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다를 뛰다보면 전혀 알지도 못하는 이들과
같은 침묵을 고되게 견뎌야 하는 괴로움을 종종
겪는다
근 십년 간을 담배와 콜라와 만화책 비디오 가끔 순대를 위해
휘젖고 다니던 우리 동네
그 녀석은 분명 우리 동네에 산단다
침묵을 즐길 줄은 아나 침묵을 견디는 법은 모르는 나에게
매우 익숙한 곳에서의 매우 낯선 이는 참도 버거운 상대이다
무조건 친한 척 하자 잠시 쉬는 동안에 서로 등돌리고 먼 산
쳐다보며 담배나 빨아대는 건 정말이지 싫다
노가다 현장에서 같이 일하게 된 녀석
십년 이란 시간동안 단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는
우리 동네 녀석
녀석은 초보 노가다꾼이다 가소롭다 자식..
어떻게든 친해졌다 "머리가 꼭 아줌마 같애여 ^^"
하며 살인적인 농담도 던지기 시작햇다
84태권브이와 같이 태어난 녀석 가소로운 녀석
이럴땐 늙은이 버전의 너털웃음이 제격이다
"허허허.."
어느 새 난 프로 노가다꾼으로써의 면모를 아낌없이
선보이고 녀석은 나와 함께 잇음이 꽤나 든든함을 느끼는 듯 했다
그러다가
어처구니 없이도 내 발에 내가 걸려 벽에
두 무릎을 박아 찍었다
매우 난해한 상황이라 더 이상 설명불가
아팠다 여느 때처럼 "에띠 에띠 띠벙띠벙~"
애교버전의 욕지거리나 쳐발라대면 한결 가라앉을 것도 같은데
걱정스런 눈빛과 바이블레이션으로 녀석은 나의 무릎의 안부를
묻는다
이 84태권브이 같은 녀석 내가 미세한 표정변화라도 너에게 보일까보냐
"허허허~ "
대략 한시간정도 경과
느닷없이 녀석의 면상에 경악이란 두글자가 떠오른다
또 다시 펼쳐지는 오버틱한 바이블레이션
"형! 형! 괘괘 괜차너여어어어.."
노가다 복장치곤 오늘 난 멋을 부렸다
모자,상의,하의 모두 골동품 취급을 받는 한때 날리던
메이커 뿐이다
일하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 무언가 튀겼나?
뭐가 묻었네?
옹? 빨간 색인데??
피..피 다..
잠시 뒤돌아 하의를 걷어 무릎 확인
박살이 나 잇었다
순간 원효대사의 해골물이 떠오르며 극심한
고통이 몰려왓다 슬슬 달아오르는 주홍빛 얼굴이 느껴진다
이 84태권브이 똘마니 깡통로보트 같은 녀석
내가 내가 여기서 무너질까보냐
"허허허~ 또 터졌네~ 허허허~"
아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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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태권브이 같은 녀석 ㅡ_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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