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년의 집
박말이 (2008.4.6.)
바다가 푸른 양복을 벗어
하얀 속살이 보일 때도
숲속에서 평화로이 새가 지져귀든 집
개울 물이 집 앞으로 흘러 내리고
뒤에는 대 숲이 우거졌든 집
글읽는 소리가 개울에 섞여 맑은 영혼처럼 흐르든 그 집
깊은 눈동자에 조용히 다문 입매
보일락 말락 비치는 미소에
소년의 두 볼이 붉어지고 알 수 없는 가슴만 두근 거리든 집
팔뚝같은 담장이 넝쿨이 담을 받들고
바다같은 푸른 숲이 흔들리든 집
검정 고무신 벗어 들고 그 소년이 왔는지 엿 보았든 집
잔잔한 조수가 머물고 자갈 길을 따라서 걸어 가든 집
생각하면 할 수록 그리워지는 그 소년의 집
녹색 산비탈이 물결을 치면 그 소년이 서울서 내려 오든 집
별들이 촘촘이 내려 비치고 반딧불이 요리 조리 수를 놓을 때
소설책을 사립문 밑으로 밀어 넣고선 티없는 얼굴에 엷은 홍조로
소리없이 가버리든 그 소년의 집
요정이 되어 날아가서 책상을 정리해 주고 양말을 빨래 해 주고 싶든집
찔레꽃 향기가 녹아 내리고 휫파람 소리가 대 숲에서 들려 오든 집
생각나면 어느샌가 소녀가 되어 거침없이 달려가는 그 소년의 집
물새같이 정다웠어 보고 싶은 집
물수제비를 떠다 은은하게 은은하게
가곡을 불러 하얀 뉘살위로 흘러 보내든 집
몽돌밭에 누워 하늘을 보면 구름떼가 용마루에 흐르든 집
족제비가 담밑에 살고 개나리와 병아리가 윷을 놀든 집
가랑잎이 반석위로 후루루 날면 보따리 장사가 자고 가든 집
아버지가 서울서 자리를 잡아 엄마도 그 소녀도 서울로 간 집
수누대가 텃밭을 지키며 자그마한 섬 마을에 머무는 그 집
머언 뒤안길로 사라져간 지금도 보고픈 그 소년의 집
2023.6.16.
공책 정리를 하다 망서리다 올려 봅니다.
그 때 그 시절을 생각하면서 올려 봅니다 ~많은 이해 바랍니다.
첫댓글 소년을 무척 좋아했군요. 곱고 아름다운 추억, 글로 풀어내며 건강하십시오.
감사합니다~~행전 선생님^^
아름다운 추억 아름다운 시입니다.
고맙습니다~~정암 선생님^^
추억서린 그 집에 동행합니다.
주일..., 오늘 하루도 평안하소서~!^^*~
감사하고 고맙습니다~~청송 선생님^^
백합같이 곱디 고운 얼굴에 해맑은 미소를 머금고 순정 소설에 나오는 소녀가
욕지도 해변가 거니는 아름다운 모습이 펼쳐집니다
너울 선생님~^^저 놀리는 건 아니지요?
아무튼 고맙고 감사합니다^^