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시메옹 샤르댕(Jean-Siméon Chardin)의 기다리면 온다, '제철을 맛보다'

[이영일]

장 시메옹 샤르댕(Jean-Siméon-Chardin, 1699-1779), 〈야생 딸기 바구니〉, 1761, 유화, 38x46cm. /Artcurial

기다리면 제철은 온다.

바구니째 담긴 딸기, 부드러운 탄성의 근육질 피부가 붉은 윤기를 흘리고 있다. 프랑스 화가 샤르댕(Jean-Baptiste-Siméon-Chardin, 1699-1779)은 이 싱싱한 제철 과일에 사로잡혔다. 생수가 반쯤 담긴 투명한 물컵, 흰 꽃과 복숭아 등을 소품으로 배치한 뒤 풍성한 딸기로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 그림 ‘야생 딸기 바구니’(1761)가 최근 파리 아트큐리알(Artcurial) 경매에서 약 2438만유로(약 328억원)에 낙찰돼 18세기 프랑스 회화 최고 낙찰가 기록을 새로 썼다. 샤르댕은 약 120점의 정물화를 남겼으나, 전해지는 딸기 그림은 유일하다.

이 작품은 1761년 ‘파리 살롱’에 처음 전시됐다. 당시만 해도 정물화는 환영받는 장르가 아니었다. 너무 소박했으니까. 영웅을 묘사하는 웅장한 초상화, 로코코 양식의 역사화라는 대세 속에서 그러나 샤르댕은 자신의 소질에 몰두했다. 그리고 훗날 루브르박물관이 사랑하는 정물화의 대가로 평가받게 된다. 일상의 평범한 사물과 분위기를 아련히 담아냄으로써 본인만의 제철을 맞이한 것이다. 프랑스 소설가 프루스트는 “샤르댕은 배 한 알이 여인처럼 생생할 수 있고 물동이가 보석만큼 아름다울 수 있음을 가르쳐줬다”고 썼다.

유행은 돌고, 화가도 사조의 변천사(史)에 따라 부침을 겪는다. 그림 역시 잊히고 주목받기를 반복하면서 그 값어치를 증명한다. 정물화는 영어로 ‘still life’. 멈춘 것 같아도 삶은 계속된다.

3월 프랑스 파리의 경매사 Artcurial에서 2680만 달러(약 300억 원)에 낙찰된 샤르댕의 1761년 작품 ‘산딸기 바구니’가 돈을 내고도 가질 수 없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낙찰 직후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이 해당 작품이 ‘국보’에 해당한다며, 거래 보류를 요청했기 때문인데요. 프랑스 법에 따라 이 작품은 향후 30개월 동안 거래가 중지됩니다. 이 기간 동안 박물관은 작품 구매 기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장 바티스트 시메옹 샤르댕(Jean-Siméon-Chardin), 프랑스 화가 ⓒ Leemage/Getty Images | Rights-managed

일상의 사물을 신비롭게 표현한 화가

17~18세기 프랑스의 화가로 주요 작품은 <찬장>, <편지를 봉하고 있는 부인>, <가오리>, <식사 전의 기도> 등이 있다. 초기 생애와 그가 미술 교육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1728년 왕립 회화·조각 아카데미의 회원이 되고난 후 진정한 활동을 시작했다. 주로 정물화와 실내풍경화를 그렸으며 친밀하고 사실적인 표현과 조용한 분위기, 밝은 채색을 고유의 특징으로 한다. 말년에는 사생활과 미술 활동 모두 순탄치 않았고 시력이 나빠지면서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었다. 그의 작품은 당대에는 냉대를 받았다가 19세기 중반에 이르러서 프랑스 비평가들로부터 다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장 시메옹 샤르댕(Jean-Siméon-Chardin), 〈편지를 봉하고 있는 부인(Dame cachetant une lettre)〉, 1733, ​Oil on canvas, 146x14 cm, Schloss Charlottenburg, Berlin

장 시메옹 샤르댕(Jean-Siméon-Chardin), 〈The Butler's Table〉, 1756, Oil on canvas, 38x46cm.

장 시메옹 샤르댕(Jean-Siméon-Chardin), 〈식사 전의 기도(Le Bénédicité)〉, 1740년경 ⓒ 파리 루브르 박물관

장 시메옹 샤르댕(Jean-Siméon-Chardin), 〈올리브 병이 있는 정물〉, 1960, Oil on canvas, 71X98cm, Louvre, Paris, France. 

장 시메옹 샤르댕(Jean-Siméon Chardin), 〈가오리(La Raie)〉, 1728년경, 114X146cm, 루브르 박물관

장 시메옹 샤르댕(Jean-Siméon Chardin), 〈팽이를 들고 있는 아이(L'Enfant au toton)〉, 1735년경

장 시메옹 샤르댕(Jean-Siméon Chardin), 〈A Vase of Flowers〉, 1760-61, Oil on canvas, 45x37cm, National Gallery of Scotland, Edinburgh

출처: 조선일보 2022년 3월 29일(화) 문화·라이프〉미술·전시｜[이 한장의 그림] 제철을 맛보다

[이영일]

고봉산 정현욱 님
그림인데도 사진으로 담은것 같이 정교하게 묘사하여 실제 먹고싶은 충동을 느끼네요
대부분의 유명화가들 처럼 샤르뎅도 死後에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 그가 딸기그림에 쓴 바구니 만으로도 328억원에 경매되었다니 놀랍네요
요즘 사진작가들도 집안에 작은 셋트장을 만들어놓고 정물사진을 찍는 작가들이 늘고있다고 들었는데 저도 관심이 많이 가네요
귀한작품 소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