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단 두 곳이 다 방학에 들어가 한가한 요즘, 모처럼 작은 아들과 함께 쇼핑을 다녀왔더니 우리 시어머님께서 반바지 한 개 사오라고 한다는 것을 깜빡 잊으셨다고 아쉬워하십니다.
올해 90세이시지만 패션감각은 남다르신지라 웬만한 옷을 사다드려서는 만족할 수 없다는 것을 몇 십년의 경험으로 알고 있는 터라 최근 부산에서 보내준 인조견으로 만든 개량한복 바지를 보여 드리며 허리 사이즈가 맞는지 입어 보시라고 했더니 허리는 맞는데 길이가 길어 싫다고 하십니다.
그럼 3분의 1 가량을 잘라내면 어떻겠느냐고 여쭈니 그렇게 하면 입으시겠답니다. 색깔도 연한 녹두색인데다 얇은 천이라 제가 입으면 속바지처럼 보일 것 같아 보내준 시누이에게는 잘 입겠다고 했지만 망설여져서 입지 못하던 옷인데 길이를 조금 자르고 같은 색실(십자수 하느라 모아둔 것 중 730호실)로 감치고 접어 박음질하고 마지막으로 안으로 단을 올리니 칠부 바지가 되었습니다.
입어 보시더니 통이 넓어 시원하다시며 좋아하시길래 바늘 잡은 김에 사 놓고 잘 입지 않는 검은색 여름 개량한복 바지를 꺼내어 길이를 자르고 이번에는 아래에 있는 마감천을 떼어 자른 부분에 덧대니 또 다른 멋이 있었습니다. 밤새 만들어 아침에 드리니 아이구야 하시면서 기뻐하십니다.
예전에 우리 할머니께서 바느질하시면서 내 손이 내 딸이다 하시곤 했는데 제 손으로 반 바지를 두 벌 만들었으니 제가 생각해도 기특한 아침입니다. 하하하.
첫댓글 아이구 대단하십니다. 손재주도 대단한노양입니다. 노래부르는재주도있고 다양하십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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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갖추어야 한다는 4덕( 마음씨, 말씨, 맵씨, 솜씨)을 몽땅 갖추신 수경심보살님 _()()()_
서래의님, 과찬에 저 혼자 크게 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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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90세이시군요. 바느질 뚝딱뚝딱 대단하세요....저도 아주 오래전에 친구따라서 동대문에서 실크천 끊어다가 몇날 며칠 어설픈 손바느질로 스카프 만들어서 엄마 드렸어요. 엄마가 어제도 그 얘기 해주셨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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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로는 항상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실천이 잘 안되고 있어요.
여름나기를 멋들어지게 하는군요.수경심님,
......._()()()_
역시 수경심~~짱이십니다...ㅎㅎㅎ _()()()_
어머나 어쩜 바느질 솜씨까지 수경심님, 알뜰하십니다.^^
반바지 만들기 축하드립니다~~_()()()_
효심 가득 담아 만들어 드린 반바지라 시어른이 더욱 좋아하셨겠네요.
감치고 박고 ...십자수실 730호실.... 십자수실 두 류가 있는데요 ()()()
ㅋㅋ 여명주님께서도 한 십자수 하신다는 말씀? ㅋㅋ
풍경화 두 작품이나 했지 뭡니까요. 사람들이 첨에 그림인 줄 안다는 왜 그런 걸 했는지......덕분에 시력만 나빠진 듯 합니다. 아주 오래전 이야기지만서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