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22일 화요일 똘레도는 마드리드에서 남서쪽으로 약 80km 떨어진 곳에 있다. '스페인에서 단 하루 밖에 머무를 수가 없다면 똘레도를 가봐야 한다"는 말이 있다. 똘레도는 스페인 가톨릭의 총본산인 대성당과 함께 중세의 스페인을 대표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똘레도는 AD 6세기경 서고트 족이 왕궁을 건설한 이후로 1560년까지 약 10세기 동안 스페인의 중심지였다. 똘레도는 1986년 12월에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등재된 중세의 도시다.
똘레도는 타호강이 휘감아 흐르고, 천연 요새도시가 불현듯 나타나 타임머신을 타고 어느 순간 중세로 툭 떨어진 기분이었다. 체코의 체스키크롬로프와 비슷한 느낌이었으나 그 보단 훨씬 도시가 컸다. 체스키크롬노프가 아기자기 함이라면 똘레도는 정돈되고 성장한 느낌이었다. 물돌이가 있는 곳은 도시형성의 조건이 되는구나 싶었다.
▲똘레도 전경
▲똘레도 전경 이 사진은 어제 톨레도에 도착을 해서 숙소로 가는 길에 찍은 거다. 어제 예고편을 본 셈이다.
▲톨레도의 골목투어 한낮 더위 전에 골목투어를 했다. 톨레도를 가장 느끼기 쉬운 곳이 골목일 것이다. 이렇게 좁은 골목길에도 차가 다니고, 그래도 전혀 시시비비로 다투거나 클랙슨을 울려대는 것을 전혀 볼 수가 없었다. 서로서로 양보를 하며 다니는게 신기하고 부러웠다.
어느 골목에서 내가 사진찍느라 제대로 못 보고 길을 건너다 차에 치일 뻔 해서 깜짝 놀랬다. 내가 잘못 했는데도 운전자가 미안하다는 표시를 했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창문을 열고 한 소리 했을 터인데 그는 계속 고개를 숙이며 먼저 지나가라고 자신이 미안하단 표시를 해서 오히려 내가 더 미안했다. 그러고보니 우리나라 운전자들은 화를 잘 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똘레도 뿐 아니라 스페인 어디를 가도 보행자 우선이었다.
▲아침이라서 사람이 별로 없는지, 휴가기간이라서 사람이 별로 없는지 다니긴 쾌적했다. 사람이 별로 없으니 소매치기에 대한 조심을 덜 해도 되어서 그것도 좋다. 똘레도 골목을 구경해보자~~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과자가게
▲군침을 삼키며 쳐다보노라니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 한 개비 켜고선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는 행복한 집을 들여다 보는 모습이 되었다. 아! 맛있겠다. 다 맛있겠다. 아! 먹고싶다. 여기 마사판이 유명하다던데...... 우린 돈이 없어서 못 먹는게 아니라 시간이 없어서 못 먹는다는 사실. 왜냐면 패키지니까.
▲문이 열린 한 가게의 공방에서 이 사람을 발견하고 사진을 찍으려 하니 사진을 찍으면 안 된다고 하는것 같았다. 미안하다고 표시를 하고 지나치려니 내가 잘못 알아들은 거였다. 반갑다고 손을 흔들고 촬영에 미소를 지으며 찍어도 된다고 해서 찰칵!
▲똘레도는 금세공으로 유명하다. 비싼 가격에 사지는 못 하고 장인들의 섬세한 손끝이 신기해서 구경만 열심히 했다.
▲성인이가 어렸을 적에 왔으면 무작정 사고 싶어서 조르기 딱 좋아보였다. 플라스틱 칼 하나로 '푸쉬푸쉬' 혼자 의성어를 열심히 내뱉으며 가습기의 수증기를 적으로 둔갑시켜 천하의 무사가 된 듯 하더니, 이젠 다 커서 추억거리가 되고 말았네.
▲야드로 발렌시아 지방의 야드로 형제가 도자기 인형을 굽기 시작하여 지금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명품도자기가 되었다. 사진을 확대해서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정교함이 놀랍다. 은은한 색감과 하나하나 이야기가 있어 예술품이란걸 실감하게 된다. 가이드의 말로는 야드로를 모으기 시작하면 헤어나오기 어려울 정도로 매력적이지만, 엄청난 가격에 누구나 수집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가격이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큰 작품은 억대를 넘나든다고 했다. 그 말에 들어가서 구경할 생각은 싹 사라지고 쇼윈도우에서 아이쇼핑만 열심히 했다. 이런게 바로 '그림의 떡'이란 거다.
▲골목 끝에 보이는 카테드랄
▲똘레도의 역대 대주교들의 초상화가 벽면을 메우고 있다.
▲엘 그레꼬의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 똘레도에서 '엘 그레꼬'를 빼고 얘기할 순 없을 것이다. '엘 그레꼬'는 그리스에서 태어나서 이탈리아에서 그림을 배웠고, 스페인에서 활동한 화가다. 올해로 그가 사망한지 400년이 된다. 각종 행사의 포스터가 보이곤 했다. 이 그림은 그가 스페인에 와서 처음 그린 것인데, 그림 주문자인 똘레도 대성당 사제와 엘 그레꼬 사이에 그림값에 대해 분쟁이 있었던 것으로 유명하다. 주문자와 화가 사이에 가격차가 4배나 났다. 결국 엘 그레꼬는 교회로 부터 반도 못 되는 가격을 받게 되었다.
▲똘레도 대성당은 이전까진 이슬람 사원이었다가 1086년 알폰소 6세가 똘레도를 수복하면서 가톨릭 교회로 사용되었다. 고딕양식의 똘레도 대성당은 그 규모가 어마어마 하다. 다른 사람들의 여행기에선 사진도 멋지고 넓고 큰 곳도 잘 담아 오던데 나는 그걸 소화할 수가 없었다. 뒤로 젖혀지는 고개와 눈만 크게 떴다. 너무 크거나 많으면 감당이 안 된다. 나무를 보든지 숲을 보든지 선택 해야 하는데 어리석고 욕심이 많아 나무와 숲을 동시에 담아오려 하니 영 표현이 어려웠다. 다음 여행엔 꼭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지 다짐을 해본다.
▲호두나무로 된 코로스석 등받이 조각엔 스페인이 이슬람 정복장면을 표현 되어 있다.
▲리테이블 중앙제대 뒤에 리테이블은 정교함과 화려함의 극치였다. 예수의 탄생 죽음 부활 영광에 이르는 성서의 내용들로 된 채색조각 작품이다. 창살로 되어 있어 카메라를 그 속에 넣고 부분으로 나누어 찍었다. 옛날엔 성서를 읽지 못 하는 문맹이 많아 이콘과 조각품들로 성서의 내용을 나타내 복음을 전파 했다.
▲성모상
▲웃는 성모상
▲여행자의 수호성인 성 크리스토포루스 어마어마한 그림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어 바로 앞에선 목이 아파 제대로 볼 수가 없다. 멀리서 봐야 전체를 볼 수 있을 정도의 큰 그림. 여행자의 수호성인이라니 지금 우리에게 어울리는 그림이다.
▲파이프 오르간과 스테인드 글라스가 아름답다.
▲산토도메 교회 입구 '엘 그레꼬'의 그림이 전시되어 있지만 촬영금지 구역이라 눈으로 마음으로 담아 왔다.
▲다시 똘레도 골목을 지나는데 냄비가 주렁주렁 달린 건물이 보였다. 식당임을 나타내는 표시다.
▲중세도시 똘레도 투어를 마치고 나오는 길이다. 산 위 요새도시인 이 곳은 관광객의 편리를 위해 에스컬레이터가 있다.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멀리 똘레도를 관망.
▲타임머신 여행이 끝났음을 아쉬워 하며 똘레도를 뒤로 하다.
▲똘레도를 감싸 흐르는 타호강
▲똘레도 투어후 다리 건너 점심을 먹었던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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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풍경화처럼 원문보기 글쓴이: agenes
첫댓글 정말 아름다운 곳이네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꼭 가봐야겠어요.
미투~ 스펜여행을 두번 갔는데도 인연이 안 닿아 똘레도를 가보지 못했어요~
그러니 찰라는 아직 스페인을 제대로 가보지 못한 샘이네요 ㅋㅋㅋ
다음엔 꼭 방문을 해야 겠습니다.
@찰라 최오균 저도 또 가게 된다면 다시 들려보고 싶어요.
타임머신 여행이라는 표현이 적절하군요
몇일씩 머물고 싶은 곳 같습니다.
그렇게 여유를 가지며 여행해보는게 소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