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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보니 참 그시절 정말 마인드자체가 틀렸던감독이아닌가 생각되네여...
프로야구 정규시즌 1위 LG/이광환감독(들어봅시다)
[경향신문]1994-09-10 05면 4772자 정치·해설
◎“「자율야구가 강하다」 실증”/범구단 멋진조화로 뜻밖 수확/스포츠통해 정직·성실배우게/격려와 질책 분명히‥ 「한국시리즈」 대비 승부조작 절대로 없을것
인터뷰=이영만 차장
「타율」의 척박한 땅에서도 「자율의 꽃」은 끝내 피었다. 시련과 질책, 그리고 내쫓김. 지난 90년 OB그라운드에 뿌린 첫 자율야구의 씨는 뿌리를 내리지도 못하고 사방에서 불어오는 타율강풍에 흔적도 없이 날아갔다.
「조이고 질타하고 체벌해야 말듣는다」는 비아냥이 시즌중 도중하차, 죄인임을 자처하며 「제주귀양살이」를 떠나는 OB팀 이광환감독(47)의 등을 정신없이 두들겼다. 하지만 그는 「타율은 순간이고 자율은 영원하다」는 생각을 귀양길에서도 결코 지우지않았다. 도저히 올것같지 않던 기회가 92년 LG감독으로 부임하며 다시 왔다. 그러나 첫해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타율」과 「관리」에 떠밀려 팀성적은 곤두박질쳤다. 타율을 강요하는 압력이 들어왔다. 또 내쫓기지 않으려면 자율을 포기해야 했다. 그래도 그는 목을 걸고 자율의 싹이 트기를 기다렸다. 훈련을 하든 말든, 경기를 열심히 하든 안하든 자기 마음대로인 것으로 자율의 의미를 멋대로 해석했던 선수들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자율에는 책임과 의무가 뒤따른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알게된 것이었다. 이광환감독은 비로소 넘어지며 달려온 숨가쁜 오르막길을 쳐다볼 수 있게 됐다. 94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정상에 불어오는 자율야구의 만개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위의 예상을 깨고 당당 1위에 오른 프로야구 LG팀의 이광환감독.
○신인들 뛰어난 활약 큰힘 ―6개월간 힘든 레이스의 승자가 되었습니다. 시즌전의 예상대로라면 1위성적은 뜻밖이 아닙니까.
『럭비공같은 팀이었죠. 어디로 튈지 저자신도 몰랐으니까요. 주전야수 4명의 공백(송구홍, 김동수의 군입대와 김상훈, 이병훈의 트레이드)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지 궁금했습니다. 유지현, 김재현, 허문회등 능력있는 신인들이 보강되었으나 신인들 믿고 야구를 할수는 없는 것이니까요. 잘하다가도 한순간에 가라앉는 것이 신인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참 잘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서용빈, 인현배등 잠재신인이 떠올랐고요. 결점이 드러나면 6위이고 장점만 나타나면 1위를 할수도 있겠다는것이 속마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시즌전 성적예상을 하라고 하면 「야구는 아무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6위 예상팀을 1위로 끌어올릴수 있었던 특별한 비결이 있습니까.
『좋은 선수들과 운동을 함께 했다는것과 운이 따랐다는것이죠. 우리선수들은 자기일을 알고있으며 야구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한눈팔지 않습니다. 김재현선수는 집이 편하다고 말해 집에서 출퇴근합니다. 유지현, 서용빈은 선수단숙소가 정신집중에 도움이 된다며 집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스스로 택합니다. 제가 한것은 선수들에게 해야할 일을 미리 가르쳐준것 정도입니다. 역할을 알아야 준비를 할수 있기 때문이었는데 시즌4개월여전에 기량에 맞춰 배역을 주었습니다. 김태원 정삼흠은 선발투수, 김용수는 세이브투수, 강봉수 차동철 전일수 차명석 민원기 등은 중간계투 요원이며 게임홀더투수라는 것등이었습니다. 선발과 세이브도 중요하지만 중간계투요원도 매우 중요합니다. 빛도 안나고 힘만 들뿐인데도 모두 열심히 했습니다. 멋진 하모니를 이룬것이었죠. 또 야수들에겐 약점을 보완하기보다는 각자의 강점을 더욱 강화하도록 말했습니다.』
―90년 OB에서 시도했다가 실패, 시즌중에 감독교체의 아픔을 맛보며 제주 은둔생활까지 했던 자율야구의 정착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글쎄요. 그렇게 거창한 말로 표현해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만 옳다고 생각되면 구구하게 남의 눈치보지말고 열심히 합니다. 사람마다 특성이 다르고 생각하는 관점이 다른데 어떻게 한틀속에 집어넣고 이리가라 저리가라 할수 있겠습니까. 겉으론 부정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장단점은 자신이 가장 잘아는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감독이나 코치는 운동할 시간과 장소만 정해주면 되는것이고 나머지는 알아서 해야죠. 왜 야구를 하는가, 어떻게 하면 더 잘할수 있는가등 목적의식이 중요합니다. 말을 물가에까지는 데려갈수 있으나 억지로 물을 먹일수는 없는 노릇아닙니까. 좋아지는것도 자신의 몫이고 반성하지않고 뒤떨어져 탈락하는것도 자신의 탓이죠. 우리선수들은 이제 그모든것을 알고 행동합니다. 1위를 해서 좋지만 1위를 못했다고 해도 후회없는 LG선수와의 한시즌이었습니다. 그리고 누구나 자율을 원하고 자율이 타율보다 강하다는것을 확신한 한해였습니다』
○감독은 히스테리 환자 ―같은 서울팀인 OB가 감독의 단체체벌 시도로 문제가 되어 시끄러운데.
『서울가는 방법은 여러가지입니다. 지금 나빴던것이 조금 지나면 최선책이 될수도 있습니다. 자율에도 제한은 있습니다. 체벌보다 더한 옭죔이 있을수 있습니다. 체벌이 옳다는것은 아니지만 체벌은 정과 유대감이 없으면 나오지 않는 것이기도 합니다. 선후배의 끈끈한 정이 운동세계의 빼놓을수 없는 덕목중의 하나인데 안타깝습니다』
―끝났지만 끝난것이 아니죠.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한국시리즈가 아직 남았으니까요.
○어떤 팀과 싸웠으면 합니까.그리고 특정팀을 올리기 위해 거중조정을 할것인지.
『플레이오프전의 승자와 싸우게 되겠죠. 어떤팀이든 관계없습니다. 우리의 파트너는 2위팀일뿐이니까요. 세팀중에서 싸우기쉬운 상대도 있고 까다로운 팀도 있지만 승부를 조작하는 일은 절대 없을것입니다. 만만한 팀을 골라 설사 이긴다하더라도 그것은 정정당당해야하는 스포츠를 욕되게 하는것입니다. 그리고 프로야구를 통해 최선을 다하는 인생, 거짓없는 인생을 배우는 선수들이나 젊은 팬들의 정신을 혼란스럽게하는 나쁜 짓입니다. 그래서 유지현, 서용빈, 김재현등 동고동락하며 신인왕 다툼을 벌이고 있는 세선수에게도 일절 이야기를 하지않습니다. 기회는 똑같이 주되 싸움엔 참견안합니다』
―어느팀이든 페넌트레이스1위를 할때마다 한국시리즈 제도에 대해 불평들을 하는데.
『불만은 없습니다. 악법도 법이고, 시즌전에 이미 알고 시작한것이니까요. 하지만 마라톤우승자에게 1백m달리기로 최후의 결판을 내라고 하는 현제도는 바뀌어야 합니다. 1위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그런 문제가 아니고 이런 파행적인 제도를 보면서 한탕주의를 배울까 겁나서입니다. 우리 모두가 스포츠를 통해 정직한것, 착실한것등을 사회에 가르쳐야 합니다』
―장기레이스를 펼치면서 가장 어려웠던때는 언제였습니까.
『비교적 순탄한 레이스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생각보다 너무 잘하면 잘하는것이 걱정이고 그러다 몇번 지면 이대로 가라앉는것이 아닌가고 걱정을 하니 시즌 내내 걱정과 조바심속에 살았던셈입니다. 그것은 1위팀이나 꼴찌팀이나 마찬가지일겁니다. 승부속에 파묻혀 사는 시즌중의 감독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일종의 히스테리환자입니다. 신인들이 탈진상태였던 6월말과 연패를 거듭했던 8월초가 고비였습니다. 신인들을 뺄까도 생각했으나 내버려두었습니다. 어차피 고비를 넘기지못하면 선수들도 팀도 정상에 오를수 없다고 여긴때문이었습니다. 그랬더니 선수들 전체가 알아서 되살아나더군요』
○최강의 전력 우승 확신 ―슬럼프에 빠진 선수나 팀을 그대로 지켜본다는것이 말처럼 그렇게 쉬운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한마디로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입니다. 어느 한선수의 어이없는 실수로 다 이긴 경기를 넘겨줄때는 당장 빼버리거나 호되게 야단을 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해결되는것은 아니죠. 자기 울분을 삭일수는 있겠지만 결국 실수의 되풀이일뿐이죠. 한번도 실수를 안하고 매일 잘치는 선수가 어디 있겠습니까. 어제 잘못을 저지른 선수가 오늘은 스타가 되는것이 장기레이스의 특징입니다. 하지만 반성을 하지않는 선수는 가차없습니다. 미국, 일본 프로야구유학중 느낀것도 참고 기다리는 일이었습니다. 프로야구감독의 첫번째 덕목은 「신뢰와 인내」이며 선수의 첫 마음가짐은 「생각하는 야구」를 하는것입니다. 믿음이 있으면 잘할때까지 기용하고 마냥 기다려줘야 합니다. 마치 아무 생각없는 사람처럼. 화가 날때마다 그 선수를 통해 도를 닦는다고 마음먹으면 그가 바로 구도의 스승인 셈이죠』 이겨도 애써 웃음을 짓지 않는것은 졌을때 화난 표정을 나타내지 않기 위해서라는 이감독. 무표정, 무덤덤이 그의 트레이드마크인것도 그때문이다. 짙은 안경속에 희로애락의 눈을 감추고 있는것도 같은 이유에서인지도 모른다. 물론 그의 「색안경」은 햇빛만 보면 눈물이 나는 「약시」때문이라고 설명하긴 한다. 야구장에서 도를 닦는 이감독은 잠실야구장 감독실 책상머리에 「보왕삼매론」을 붙여놓고 덕아웃에 나가기전 반드시 한번씩 읊조린다. 「막히는데서 오히려 트이는것이요, 트임을 구하는것이 오히려 막히는 결과를 낳는다」는 「보왕삼매론」은 『곤란없기를 바라지말라. 곤란이 없으면 사치한 마음이 생긴다』 『순종해주기를 바라지말라. 순종은 교만이 되니 내뜻에 맞지않는 사람들로 무리를 이루라』고 가르치고 있다.
―한국시리즈는 어떻게 준비할 계획입니까.
『마라톤선수들을 단거리선수로 바꾸어야죠. 최강의 전력이니까 걱정은 않습니다. 1위는 결정되었지만 레이스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남은 레이스부터 열심히 해야죠. 한국시리즈를 대비한 준비운동으로 남은 경기를 활용할 계획입니다』
―올시즌으로 3년간의 감독계약기간이 만료됩니다. LG를 강팀으로 만든 공은 인정하지만 재계약이 힘들다는 소문도 일부에서 나돌고 있습니다. 『첫해 6위에서 페넌트레이스1위까지 오른 LG와의 지난3년은 가슴 벅찬 추억입니다.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다하더라도 팀사정에 따라 감독은 바뀔수 있습니다. LG구단이 커다란 바윗덩어리라면 감독은 흘러가는 물에 불과합니다. 잠시 쉬었다 가더라도 그팀을 궤도위에 올리는것이 더 중요하다는것이 변하지않는 철학입니다. 훌륭한 야구를 했으며 좋은 선수들을 만나 제뜻을 유감없이 펼쳤고 자리잡힌 팀을 후임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만들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PS...
*이광환감독이 말하던 타율이 지금 이감독에의해 행해지고있지않나 생각되네여...이런팀에서 길들여져있던선수들을...단시간에 바꾸려하는것자체가 불가능이었지않나생각되네여...이광환감독이 말했던 감독의 신뢰와 인내...선수들의 생각하는야구...지금의 엘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거같네여...그리고 역시 감독과 선수와의 궁합이 존재하는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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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괜히 가슴이 답답해지네요...개인적으론 가장 좋아하는 감독님이셨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