차지혜,이자공고훼자타인,시위명위악지식법。
또 어떤 나쁜 벗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지금 항상 음식ㆍ앉을 평상ㆍ침구ㆍ병들었을 때에 먹는 약을 받는데, 다른 비구들은 그런 공양을 받지 못한다.’
그는 이런 이양(利養)하는 물질의 공양을 믿고 스스로 교만하게 굴면서 남을 헐뜯고 나무란다. 이것을 나쁜 벗이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비구들아, 이를 두고 나쁜 벗은 이런 삿된 행동을 한다고 말하는 것이니라.
復次惡知識人復作是念:‘我今常得飯食、牀褥臥具、病瘦醫藥,此餘比丘不能得此供養之具。’彼依此利養之物,而自貢高,毀呰他人,是謂名爲惡知識法。是謂比丘,惡知識人,行此邪業。
부차악지식인부작시념:‘아금상득반식、상욕와구、병수의약,차여비구불능득차공양지구。’피의차리양지물,이자공고,훼자타인,시위명위악지식법。시위비구,악지식인,행차사업。
저 어떤 것이 착한 벗이 하는 일인가? 비구들아, 착한 벗이라면 ‘나는 귀한 종족으로 태어났는데, 다른 비구들은 귀한 종족으로 태어나지 않았다’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도 저들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착한 벗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彼云何爲善知識之法?於是比丘,善知識人不作是念?我豪族家生,此餘比丘不是豪族家,己身與彼而無有異。是謂名爲善知識法。
피운하위선지식지법?어시비구,선지식인불작시념?아호족가생,차여비구불시호족가,기신여피이무유이。시위명위선지식법。
또 착한 벗은 ‘나는 지금 계율을 지키고 있는데, 다른 비구들은 계율을 지키지 않는다’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도 저들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계율을 빙자하여 스스로 잘난 체하지 않고 남을 헐뜯지도 않는다. 이것을 착한 벗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復次,善知識人不作是念:‘我今持戒,此餘比丘不持戒行。’己身與彼無有增減。彼依此戒,不自貢高,不毀他人。是謂比丘,名爲善知識法。
부차,선지식인불작시념:‘아금지계,차여비구불지계행。’기신여피무유증감。피의차계,불자공고,불훼타인。시위비구,명위선지식법。
또 비구들아, 착한 벗은 ‘나는 삼매를 성취하였는데, 다른 비구들은 마음이 어지러워 안정되지 않았다’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도 저들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이 삼매를 빙자하여 스스로 잘난 체하지 않고 남을 헐뜯지도 않는다. 이것을 착한 벗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復次,比丘,善知識人復不作是念:‘我三昧成就,此餘比丘意亂不定。’己身與彼亦無增減。彼依此三昧,不自貢高,亦不毀呰他人,是謂比丘,名爲善知識法。
부차,비구,선지식인부불작시념:‘아삼매성취,차여비구의란불정。’기신여피역무증감。피의차삼매,불자공고,역불훼자타인,시위비구,명위선지식법。
또 비구들아, 착한 벗은 ‘나는 지혜를 성취하였는데, 다른 비구들은 지혜가 없다’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도 저들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지혜를 빙자하여 스스로 잘난 체하지 않고 남을 헐뜯지도 않는다. 이것을 착한 벗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復次,比丘,善知識人不作是念:‘我智慧成就,此餘比丘無有智慧。’己身與彼亦無增減。彼依此智慧,不自貢高,亦不毀他人,是謂比丘名爲善知識法。
부차,비구,선지식인불작시념:‘아지혜성취,차여비구무유지혜。’기신여피역무증감。피의차지혜,불자공고,역불훼타인,시위비구명위선지식법。
또 비구들아, 착한 벗은 ‘나는 의복ㆍ음식ㆍ평상ㆍ침구ㆍ질병을 치료할 약을 받는데, 다른 비구들은 그런 것을 받지 못한다’고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도 저들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는 저런 이양을 가지고 스스로 잘난 체하지 않고 남을 헐뜯지도 않는다. 이것을 착한 벗이 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復次,比丘,善知識人不作是念:‘我能得衣被、飯食、牀褥臥具、疾病醫藥,此餘比丘不能得衣被飯食牀褥臥具疾病醫藥。’己身與彼亦無增減。彼依此利養,不自貢高,亦不毀他人,是謂比丘,名爲善知識法。”
부차,비구,선지식인불작시념:‘아능득의피、반식、상욕와구、질병의약,차여비구불능득의피반식상욕와구질병의약。’기신여피역무증감。피의차리양,불자공고,역불훼타인,시위비구,명위선지식법。”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너희들에게 나쁜 벗이 하는 짓과 착한 벗이 하는 일을 분별해 말하였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나쁜 벗이 하는 짓은 멀리 여의고, 착한 벗이 하는 일을 늘 생각하고 그와 똑같이 수행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爾時,世尊告諸比丘:“我今與汝分別惡知識法,亦復與汝說善知識法。是故諸比丘,惡知識法,當共遠離;善知識法念共修行。如是諸比丘,當作是學。”
이시,세존고제비구:“아금여여분별악지식법,역부여여설선지식법。시고제비구,악지식법,당공원리;선지식법념공수행。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시(釋翅) 니구류원(尼拘留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一時,佛在釋翅尼拘留園,與大比丘衆五百人俱。
그때 그 나라의 5백 여 부유하고 귀한 큰 석가 종족들이 의논할 일이 있어 보의강당(普義講堂)에 모여 있었다.
그때 세전(世典)이라는 바라문이 그 석가 종족들이 있는 곳에 가서 말하였다.
“어떤가, 여러분. 이 가운데 사문이나 바라문이나 혹은 세속 사람들 중에 나와 변론할 사람이 있는가?”
爾時,國中豪貴諸大釋種五百餘人,欲有所論,集普義講堂。爾時,世典婆羅門便往詣彼釋種所,語彼釋種言:“云何諸君,此中頗有沙門、婆羅門及世俗人,能與吾共論議乎?”
이시,국중호귀제대석종오백여인,욕유소론,집보의강당。이시,세전파라문편왕예피석종소,어피석종언:“운하제군,차중파유사문、파라문급세속인,능여오공론의호?”
그때 여러 석가 종족들이 세전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우리 가운데 지금 재주가 많고 학식이 많은 두 사람이 있다. 그들은 지금 가비라월국(迦毘羅越國)에서 지내고 있다. 누가 그 두 사람인가? 한 사람은 주리반특(周利槃特) 비구이고, 다른 한 사람은 석씨 종족인 구담(瞿曇)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이시다. 여기 있는 대중들은 아는 것이 적고 들은 것이 없다. 또 지혜도 없고 말은 추잡하며, 나아가고 물러날 줄을 분별하지 못하는 것이 저 주리반특과 같은 사람들이다. 또 이 가비라월국에서 아는 것도 없고, 사람됨이 추하고 더러운 이는 저 구담 같은 사람이다. 너는 지금 가서 저들과 변론해 보아라. 저들과 변론하여 네가 이기면 우리 5백 사람은 때에 따라 필요로 하는 물건을 즉시 너에게 공양할 것이요, 또 순금 천 일(鎰)을 너에게 주리라.”
爾時,衆多釋報世典婆羅門曰:“此中今有二人高才博學,居在迦毘羅越國。云何爲二人?一名周利槃特比丘,二名瞿曇釋種、如來至眞等正覺。衆中少知無聞,亦無智慧,言語醜陋,不別去就,如此槃特之比。又此迦維羅越一國之中,無知無聞,亦無黠慧,爲人醜陋,多諸穢惡,如此瞿曇之比。汝今可與彼論議。設婆羅門能與彼二人論議,得勝者,我等五百餘人便當供養隨時所須,亦當相惠千鎰純金。”
이시,중다석보세전파라문왈:“차중금유이인고재박학,거재가비라월국。운하위이인?일명주리반특비구,이명구담석종、여래지진등정각。중중소지무문,역무지혜,언어추루,불별거취,여차반특지비。우차가유라월일국지중,무지무문,역무힐혜,위인추루,다제예악,여차구담지비。여금가여피론의。설파라문능여피이인론의,득승자,아등오백여인편당공양수시소수,역당상혜천일순금。”
그때 바라문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가빌라월의 석씨(釋氏)들은 모두 총명하고 온갖 기술이 많으며, 간특(姦慝)하고 거짓이 많고 바른 행동이 없다. 비록 내가 저들과 변론(辯論)해 이긴다 하더라도 무엇이 그리 대단하겠는가? 만일 혹시라도 저들이 나를 이긴다면, 내가 저 어리석은 자에게 항복한 꼴이 될 것이다. 이 두 가지 이치를 생각하면 내가 저들과 논란을 벌여서는 안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그는 곧 떠나갔다.
爾時,婆羅門便生此心:此迦毘羅越釋種悉皆聰明,多諸技術,奸宄虛僞,無有正行。設吾與彼二人論議,而得勝者,何足爲奇?或復彼人得吾便者,便爲愚者所伏,思此二理,吾不堪與彼論議也。作是語已,便退而去。
이시,파라문편생차심:차가비라월석종실개총명,다제기술,간귀허위,무유정행。설오여피이인론의,이득승자,하족위기?혹부피인득오편자,편위우자소복,사차이리,오불감여피론의야。작시어이,편퇴이거。
그때 주리반특은 때가 되어 발우를 가지고 가비라월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다. 그때 세전 바라문은 멀리서 주리반특이 오는 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저 사람에게 가서 이치를 물어 보아야겠다.’
그는 곧 주리반특 비구에게로 가서 말하였다.
“사문의 이름은 무엇인가?”
是時,周利槃特到時持鉢,入迦毘羅越乞食。時;世典婆羅門遙見周利槃特來,便作是念:我今當往,問彼人義。時,世典婆羅門便往至比丘所,語周利槃特曰:“沙門爲字何等?”
시시,주리반특도시지발,입가비라월걸식。시;세전파라문요견주리반특래,편작시념:아금당왕,문피인의。시,세전파라문편왕지비구소,어주리반특왈:“사문위자하등?”
주리반특이 대답하였다.
“그만두시오. 바라문이여, 이름은 무엇 때문에 묻습니까? 이치를 물으러 왔으면 곧 그것이나 물으시오.”
周利槃特曰:“止。婆羅門,何須問字。所以來此欲問義者,時可問之。”
주리반특왈:“지。파라문,하수문자。소이래차욕문의자,시가문지。”
바라문은 말하였다.
“사문이여, 나와 한 번 논의해 보겠는가?”
婆羅門言:“沙門能與吾共論議乎?”
파라문언:“사문능여오공론의호?”
주리반특이 말하였다.
“나는 지금 오히려 저 범천(梵天)과도 논의할 수 있는데, 하물며 너같이 눈 없는 장님이야 말할 것도 없다.”
周利槃特言:“我今尚能與梵天論議,何況與汝盲無目人乎?”
주리반특언:“아금상능여범천론의,하황여여맹무목인호?”
바라문이 말하였다.
“장님이면 곧 눈 없는 사람이 아니겠는가, 눈이 없으면 곧 장님이 아닌가? 그것은 같은 뜻인데, 어찌 번거롭게 겹말을 쓰는가?”
婆羅門言:“盲者卽非無目人乎?無目則非盲耶?此是一義,豈非煩重?”
파라문언:“맹자즉비무목인호?무목칙비맹야?차시일의,기비번중?”
그때 주리반특은 곧 공중에 솟아올라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렸다. 바라문은 생각하였다.
‘이 사문은 신통력은 있지만 변론할 줄은 모른다. 만일 나와 같이 이치를 환히 잘 안다면 나는 그 제자가 될 것이다.’
是時,周利槃特便騰逝空中,作十八變。爾時,婆羅門便作是念:此沙門止有神足,不解論議。設當與吾解此義者,身便當與作弟子。
시시,주리반특편등서공중,작십팔변。이시,파라문편작시념:차사문지유신족,불해론의。설당여오해차의자,신편당여작제자。
이때 존자 사리불(舍利弗)이 천이(天耳)로 주리반특과 세전 바라문이 주고받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곧 몸을 변화해 반특의 모습을 하고는, 반특의 몸을 숨겨 나타나지 못하게 하였다. 그리고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네가 만일 ‘이 사문은 신통력만 있고 변론은 감당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면, 너는 이제 자세히 들어라. 내가 아까 그대가 물은 뜻에 대하여 대답하리라. 그리고 이 문제의 근본에 대해서도 비유를 들어 말하리라. 바라문이여, 지금 그대 이름은 무엇인가?”
是時,尊者舍利弗以天耳,聽聞有是語,周利槃特與世典婆羅門作此論議。是時,尊者舍利弗卽變身作槃特形,隱槃特形,使不復現語婆羅門曰汝婆羅門若作是念:‘此沙門止有神足,不堪論議’者汝今諦聽,吾當說之。報汝向議。依此論本,當更引喩。汝今婆羅門,名字何等?”
시시,존자사리불이천이,청문유시어,주리반특여세전파라문작차론의。시시,존자사리불즉변신작반특형,은반특형,사불부현어파라문왈여파라문약작시념:‘차사문지유신족,불감론의’자여금체청,오당설지。보여향의。의차론본,당경인유。여금파라문,명자하등?”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내 이름은 범천이다.”
婆羅門曰:“吾名梵天。”
파라문왈:“오명범천。”
주리반특이 물었다.
“그대는 장부인가?”
周利槃特問曰:“汝是丈夫乎?”
주리반특문왈:“여시장부호?”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나는 장부다.”
婆羅門曰:“吾是丈夫。”
파라문왈:“오시장부。”
또 물었다.
“그대는 사람인가?”
復問:“是人乎?”
부문:“시인호?”
바라문이 대답하였다.
“사람이다.”
婆羅門報曰:“是人。”
파라문보왈:“시인。”
주리반특이 물었다.
“어떤가? 바라문이여, 장부는 곧 사람이요, 사람은 곧 장부이다. 그것은 같은 뜻이니 어찌 번거롭지 않겠는가? 그러나 바라문이여, 장님과 눈이 없다는 것은 그 뜻이 같질 않다.”
周利槃特問曰:“云何婆羅門,丈夫亦是人人亦是丈夫。此亦是一義,豈非煩重乎?然婆羅門,盲與無目,此義不同。”
주리반특문왈:“운하파라문,장부역시인인역시장부。차역시일의,기비번중호?연파라문,맹여무목,차의불동。”
바라문이 물었다.
“사문이여, 어떤 것을 장님이라고 하는가?”
婆羅門曰:“云何沙門,名之爲盲?”
파라문왈:“운하사문,명지위맹?”
주리반특이 말하였다.
“그것은 마치 금세(今世)와 후세(後世)에 태어나는 이와 죽는 이, 좋은 몸과 나쁜 몸, 고운 것과 추한 것이며, 중생들이 짓는 선악(善惡)의 행(行)을 사실 그대로 보아 알지 못하면, 영원히 보는 것이 없으므로 장님이라고 말한다.”
周利槃特曰:“猶如不見今世、後世生者、滅者善色、惡色、若好若醜,衆生所造善惡之行,如實而不知,永無所睹。故稱之爲盲。”
주리반특왈:“유여불견금세、후세생자、멸자선색、악색、약호약추,중생소조선악지행,여실이불지,영무소도。고칭지위맹。”
바라문이 말하였다.
“눈이 없다는 것은 무엇인가?”
婆羅門曰:“云何爲無眼者乎?”
파라문왈:“운하위무안자호?”
주리반특이 말하였다.
“눈이라고 말한 것은 위없는 지혜의 눈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이 지혜의 눈이 없기 때문에 눈이 없다고 말한 것이다.”
周利槃特曰:“眼者無上智慧之眼,彼人無此智慧之眼,故稱之爲無目也。”
주리반특왈:“안자무상지혜지안,피인무차지혜지안,고칭지위무목야。”
바라문은 말하였다.
“그만두라, 그만두라. 사문이여, 나는 이제 그런 쓸데없는 변론은 그만두고 깊은 이치에 대하여 물어보겠다. 어떤가? 사문이여, 혹 법을 의지하지 않고도 열반을 얻을 수 있는가?”
婆羅門言:“止,止。沙門,捨此雜論,我今欲問深義。云何沙門,頗不依法,得涅槃乎?”
파라문언:“지,지。사문,사차잡론,아금욕문심의。운하사문,파불의법,득열반호?”
주리반특이 대답하였다.
“5성음(盛陰)을 의지하지 않고 열반(涅槃)을 얻는다.”
周利報曰:“不依五盛陰,而得涅槃。”
주리보왈:“불의오성음,이득열반。”
바라문이 말하였다.
“어떤가? 사문이여, 이 5성음은 어떤 인연이 있어야만 생기는가? 아니면 인연이 없어도 생기는가?”
婆羅門曰:“云何沙門,此五盛陰,有緣生耶?無緣生乎?”
파라문왈:“운하사문,차오성음,유연생야?무연생호?”
주리반특이 대답하였다
“그 5성음은 인연이 있어서 생기는 것이요,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니다.”
周利槃特對曰:“此五盛陰有緣生,非無緣也。”
주리반특대왈:“차오성음유연생,비무연야。”
바라문이 말하였다.
“어떤 것이 그 5성음의 인연이 되는가?”
婆羅門曰:“何等是五盛陰緣?”
파라문왈:“하등시오성음연?”
비구가 말하였다.
“애욕이 바로 그 인연이다.”
比丘曰:“愛是緣也。”
비구왈:“애시연야。”
바라문이 말하였다.
“어떤 것이 애욕인가?”
婆羅門曰:“何者是愛?”
파라문왈:“하자시애?”
비구가 대답하였다.
“나는 것[生]이 곧 애욕이다.”
比丘報曰:“生者是也。”
비구보왈:“생자시야。”
바라문이 말하였다.
“어떤 것을 나는 것이라 하는가?”
婆羅門曰:“何者名爲生?”
파라문왈:“하자명위생?”
비구가 말하였다.
“애욕이 곧 나는 것이다.”
比丘曰:“卽愛是也。”
비구왈:“즉애시야。”
바라문이 말하였다.
“애욕에는 어떤 길[道:방법]이 있는가?”
婆羅門曰:“愛有何道?”
파라문왈:“애유하도?”
사문이 말하였다.
“현성(賢聖)의 8품도(品道)가 바로 그것이다. 즉 바른 소견[正見]ㆍ바른 업[正業]ㆍ바른 말[正語]ㆍ바른 생활[正命]ㆍ바른 행[正行]ㆍ바른 방편[正方便]ㆍ바른 기억[正念]ㆍ바른 선정[正定]이다. 이것을 현성의 8품도라고 한다.”
沙門曰:“賢聖八品道是。所謂正見、正業、正語、正命、正行、正方便、正念、正定,是謂名爲賢聖八品道。”
사문왈:“현성팔품도시。소위정견、정업、정어、정명、정행、정방편、정념、정정,시위명위현성팔품도。”
그때 주리반특이 이렇게 자세히 설법하여 마치자, 바라문은 비구로부터 이 법을 듣고는 모든 티끌과 때가 없어져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몸 가운데에서 도풍(刀風)이 일어나 목숨이 끊어졌다. 그때 존자 사리불은 본래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허공을 날아 그의 처소로 돌아갔다.
爾時,周利槃特廣爲說法已。婆羅門從比丘聞如此教已,諸塵垢盡,得法眼淨,卽於其處,身中刀風起,而命終。是時,尊者舍利弗還復其形,飛在空中,還詣所止。
이시,주리반특광위설법이。파라문종비구문여차교이,제진구진,득법안정,즉어기처,신중도풍기,이명종。시시,존자사리불환부기형,비재공중,환예소지。
그때 존자 주리반특 비구가 석씨 종족들이 많이 모여 있는 보집강당(普集講堂)으로 가서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빨리 소유(酥油)와 섶나무를 준비해 가지고 가서 세전 바라문을 화장하라.”
是時,尊者周利槃特比丘往至普集講堂衆多釋種所,到已,語彼釋言:“汝等速辦蘇油、薪柴往,耶維世典婆羅門。”
시시,존자주리반특비구왕지보집강당중다석종소,도이,어피석언:“여등속판소유、신시왕,야유세전파라문。”
그때 석씨 종족들은 곧 소유와 섶나무[薪柴]를 가지고 가서 세전 바라문을 화장[耶維:闍維]한 뒤에 네거리에 탑을 세웠다. 그리고 존자 주리반특에게로 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是時,釋種卽辦蘇油往,耶維世典婆羅門,於四道頭,起鍮婆,各各相率,便往至尊者周利槃特比丘所,到已,頭面禮足,在一面坐。
시시,석종즉판소유왕,야유세전파라문,어사도두,기유파,각각상솔,편왕지존자주리반특비구소,도이,두면례족,재일면좌。
모든 석가 종족들은 이런 게송으로 존자 주리반특에게 말하였다.
화장한 뒤에 탑 세웠으니
존자의 분부 어기지 않았네.
이제 우리들은 큰 이익 얻어
이러한 복을 만나게 되었네.
時諸釋種以此偈,向尊者周利槃特說曰: 시제석종이차게,향존자주리반특설왈:
耶維起鋀婆, 야유기두파,
不違尊者教; 불위존자교;
我等獲大利, 아등획대리,
得遇此福祐。 득우차복우。
이때 존자 주리반특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존자는 이제 법륜(法輪)을 굴려
모든 외도들을 항복 받았으니
그 지혜 마치 큰 바다와 같아
여기 와서 저 범지를 항복 받았네.
是時,尊者周利槃特便以此偈,而報釋曰: 시시,존자주리반특편이차게,이보석왈:
今轉尊法輪, 금전존법륜,
降伏諸外道; 강복제외도;
智慧如大海, 지혜여대해,
此來降梵志。 차래강범지。
과거와 미래와 또 현재에
지은 바 갖가지 선과 악의 행은
억 겁이 지나도 없어지지 않으니
그러므로 복을 꼭 지어야 하네.
所作善惡行, 소작선악행,
去來今現在; 거래금현재;
億劫不忘失, 억겁불망실,
是故當作福。 시고당작복。
그때 존자 주리반특은 여러 석씨들에게 자세히 설법하였다. 여러 석씨들이 주리반특에게 말하였다.
“만일 존자께서 의복ㆍ음식ㆍ평상ㆍ침구ㆍ의약이 필요하시면 우리가 하나하나 다 대어드리겠습니다. 바라건대 이 청을 받아들여 조그만 정을 물리치지 마십시오.”
존자 주리반특은 묵묵히 허락하였다.
是時,尊者周利槃特廣與彼諸釋種說法已,諸釋白周利槃特言:“若尊者須衣被、飮食、牀褥臥具、病瘦醫藥,我等盡當事事供給。唯願受請,勿拒微情。”時尊者周利槃特默然可之。
시시,존자주리반특광여피제석종설법이,제석백주리반특언:“약존자수의피、음식、상욕와구、병수의약,아등진당사사공급。유원수청,물거미정。”시존자주리반특묵연가지。
그때 여러 석씨들은 존자 주리반특의 말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釋種聞尊者周利槃特所說,歡喜奉行。
이시,제석종문존자주리반특소설,환희봉행。
[ 11 ]
이와 같이 들었다.
聞如是。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 가란타죽원(迦蘭陀竹園)에서 대비구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一時,佛在羅閱城迦蘭陁竹園所,與大比丘五百人俱。
일시,불재라열성가란타죽원소,여대비구오백인구。
그때 악한 사람 제바달두(提婆達兜)가 바라류지(婆羅留支:阿闍世) 왕자에게 가서 말하였다.
“옛날에는 백성들의 수명이 매우 길었다는데, 지금 사람들의 수명은 백 년을 넘기지 못합니다. 왕자께서는 꼭 아셔야 합니다. 사람의 목숨이란 정말 무상(無常)하답니다. 왕위에 오르기도 전에 목숨을 마친다면 어찌 애통하지 않겠습니까?
왕자여, 지금 곧 부왕(父王)의 목숨을 끊고 이 나라 백성들을 직접 통치하십시오. 나는 이제 사문 구담(瞿曇)을 죽이고 가장 높은 지진(至眞:아라한)ㆍ등정각(等正覺)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만 되면 이 마갈국(摩竭國)의 새 임금과 새 부처가 되리니 어찌 통쾌하지 않겠습니까? 그것은 마치 해가 구름을 뚫고 어디든 비추지 않는 곳이 없는 것과 같고, 구름이 사라진 하늘에 달이 많고 많은 별 가운데서 제일 밝은 것과 같습니다.”
그때 바라류지(婆羅留支 왕자는 곧 부왕을 무쇠로 만든 감옥에 잡아 가두고 대신을 바꿔 다시 세우고 백성들을 다스렸다.
爾時,提婆達兜惡人便往至婆羅留支王子所,告王子言:“昔者民氓壽命極長,如今人壽不過百年。王子,當知人命無常,備不登位中,命終者,不亦痛哉!王子,時可斷父王命,統領國人。我今當殺沙門瞿曇,作無上至眞等正覺。於摩竭國界,新王新佛,不亦快哉!如日貫雲,靡所不照,如月雲消,衆星中明。”爾時,婆羅留支王子卽收父王,著鐵牢中,更立臣佐,統領人民。
이시,제파달두악인편왕지파라류지왕자소,고왕자언:“석자민맹수명극장,여금인수불과백년。왕자,당지인명무상,비불등위중,명종자,불역통재!왕자,시가단부왕명,통령국인。아금당살사문구담,작무상지진등정각。어마갈국계,신왕신불,불역쾌재!여일관운,미소불조,여월운소,중성중명。”이시,파라류지왕자즉수부왕,저철뢰중,경립신좌,통령인민。
이때 비구 대중들이 라열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제바달두가 왕자를 시켜 그 부왕을 무쇠감옥에 잡아 가두고 대신들을 바꿔 세웠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걸식을 마치고 있던 곳으로 돌아와서 가사와 발우를 거두어 놓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세존께 아뢰었다.
“저희들이 아침에 성에 들어가서 걸식하다가 저 어리석은 제바달두가 왕자를 시켜 그 부왕을 감옥에 가두고 대신들을 바꿔 세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는 다시 왕자에게 ‘당신이 부왕을 죽이고 내가 여래를 죽이면, 이 마갈국의 새 임금과 새 부처가 되리니 어찌 통쾌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爾時,有衆多比丘入羅閱城乞食,便聞提婆達兜教王子收父王,著鐵牢中,更立臣佐。是時,衆多比丘乞食還歸所在,攝擧衣鉢,往至世尊所,頭面禮足,白世尊曰:“朝入城乞食,聞提婆達兜愚人教王子使收父王,閉著牢獄,更立臣佐,復勅王子言:‘汝殺父王,我害如來,於此摩竭國界,新王新佛,不亦快哉!’
이시,유중다비구입라열성걸식,편문제파달두교왕자수부왕,저철뢰중,경립신좌。시시,중다비구걸식환귀소재,섭거의발,왕지세존소,두면례족,백세존왈:“조입성걸식,문제파달두우인교왕자사수부왕,폐저뢰옥,경립신좌,부칙왕자언:‘여살부왕,아해여래,어차마갈국계,신왕신불,불역쾌재!’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임금으로서 정치와 교화를 바른 도리로 행하지 않으면 그때는 대신들도 법이 아닌 일을 행할 것이요, 대신들이 이미 법이 아닌 일을 행하게 되면 그때는 왕태자도 법이 아닌 일을 행할 것이다. 태자가 이미 법이 아닌 일을 행하게 되면 그때는 신하들과 관리들도 법이 아닌 일을 행할 것이요, 신하들과 관리들이 이미 법이 아닌 일을 행하고 나면 그때는 백성들도 법이 아닌 일을 행할 것이다. 나라 안에 백성들이 이미 법이 아닌 일을 행하고 나면 그때는 군대도 법이 아닌 일을 행할 것이요, 군대가 이미 법이 아닌 일을 행하고 나면 그때는 해와 달이 운행(運行)을 잘못하여 때를 잃게 될 것이다.
해와 달이 때를 잃게 되면 곧 연세(年歲)가 없어질 것이요, 연세가 없어지고 나면 해와 달은 자리를 잃을 것이고 또한 광채가 없어질 것이다. 해와 달이 이미 광채가 없어지면 그때는 별[星宿]들이 변괴를 나타낼 것이요, 별들이 변괴를 나타내면 폭풍(暴風)이 일어날 것이다. 폭풍이 이미 일어나고 나면 하늘과 땅의 신(神)이 성을 낼 것이요, 하늘과 땅의 신이 성을 내면 그때는 바람과 비가 때를 맞추지 못할 것이니, 그때는 곡식이 땅에 있어도 자라지 못할 것이요, 사람이나 짐승이나 벌레들까지 모두 형색이 변하고 수명이 매우 짧아질 것이다.
爾時,臣佐亦行非法。臣佐已行非法,爾時,王太子亦行非法;太子已行非法,爾時群臣長吏亦行非法;群臣長吏已行非法,爾時,國界人民亦行非法;國界人民已行非法,爾時,人衆兵馬亦行非法;兵衆已行非法,爾時,日月倒錯運度失時。日月已失時,便無年歲;已無年歲,日差月錯,無復精光;日月已無精光,爾時,星宿現怪;星宿已現變怪,便有暴風起;已有暴風起,神祇瞋恚;神祇已瞋恚,爾時,風雨不時。爾時,穀子在地者,便不長大,人民之類蜎飛蠕動,顏色改變,壽命極短。
이시,신좌역행비법。신좌이행비법,이시,왕태자역행비법;태자이행비법,이시군신장리역행비법;군신장리이행비법,이시,국계인민역행비법;국계인민이행비법,이시,인중병마역행비법;병중이행비법,이시,일월도착운도실시。일월이실시,편무년세;이무년세,일차월착,무부정광;일월이무정광,이시,성숙현괴;성숙이현변괴,편유폭풍기;이유폭풍기,신기진에;신기이진에,이시,풍우불시。이시,곡자재지자,편불장대,인민지류연비연동,안색개변,수명극단。
만일 어떤 때에 어떤 왕이 법으로 바르게 다스리면 그때는 신하들도 바른 법을 행할 것이요, 많은 신하들이 이미 바른 법을 행하고 나면 그때는 왕태자도 바른 법을 행할 것이다. 왕태자가 이미 바른 법을 행하고 나면 그때는 관리들도 바른 법을 행할 것이요, 관리들이 이미 바른 법을 행하면 백성들도 바른 법을 행할 것이다.
그리하여, 해와 달은 제대로 돌아가고 바람과 비가 때를 잘 맞추어 재변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하늘ㆍ땅ㆍ신도 기뻐하고 곡식도 풍년이 들 것이다. 임금과 신하가 서로 화목하여 마치 형제처럼 지내 마침내 증손(增損)이 없을 것이며, 중생들의 형색에서 광채(光彩)가 나고 먹는 것은 잘 소화되어 아무 재해(災害)가 없으며, 수명은 매우 길고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을 것이다.”
若復有時,王法治正,爾時,群臣亦行正法;群臣已行正法,時,王太子亦行正法;王太子已行正法,爾時,長吏亦行正法;長吏已行正法,國界人民亦行正法,日月順常,風雨以時,災怪不現,神祇歡喜,五穀熾盛,君臣和穆,相視如兄如弟,終無增損,有形之類顏色光潤,食自消化,無有災害,壽命極長,人所愛敬。”
약부유시,왕법치정,이시,군신역행정법;군신이행정법,시,왕태자역행정법;왕태자이행정법,이시,장리역행정법;장리이행정법,국계인민역행정법,일월순상,풍우이시,재괴불현,신기환희,오곡치성,군신화목,상시여형여제,종무증손,유형지류안색광윤,식자소화,무유재해,수명극장,인소애경。”
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소 떼가 물을 건널 때처럼
길잡이 소가 바로 가지 못하면
그 소 떼는 모두 바로 가지 못하나니
그것은 길잡이 소를 따르기 때문이다.
爾時,世尊便說此偈: 이시,세존편설차게:
猶如牛渡水, 유여우도수,
導者而不正; 도자이불정;
一切皆不正, 일절개불정,
斯由本導故。 사유본도고。
중생도 또한 그와 같아서
대중들에게는 반드시 길잡이가 있나니
만일 길잡이가 나쁜 법을 행하면
그 뒤를 따르는 이는 말할 것도 없다네.
衆生亦如是, 중생역여시,
衆中必有導; 중중필유도;
導者行非法, 도자행비법,
況復下細人。황부하세인。
백성들이 모두 괴로움을 받는 것은
왕의 법이 바르지 못한 데 있네.
그러므로 알아라. 나쁜 법 행하면
백성들도 따라서 그러하리라.
萌類盡受苦, 맹류진수고,
由王法不正; 유왕법불정;
以知非法行, 이지비법행,
一切民亦然。일절민역연。
마치 소 떼가 물을 건널 때처럼
길잡이 소가 바르게 가면
그 뒤를 따르는 소도 모두 바르나니
그것은 길잡이 소를 따라가기 때문이다.
猶如牛渡水, 유여우도수,
導者而行正; 도자이행정;
從者亦皆正, 종자역개정,
斯由本導故。사유본도고。
중생들도 또한 그와 같아서
대중들에게는 반드시 길잡이가 있나니
만일 길잡이가 바른 법을 행하면
그 뒤를 따르는 이들은 말할 것도 없다네.
衆生亦如是, 중생역여시,
衆中必有導; 중중필유도;
導者行正法, 도자행정법,
況復下庶人。황부하서인。
백성들 모두 즐거움 누리는 것
그것은 왕의 법이 바르기 때문이라네.
그러므로 알아라. 바른 법을 행하면
백성들도 그를 따라 편안하리라.
萌類盡受樂, 맹류진수악,
由王法教正; 유왕법교정;
以知正法行, 이지정법행,
一切民亦然。일절민역연。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부디 나쁜 법을 버리고 바른 법을 행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꼭 그렇게 공부해야 하느니라.”
“是故諸比丘,當捨非法,而行正法。如是諸比丘,當作是學。”
“시고제비구,당사비법,이행정법。여시제비구,당작시학。”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爾時,諸比丘聞佛所說,歡喜奉行。이시,제비구문불소설,환희봉행。
增壹阿含經卷第八 증일아함경권제팔
癸卯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彫造 계묘세고려국대장도감봉칙조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